◎ 이름: 이요조
2004/4/16(금) 01:01 (MSIE6.0,WindowsNT5.1) 211.227.65.179 1024x768

찬합  

                       찬합






    [도시락]

    요즘 아이들 좀은 측은하다.
    도시락을 모르니...
    그에 대한 추억거리도 당연 사라질 게 아닌가?

    겨울이면 갈탄이든 나무든
    뜨겁게 달아오른
    난로 위에 포개 포개 얹혀지던
    도시락~
    김치 냄새가 진동을 하던...
    가방 속에서 책을 늘 김치 물로 물들이던...

    나는 좀 유별났다.
    윗 그림은 나의 초등에서 중학교 1학년?까지 사용한 목기 도시락이다.
    아마도 다른 아이들 같으면 줘도 안 들고 다닐텐데...

    우리 나이에는 양(은)철도시락 세대였다.
    필통도 주로 양철이었다.
    양 쪽으로 '영도다리'처럼 뚜껑을 열어젖히던...
    늘 달그락거리는 연필심이 잘 부러져 나가고...
    나는 고학년 언니가 경주 수학여행지에서
    사다 준 불국사, 다보탑이 그려진 나무 필통을
    좋아했듯이...

    어느 날,
    차단스에 고이 간직한 목기찬합을 가리키며 거기에다
    오늘부터 (점심)밥을 싸 달라고 생뚱맞은 주문을 했다. 초등 4.5학년 때쯤?

    도시락 무게만도 실히 나갔다.
    어머니는 괴팍스런 딸아이의 주문도 마다않고 아예 이 도시락이 들어가게끔 아주 예쁜 주머니를 만들어주셨다.

    그 당시 반찬은 늘 굴비 알 베인 가운데 토막이었는데도
    난 그 게 영 싫었다. 약간 창피스럽기까지...

    아마도 지금 그 굴비는 백화점에 가면 입이 딱 벌어질 정도의
    가격대가 아니고는 구경도 못할 노릇인데...

    그 당시엔 계란이 더 귀했다.
    난 어기차게 계란 반찬을 졸라댔지만

    대신 장아찌 종류를 자주 사주셨다. 된장에 박은 깻잎 장아찌 고추장에 박은 마늘쫑등...
    아 참 또 있다.
    내가 즐겨 먹는 싸리버섯, 그 것은 정말 먹기 좋았다.
    닭고기랑 함께 볶아놓으면 난 고기는 안 먹고 버섯만 골라 먹었다.
    버섯이 더 고기 맛 같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도시락 찬은 정말이지
    웰-빙, 그 자체였는데.....

    중등 1학년 때까지도 들고 다녔던 기억이 나는 데
    어느 날인가 그만 깨박치고 말았다.
    원통형 제작이라(로구로) 뚜껑에 금이 가고 만 것이다.

    아! 아까운 내 도시락!
    그리고는 어디로 사라졌지?
    내 추억의 도시락...

    고집쎄고
    뭔가 유별난 것을 지향했던..나의 전유물
    내 기억 속의 멋진 도시락, 목기 찬합이여~~

    엄마나 이모가 점심때쯤에 갖다주시는 적도 있었지만
    밥이 지금의 보온도시락만큼은 아니어도 한겨울에도 차지않았으며
    봄가을에는 제법 미지근하게 보온도 잘 되었던 것 같다.

    물론 어머니의 포근하게 만들어주신 도시락 주머니 탓도
    있겠지만....

    아! 어머니~~~



    이 요조


     
                       
굴비


나무필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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