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이 나면 나가려고 줄을 서서 기디리고 있는 차량 행렬들

물 속에 잠긴 이 길은 언제 그 모습을 드러내줄까?

 


참으로 가끔은 섬에도 갇히고 볼 일이다.

의외로 섬에 갇히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끔은 어려운 일을 앞두고 안되는 줄 뻔히 알면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용만 쓸 일이 아니라...

이렇게 슬며시 그 끈 한자락을 놓아 버리는 일도 오히려 지금처럼 여여하게  홀가분해지는 그런 느낌은 아닐까?

 

제부도에 길이 닦이지 않았던 옛시절에는 사람 살 곳이 못 되었다한다.

조개를 캐다가 쌀을 팔아오고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추운 겨울에도 무리하게 건너 다녀야만 했던 푹푹- 빠지는 진흙에 장화 하나 제대로 살 돈이 없어 새끼줄로 발을 칭칭 동여매고 바닷길을 건너서는 볕바른 곳에 앉아 새끼를 풀며 젖어 언-발을 녹이던..... 그런 곳이란다.

물때를 못 맞추어 억지로 건너가다가 여럿이 죽음을 당하기도 하던,

그러던 그 곳이 85년 주민들이 저들의 생계를 위해 힘을 모아 모래톱이 쌓인 그 위로 얇프당한 시멘트 길을 손 쉽게 생긴대로 구불구불 내어놓고

이제는 그 먼-길을 걸어 다니며 물길에 변을 당하는 일도 없겠다 한숨을 돌렸더니,
각 매스컴으로, 입소문으로 알려지자 관광객들이 줄을 지어 꾸역꾸역 몰려들기 시작했단다.

그 길이 제부도 주민들의 생계수단을 바꿔놓을 줄이야~


물길이 트이도록 기다리는 자동차의 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우리가 건너올 때는 양 옆으로 찰방거리는 바닷물에 정신이 팔려...어디를 어떻게 왔는지도 몰랐다가 물길만 열리면 나가려고 기다리는 긴 행렬에 줄을 세우고는 먼-빛으로 바라보며 과연 물에 잠긴 길이 어디로 날까? 궁금증에 어림짐작하며 이야기 꽃을 피우기를 두 시간도 이내 흘러갔다.

물길이 갈라지기를  바라보면서 기다리는 것은 제부도에서는 또한 빼놓지 못할 볼거리다.

물길로 막힌 제부도 입구에는 철제 대문을 닫아 걸어두었다.

입구에 높은 탑처럼 세워진 전광판에는 물길이 열리는 시간을 알리는 빨간 전광문자가 흐르고,

차들이 건너갈 수 있을 시간이 되자 경찰차가 먼저 선도하고 우리는 바다로 난 길로 줄줄이 긴- 행렬로 이어졌다.

좁은 길 양옆으로 막 갈라지는 바닷물이 넘실거렸다.

반대편에서도 이내 차가 들어오기 시작했고, 차창에는 앞차 옆 차에게 튀겨진 바닷물로 하얀 소금꽃 얼룩이 금세 생겨났다.

자동차 타이어는 바닷물 질펀한 도로 위를 구르며 지금 짭짤한 바다 맛이 어떤지 느끼고 있을 것이다. 바다로 난 길은 이리 저리 꼬불거리며 나 있어 오리(2,3?~ 2.7Km?)가 족히 넘었다.


나는 알았다. 황급히 돌아 나올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을 나는 보고 느꼈다.

참으로 가끔은 섬에도 갇혀 볼만하다는 것을.......

갇힌다는 것은 곧 한 쪽을 놓음이다.

놓음으로 해서  그 소중한 모든 것에 대한 사유는 새로운 날개를 가진다.,

하루에 물길이 두 번 나는 섬에 갇힌다는 건  행복한 구속이다.

가끔은 날개를 다친 새처럼 섬에 앉았다 쉬어가기도 하고,

비단, 섬이 아닌 사람에게서도 갇혀보고 자기에게서도 갇혀본다면

나와 너를 차분히 드려다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될 것도 같다.

 

백중사리(음력 7월 15일/양력 8월15일 쯤)는 일년중 가장 만조가 높다.

산허리 물 그림자로 보아하니...아마도 다리난간 아래 대략 1m 정도만 두고 찰랑거리는 아주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 정도 된다면 마치 배를 탄 듯, 다리위에서도 어지러워 멀미가 날 듯 한데....

물 위를 걷는다는 그런 멋드러지고 신비한 기분이 들지 않을까?

하얀 이를 드러내며 몰려오던, 멀리서만 지켜보던 두려운 파도, 태양에 반짝이는 파도의 등 지느러미를 타고 천천히 산책하는 기분이랄까.....

올 여름 백중사리엔 서해의 만조를 보러 나가기 위해 카렌다에 붉게 표시를 해 둘 일이다.

물길은 평상시보다 아주 짧게 잠깐만 열릴것이다. 모르긴해도~

 

가고싶다.

그 섬에 다시 가서 온전히 갇히고싶다.

 

아! 이래서 시인들은 외로운 섬을 위한 노래를 하는가보다.

 

 

 

글:사진/이요조

 

그릇에 가득 담긴 물처럼 찰랑찰랑 바다가 한 가득이다. 서해의 또 다른 낯 선 얼굴이다.

 

먼-수편선이 둥그스름하게 보였다.

 

 

햇살이 밝아보이지만 바람이 불어 너무 추운 날씨였다.

 

 

만조의 파도는 다리난간 어디쯤 부딛쳐서는 다리위에까지 파도가 들이쳤다.

갯벌위로 난 씨멘트 다리보다야 출렁이는 흰 파도 위를 걷고싶다면 필히 만조의 섬에 갇히고 볼 일이다.

간조만 이용, 잽싸게 왔다가 잽싸게 빠져 나가면 바다는 그 진면목을 다 보여주지 않는다.

서해바다는......

 

 

누가 외국만 풍광이 좋다고 했는가? 늘 바라다만 보던 파도. 그 파도의 등을 타고 걷는 길이다.

 

 

데이트 하기로는 그저 그만인 바다로 난 끝없이 이어진 다리 같다.

추운날씨에도 연인을 보았다. 가까이 내려가서 파도를 보다가....그만 파도가 짖꿎게 장난을 걸었다.

등 뒤에서 그런 재미난 광경의 사진을 두어장 찍고는 명함을 받았다가 며칠 뒤, 사진을 보내주었다.

 

 

 

바다로. 섬으로 향하는 염원은 행렬로 이어진다.

제부도에 가면,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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