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의 김치

 

블로그 검색을 하다가 어떤 글을 하나 접했는데..

아이가 유치원을 다니는 모양이다.

유치원에서 김치담기를 한다고 절인 배추 반포기를 보내라고 했단다.

거기서 푸념을 하는데..돈 엄청 들어간다는 사립유치원은 오늘 뭐뭐 합니다 라는 보고문만 받으면 되는데, 자기는 이렇게 싼 공립 유치원을 보내니 매번 준비물을 챙겨 보내야 한단다.

그런 애로를 나름대로 적은 젊은 애기엄마의 글이었는데...

김치가 안 절여져서 이틀동안이나 절였단다.(아이구머니~)

이틀동안 절구면 ...소금이 적게 들었거나, 아님 절일 때 물을 하나도 사용치 않았거나

둘 중 하나다.

아마도 엄마 상상에는 후자인 것 같은데...

ㅎㅎ 그러더니 한 술 더 떠서 오늘저녁은 아이가 가져오는 배추김치로 밥상을 차려야겠단다. (에그머니~) 유치원 아이들이 한 껏 주물리다만 것을...나는 웃었다.

아마도 요즘 미시족들이 대부분 이런 상황이 아닐가하고, 넌들 뭐 별 수 있겠냐?

 

뭐든 야채를 절일때는 물기가 보태져야만 한다.

배추를 일단 소금물에 담궜다가 잎부분을 먼저 잠수, 줄기쪽으로 그 물이 나오도록 들어서(그래야만 잎사이 사이 소금간물이 배인다)꺼내어서 엎지말고 반듯이 놓는다.(그래야만 소금물이 흘러내리지 않으므로) 줄기는 두꺼우므로 사이 사이마다 다시 소금을 뿌려둔다.

배추크기마다 다 다르고 줄기가 두꺼운 것도 다 다르지만...대략 배추 한 포기당, 머그컵으로 하나는 들어야 될 것 같다.

7~8시간이 적당하다. 절이는 시간은~

여러번 잘 씻어서 특히 줄기 사이사이...이제는 절일 때와는 반대로 배추를 엎어 두어야한다. 그래야만 물이 잘 빠지잖겠니?

배추도 잘 절여졌고 물도 잘 빠졌으면 이제 양념 치대기를 해보자!!

넌 아직 한 번도 네 손으로 직접 김치를 담가보지 않았다.

미국에 일년 쯤 가 있을 때, 너는 미역국에 진간장(양조간장)을 넣고는

"미역국 맛이 어쩐지...엄마꺼랑은 달랐어~~ " 했었던 아이였다.


그냥 김치 양념만 좀 있는 게 있어서 아무런 속도 넣지 않고 네게 배추김치를

치대보라 일렀더니,

"이런 거 너무 잘하면 집에서 일만하다가 시집 왔다하게?"

슬금슬금 현장을 피하려는 널 붙들고는 맨 손으로 일을 시켜보았다.


김치를 담가보지 않았으니 손이 날렵할 리도 없고 어디서 어떻게 발라야

할지도 잘 몰라 중간부분부터 척 제쳐놓고 바르더니

엄마의 시범에 나중에는 곧잘 하긴 하더구나!


속도 없는 양념을 그렇게 절절매면 속이 많이 있는 김치는 어떻게 주무르겠니?


아무튼 포기김치를 야무지게 끝처리 하는 법 까지 직접 해 보았으니

펴엉-생 잊지는 않을게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잖냐?


아무튼 욕봤다. ㅎㅎ~~

 

엄마가.

 

 

*배추가 그 날 저희 모녀에게 할 말이 많았을 겁니다.

이리 주무르고, 저리 주무르고, 그래도 어쩝니까?  댁은 초보운전일 때가 없었습니까? ㅎ~

 

 

 

 

 

 

 

사진으로 보니 이 엄마도 별 수 없어 보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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