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꽃튀김

  
아이야,네가 초등학교 다닐 때, 너 그거 아니?
어여쁘고 사랑스런 내 딸, 
너를 둔 죄로 엄마는 아침마다 대문에 나가면 꽃을 꺾어다 놓는 머슴애들 땜에...
아름다운...추억이 된...유난히 꽃을 좋아하는 나,
어느 날,
네가 초등학교 다닐 때, 우리 집은 학교 옆에 있었지?  엄만 사내 아이들에게 
학교 뒷산에 깨끗한 아카시아 꽃을 따오게 했고 그 꽃으로 튀김을 해서 아이들에게 나눠 
먹였었다.
운동량이 많을 때,  얼마나 많은 칼로리가 필요한 아이들이었겠냐?
물론 맛도 있었을 테고,
그 맛을 못 잊어선지 그 후로는 늘 우리 대문 앞에는 아카시아 꽃이 놓여있었다.
물론 아카시아가 지고 난 뒤에 다른 꽃들도,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마귀할멈이..모든 것을 과자로 만들어 놓듯이 아마도 
이 엄마를 모든 꽃을 튀김으로 만드는 마녀인줄 알았을까?
아님 네가 예뻐서 맘에 들어 그랬을까?
나는 후자 쪽이라 생각한다만...
아카시아 꽃 튀김, 아마 그 때 얻어먹은 아이들은 지금 쯤은 
네 나이거나 한 두 살 더 많은 청년들로 자라났겠지.
그리고 아카시아 꽃튀김을 먹었봤다고,,,참 맛있었노라는 추억을 공유하고 있을,
어제 엄만 마지막 지는 아카시아가 서운해서...
인적이 드문 먼-데까지 차를 타고 나가 어렵게 따 왔단다.
어제 밤에 씻어 오늘 잘 마른 꽃을(향기는 여전하구나...) 튀김옷을 입혔다.
이번 꽃 튀김은 할머니께서 제일 맛나게 잡숫더구나.
점점 공해에 찌들어 가는 산천, 이제는 어디서 어떻게 아카시아 꽃을 따오랴~
 요리 tip 
1/돼지고기를 갈거나 새우 다진 것을 넣은 튀김 반죽에 꽃을 잠궜다 꺼낸다.
2/기름 온도가 높아야 피어나듯 튀김이 살아난다. 가볍게 튀겨 낸다. 
   줄기 끝을 잡고 기름에 살짝 넣는다. 
   마치 누룽지 튀겨내듯... 일순 꽃이 피듯 파르르 튀겨낸다.
3/ 재차 튀겨낸다. (물론 두 번을 튀겨야  바삭거린다)
4/ 순한식초 1: 설탕:1 진간장:1  소스를 곁들여 낸다.
     빼빼님네꺼
 
윗 사진은 빼빼님네서 가져온 사진
칼럼친구 4년차에 이젠 허리수술까지 닮다 못해 
아카시아 튀김하는 그 날자까지꼭 닮아 버린 것 어쩔꼬!!
힛..나보다 더 잘 만들어 내었네...
이래서 [청출어람]이란 말이 생겨났나보다.이젠 허리 펼만하믄.. 
노란 편지함에 불나도록 만들어봐바여 어여~~
우리 夢이가 이젠 잘 짖고..잘 까불고.... 신통혀 죽겠어라~
얼른 큰 집을 마련해서 바깥에다 분가 시켜얄텐데
참..2차 접종이 언제랬지? 여주까지 몽이 주사 맞히러 갈껴,
 
또 하나,
골담초라고 아는지 모르겠어
송정섭 오라버니 가시는 야생화 싸이트에서 얼마 전에 배운 건데,
먹는 꽃이라데...
그래서 한 번 따서 먹어 봤더니... 오 이런... 상큼한 맛이...
아마도 꽃 샐러드를 하면 적합할듯...
 
[골담초 꽃 샐러드] 어떻게 생각해요? 빼빼님??
너무 뭐라 표현못할 맛과...
나ㅡ 골담초 나무 하나 구해주지~~ ㅎㅎ~~
아카시아
아카시아 꽃을 어렵게 조금 따서 씻어서 말림(하룻밤)
 
 
전북 이리에서 살았던 적이 있었다. 주현동으로 기억하는데.. 중국화교도 있었다.
우리가 사는 사택이 화교 안에 있었다.
당연히 구역식구도 모두 화교인들이었다.
구역예배를 인도하는 장로님은 동네 의원 의사 선생님이시고,
우리 집에서 구역예배를 마친 날 장로님이 내게 물으셨다.
"고향이 어디세요?"  "부산이요"  "아니..그 고향 말구요"  "???"
알고 봤더니.. 나도 화교 인으로 아셨던 모양이다.내가 그렇게 생겼나? 
장로님은 이름이 하도 이상해서 그리 생각하셨단다.
아무튼 그 후로 중국집 하는 이. 정말 주현 시장에서 비단장수를 하는 이, 
등등모든 중국인들과 친밀해졌는데 음식을 만들면 주고싶어 안달들인 온정에, 
얼마나 고마웠던지..그러나 죄송하지만,
전혀 입맛이 다른 다들 못 먹을 것뿐이었다.기억나는 거로는 만두를 했다고 
전화가 와서 가면사발 만한 크기의 만두에 마늘쫑만 잘게 다져썰어 넣은 만두
그 게 자기네 별식 식사란다.
아마도 우리 칼국수 먹듯 그런 특별식 끼니 종류였던 가보다.
중국의 제일 큰 명절, 쌍십절이라고 대잎(좀 색다름 넓고 큰)에다 불린 찹쌀을 
넣고 삼각으로 말고 말아서 쪄낸 밥,찰밥은 밥인데.. 
대나무 잎 색이 물도 칙칙하게 들고..냄새도 나고..맛도 전혀 없고...
에잉, 누가 중국 음식을 맛있다 했는가?
그래도 중국집을 경영하는 식구 집에 가면 그나마 제대로 된... 
그리고 우리 입맛에 적절한 조화를 이룬 전통 청요리를 얻어먹을 수가 있었다.
어느 날.. 그 집에서 예배 후, 무슨 요리를 내었는데 꽤나 맛있었다. 
아카시아 튀김이란다. 자기네 나라에서는 고급요리라고 했다.
신기했다. 꽃을 다 튀기다니?? (돼지고기를 잘게 다져 함께 튀긴...)
물론 맛도 아주 좋았고..
그 맛을 들인 후 부터 나는 해마다  봄만 되면 우리 아이들에게  
아카시아 꽃 튀김을 해 먹였다. 그리고 한 십 년 잊고 살았는데 올해는 
돼지고기말고 새우를 잘게 썰어 넣어 튀겨 보았다.
내가 다시금 꽃을 튀기는 여유를 부리는 것을 보니 마음이 많이 평온해졌나 보다.
이리를 떠나 올 때구역 식구들은 우리 아이들 먹으라고 중국 빵과 과자를 차에다 
디밀어 주었다. 너무 자주 먹을 것을 갖다주시던 그래서 슬그머니 강아지를 주면 
강아지도 먹지 않았던 이상한 음식들... 
그러나 이별 앞에선 정말 눈물이 나왔다.  
이젠 그 맛없는 음식을 받고 괴로워 않아도 되는구나가 아닌....
그 음식도, 그 情도 못 보고 못 느끼게 되는구나..하던 아쉬움에 눈물 나던,
 
그러나 정말이지 아카시아 튀김은 멋있었다. 
물론 맛도 뛰어났고 그네들이 보고싶다. 아카시아 꽃만 피는 오월이 되면.... 
아카시아 꽃 내음은 밤만 되면 더 애잔히 번져 나와 골목, 골목을 누비고 집집마다 
마당 안까지도 구석 구석까지도 그 향내를 솔솔 골고루 흩뿌린다.
아! 흐음~~~ 아카시아 꽃 향내~~오월밤이면 열린 차창으로도 들어오는 그 냄새....
아카시아~....아.....아카시아~ ~~ 
 
 
    
             
**오월 그 눈 부신 외출**
  
     
나의 동굴에서 나오길 꺼리며    
감기와 이별하기도 거부하는 나를 
오월, 햇살 속에 거풍시키려  
바람은 나를 불러내었다.
혀와 엉덩이와 양 겨드랑이 사이로 
파랗게 무수히 돋아 번져나던 곰팡이는
태양아래 빈혈로 픽,픽 쓰러졌다.
'사이드미러'에 비친 오월의 세상 속에
나는 산탄총 맞은 가녀린 참새마냥
숨 가쁜 가슴으로  할딱이고 있었다.
무릎을 덮은 흰 치마의 반사가
눈을 시리게 찔렀다.
하얀 아카시아가 
미풍속에 조용히 지고 있었다.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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