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얘야 ~ 작은 새야~~` 이래도 네가 슬프다...괴롭다 할 것이냐?

  
★새 한 마리 ★










고난에 관하여

그들은 결코 틀림이 없었다.

옛 거장들은 참으로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 것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그 인간적 상황을

누군가 식사를 하고있거나 창문을 열거나

아니면 그저 어슬렁 걷고 있을 때

늙은이들이 경건하게 기적적인 탄생을

열렬히 고대하고 있을 때

숲의 연못가에서 얼음을 지치는

아이들이 있게 마련이라는 것을

(................)

예컨대 브뤼겔의 이까로스를 보자

어떻게 만물이 재난을 외면하고 유유자적하는가를

농부는 아마도 무언가 풍덩 떨어지는 소리를,

살려달라고 외치는소리를 들었으련만

그에겐 그게 별 대수로운 변이 아니었다.

푸른 물결 속으로사라지는 하얀 다리 위로

태양은 여전히 빛났고

한 아이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놀라운 일을 분명히 보았을 호화선(豪華船)은

어딘가 갈 데가 있어 고요히 항해를 계속했다.



-오든(W.H.Auden).*미술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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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까로스(Ikaros)의 추락 ***


이까로스(Ikaros)라면?

이까로스는 새의 깃털과 밀랍으로 만든 날개를 달고
미궁(迷宮)으로 탈출하다 태양에 가까이 가는 바람에
날개가 녹아바다에 빠져 죽었다고 하는
그리스 신화의 주인공이다.

브뤼쎌 왕립미술관의 고전미술 전시관,
브뤼겔(Picter Brueghel, 1525/30~69)의
유명한 작품



이야긴..그림이 없어 애석하지만....
난 지금 작은 새에게 .....이 글을 바친다.

이까로스(Ikaros)는 추락하여
풍덩 바다에 빠지고
그림 속에는
이까로스의 흔적이라고는
두 다리만 남아 있고.......
항구는 고즈넉하다.

아무도 그의 죽음을
놀라하거나
관심조차도 기우리지 않는다.

햇빛은 여전히 눈 부시고
바다는 그대로 여전히 푸르다.

하늘도 땅도 바다도 평화롭기 그지없고.....
세상은
그의 비극앞에 무심했다.
아무런 변화도
동요도 일지 않앗다.

비극이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이 그림 자체가
절대적 비극임을...

무언의...
냉혹한 무관심
인간 내면을 직시한,

세상은
그 때나 지금이나
여전하고.....

난,
내 엄니
승천하시는 날
나는 보고 말았단다.

주유소에선
언제나처럼
화안하게 불을 밝히고
기름을 팔고 있었고

전자제품 윈도우에
비치는 TV 속
버라이어티쇼는
여전히
신나했고...

도로엔
버스가
늘 그래 왔듯이
앰블런스 앞을
여전히 끼어들고 있었다.




작은새야
.
.
.
이래도.....
.
.
.
.
.
.
.

네 슬픔이
.
.
.
부질없다 않겠느냐?




글/黃眞이 요조

================ 최영미 '시대의 우울'에서 발췌 ==================


그림이 많은 책이라 제대로 느끼려면 그림을 봐야 하기에
책을 읽어야만 하는데 난 가장 인상 깊은 감상 하나만 말하고 싶다.
책에서 브뤼겔(Pieter Brueghel1525/30~69)의
이까로스의 추락이라는 작품 도판을 보고 바로 유럽으로 날아가
내 눈으로 원작을 직접 보고 싶었다.
다이달로스의 충고를 무시하고 밀랍날개를 만들어
태양에 가까이 가려다 뜨거운 햇빛에 날개가 녹아 지중해로
추락했다는 이까로스. 얼핏 그림에 이까로스가 보이지 않지만
화면 우측하단에 한 다리만 보이고 그 다리의 주인공이
바로 이까로스이다.
제 아무리 특별한 인물일지라도 개인의 운명 앞에서
철저히 무관심한 세계인 셈이다. 전적으로 공감한 대목이었다.
한 사람이 천하보다 귀하다는데 현실세계는 얼마나 냉혹한 것인가?
사람이 너무 많이 살고 사람들 욕심이 너무 많아서
그야말로 피곤한 우리네 삶이 아닌가? 신화의 이까로스는
기성질서에 편입을 거부한 캐릭터인데 16세기 사람 브뤼겔은 그때도
삶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이까로스 네가 그래봐도 세상은
달라질게 없다는 인식이다.
플랑드르의 일상풍경 속으로 떨어지는 광경을 그리며
화가는 정말 무슨 마음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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