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올해는
유난히 가을하늘이 곱다

큰 비가 여러차례 나뉘어 쏟아질 때마다
매번 하늘은 여름날임에도 투명하게 맑았었다.

그러더니 이 가을 하늘 빛 때깔이 너무 곱다.
작년가을은 유난히도 단풍이 곱더니...
(가을비가 없었던 탓에)

올해는 나이 오십을 넘어 이리도 고운 하늘은 첨 보는 것 같다.



이천일년 구월 십일 오전 10시 50분 하늘


지금 하늘에서는
거대한 구름 쑈가 진행중이다.
하늘 구름층이 여러겹이다.

세 층으로 나눠어졌다
맨 위의 구름은 거의 정지상태이고
중간층 구름은 오른 쪽으로 흐르고
아랫 쪽 그러니까...
제일 가까운 구름은 왼 쪽으로 흘러간다

흐르는 물처럼.......

하늘 저멀리 하단부 구름은 눈보라가 치는
눈 부신 설원을 그려놓고 있다.

바로 머리위 하늘은 온통 그대로 쏟아져 내릴 것같은
푸른 강물이다.


11시 25분


그 구름들은 다 어디로 흘러 가고
그냥 흰 구름 범벅일 뿐...


오후1시 45분


맑은 하늘에 구름한 점 뜬 것마냥 뒤바껴 버렸다.
구름 천지에 맑은 하늘 한 쪽이 빼조롬히 얼굴을 내밀 뿐.....
완전히 역전이다.
하얀 도화지에 파란 하늘 한 점.....

오전에 그렇게나 신비스런 가을하늘이.....
흐린하늘로 얼굴을하고 구름사이로 하늘 한 점이 걸려 있다.


2시 25분


서서히 다시 전환중이다
계속 파란 색이 번져난다.
서서히 베어난다.
좀전에 하늘 한 점이 자라나는가보다.


5시00분


오전 10시경과 똑 같이 맑음
하늘이 너무 맑다
처음 보았던 그 구름 교체 쑈가 또 진행되고 있다.

아~~
오늘
저 하늘이
날 아무 것도 하지 못하도록
꼼짝없이 나를 묶어버렸다.


하루종일
나를
하늘 바라기로 만든
어느 가을날에.....

하늘 아래서,





세상이,
시절이.
하 수상해서
객적은
하늘 얘기나
그냥 주절 대렵니다.


아직은 님들의 그 사랑 보답을 다 드리지도 못하고
꼬리글도 제대로 달지 못함을 .....
죄송스럽게 생각하며...

다른 때와 달리...
아이에게..
생활이 당분간 편리해지기 위해서...
모든것을 바꾸느라.....
마치 이사해 논 것 같은 집안사정입니다.
에휴.... 정신이 하나도 없지만
이렇게 컴 앞에 앉는 시간이 저에겐 유일한 휴식임을.....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미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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