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병원은
정말 기분 좋은 병원이였다.
가정간호사가 집까지 정기적으로 찾아 와줘서 좋다는 게 아니고
지리상 입지적 외관상으로도 아주 빼어난 곳이라 좋다는 것이다

물론 아무에게나 그 자리가 위력을 다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머문 곳은 정형욋과 12층이였지만
조금만 더 오르면 보이리라 도도히 흐르는 한강까지...
20층 넘는 고층임에야...
필시 그 강이 보이리라~
좌로는 남산 타워서부터 멀리는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아차산까지도,
남쪽으론 구룡산이라했던가?

좋은 산 경계를 빙 둘러 호위를 받고 서 있는 병원.
아무에게나... 한강이 보일까?
아무 자리에서나..... 그 명산의 氣들을 죄 다 받을 수 있을까
그 자리에...그렇게 높게 자리 잡았으니.....명산들을 마주할 수 있고
완벽하게 江의 정기마저 골고루 갖추어 다 받고있으니
이 아니...좋은 곳이 아닐까

낮으막한 동산에다 길을 트고 병원을 앉혔으니
사방군데가 자연 그대로의 정원이다.
남쪽 언덕에는 은백양목이 숲을 이루고 있었다.

누가 그랬다.
삼성은 좋은 터는 다 골라잡는 귀재들이라고,
잠실구장이 보이고 코엑스가 보이고 남산타워가 보이고 롯데월드가 보이고...

병실마다......창틀에는 그림이 따로 없었다.
올해는 유난히 가을하늘이 곱다.
큰 창마다.... 하늘 그림이 산자락을 깔고 푸르게 뻗쳐있다.
어느 명화가 이 보다 더 나으랴

보기 좋고 느낌이 좋으면.. 마냥 좋은 곳이다.
내가 보기에도 그랬다.
새벽 운무속에 잠겨 부시시 잠에서 깨어나는 산들을 보며.......

내 집이 있는 방향
도봉산~`
나는
그를 늘 바라보곤 했었다.





좌/북한산과 우/도봉산

사계 中 '가을' Op.8 2.Adagio Molto - 정경화(Vn), ST.L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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