薄薄酒勝茶湯(박박주승다탕)......소식/소동파
번호:55045 글쓴이: 黃眞伊 |
조회:60 날짜:2002/09/23 09:46
.. 薄薄酒
蘇 軾(1036~1101)호는 東坡/蘇東坡 作
薄薄酒勝茶湯(박박주승다탕)
粗粗布勝無裳(조조포승무상)
醜妻惡妾勝空房(추처악첩승공방)
五更待漏靴滿霜(오경대루화만상)
不如三伏日高睡足北窓凉(불여삼복일고수족북창량)
珠유玉匣萬人祖送歸北邙(주유옥갑만인조송귀북망)
不如懸순百結獨坐負朝陽(불여현순백결독좌부조양)
生前富貴死後文章(생전부귀사후문장)
百年瞬息萬世忙(백년순식만세망)
夷齊盜척俱亡羊(이제도척구망양)
不如眼前一醉是非憂樂都兩忘(불여안전일취시비우락도량망)
[註]
薄薄酒勝茶湯(박박주승다탕)
묽디 묽은 술도 끓인 차보다 낫고,
粗粗布勝無裳(조조포승무상)
거친 베옷도 옷 걸치지 않은 것보다는 나으며,
醜妻惡妾勝空房(추처악첩승공방)
못난 처, 못된 첩도 독수공방보다 나으리라.
五更待漏靴滿霜(오경대루화만상)
이른 새벽 조정에 나가 조회 기다리며 서리에 신발 적시는 벼슬살이,
不如三伏日高睡足北窓凉(불여삼복일고수족북창량)
한여름 해 높이 들도록 실컷 자고 북창의 시원함 즐기는 삶에 비할 수 있으랴!
珠유玉匣萬人祖送歸北邙(주유옥갑만인조송귀북망)
옥으로 된 수의입고 옥관에 넣어져 만인의 장송받으며 북망산으로 가는 것보단,
不如懸순百結獨坐負朝陽(불여현순백결독좌부조양)
너덜너덜한 누더기 옷 입고 홀로 앉아 아침햇빛 쬐며 사는 삶이 낫지.
生前富貴死後文章(생전부귀사후문장)
생전에 부귀 누리고 죽어 문장 남기려 하나,
百年瞬息萬世忙(백년순식만세망)
백년도 순식간이요 만세도 바삐 지나가누나.
夷齊盜척俱亡羊(이제도척구망양)
백이 숙제와 도척 똑같이 삶을 망쳤나니,
不如眼前一醉是非憂樂都兩忘(불여안전일취시비우락도량망)
눈앞의 한잔 술에 취해 옳고 그름, 시름과 즐거움 모두 잊음만 못하지.
김 태성(외대중국어과 교수)역
밋밋한 술이라도 차나 국보다는 낫고,
거칠한 베라한들 헐벗는 것보다는 낫고,
마누라가 박색에 지독해도 어쩌랴,독수공방보다야 나을 터,
새벽마다 궁궐 문 열리길 기다리며 가죽 장화는 찬 이슬에 축축하니.
벼슬없어도 삼복날이면 북창 그늘 시원한 곳에 늦잠 실컷 자느니 못하구나.
부자 집에 태어나 일찍 죽으면,
구슬 수의, 옥관에 들어 북망산에 오른들 또 무엇할까
누더기 기워 입어도 아침이면 햇살이 등 따신 것이 최고일세,
살아서는 부귀요, 죽어서는 문장이라?
살아 백년이 순간인 걸 만년 살 듯 부산만 떠니,
백이, 숙제와 도척은
가는 길이 달랐어도 이름 남기기엔 한 가지라,
차라리 지금 당장 술에나 취해봄세
시비 가려 무엇하며 슬퍼할 일 기뻐할 일이 어찌 따로 있겠는가?
................................
이 글은 지난 밤에 올렸다가
실수로 열편의 글 쯤을 삭제하고 다시 올린 글입니다.
전 여름에 태어난지라 싱그러운 녹음 그리고 내려쬐는 땡볕이 좋습니다.
이 좋은 계절에..
자 우리 박박주(薄薄酒)라도 한 잔 나눌까요?
오늘부터 본격적인 장마도 시작될 모양입니다.
혹시 세상사...여러가지 일로 지금 날씨처럼 몹시 우울하세요?
힘내세요!
쿨한 당신.... 세상 모든 염려는 벗어버린 당신이 되시기를....
..........................
2년 전 제가 카페에 올린 글입니다.
손 쉽게 펀 글이 아니구요.
웹상에도 없는 [김 태성(외대중국어과 교수)역] 글을 직접 만나 볼 기회가 있어서
공부를 했지요.
원본은 웹에서 물론 구하고요
갑자기..薄薄酒勝茶湯(박박주승다탕)이 생각나서 찾아 올립니다.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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