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룽지
*솥에서 막 긁어 낸 조밥 누룽지*

 

 

[우리가  잃어버린  누룽지]

 

"우리는 누룽지를 잃었습니다.
대신 라면과 일회용 반짝 문화를 얻었습니다.

우리는 초가지붕을 잃었습니다.
그 속에서 도란도란 소근거리던
아빠 엄마의 정다운 말소리를 잃었습니다.
대신 졸부들과 곰의 쓸개와 해구신과 섹스 관광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가정파탄을 덤으로 얻었습니다. 우리는 푸른 들판과
개구리 소년들과 메뚜기떼들을 잃었습니다.
대신 골프장과 산성비와 환경공해라는 세기말의 공용을 얻었습니다.

우리는 갑돌이와 갑순이의 바보 같은 사랑을 잃었습니다.
대신 '러브호텔'을 얻었습니다.

우리는 이태리 가구와 프랑스제 향수와 미국 영화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는 인터넷도 얻었습니다.
대신 반만년 백의민족의 얼을 송두리째 내어 주었습니다.
지금 조선팔도에서는 새로운 문화식민
통치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는 중입니다.
우리는 냉장고와 세탁기와 전자오븐을 얻었습니다.
대신 앞치마에 밴 엄마 냄새를 잃었습니다. ...............수필가 이관희님의 글

 

 

[누룽지란?]

 

언제부턴지 구수한 숭늉 문화가 사라졌다.
오래전 얘기다만 아이들에게 숭늉이 뭐냐고 물었더니,
다들 밥솥 닦은 물이라고 대답했단다. 잊혀져가는 숭늉 문화, 
우리가 어렸을 적 한겨울엔..어머니가 갓 찧어 온 쌀 씻은 뜨물로 숭늉을
끓여놓으시면 밥 먹고도 또 고소한 숭늉 누룽지를 먹었었다.
이젠 옛추억 속으로 누룽지가 사라지는가 했더니, 오히려 누룽지 공장까지
생겨나고 급기야 작은 슈퍼에 가도 누룽지를 살 수 있는 세상이 왔다.
요즘..누룽지 다이어트가 새롭게 유행이라는구나
흰 밥과 흰 빵은 칼로리가 많아 모두들 꺼리는 음식이다.
더구나  탄수화물은 모두 살로 간다잖니?
그런데,
참으로 신기하고 재미있는 사실은 밥이 누룽지로(절대 태운 것은 아니고)
만들어지는 과정에, 세상에나 전분이, 포도당으로 변화한다는구나.
그래서 칼로리가 밥, 한 공기분을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는구나~
참으로 놀랍지 않니?


누룽지1 


아이야 식은 밥이 남았으면 후라이팬에다 꼭 꼭 눌러 펴서 제일 약한 불에다 올리거라.
손을 물에다 적셔가면서 하면 제일 수월하다.
때로는 손이 아무것도 넘보지 못할 아주 좋은 요리기구가 될 수 있단다.
이때 너무 두꺼우면 누룽지가 두 장이 돼 버린단다.
그렇게 되면 한 면은 노릇하게 만들 수가 없어지지~~
이렇게 눌러두면..15분에서 20분이면 뒤집어야 할 시간이 된단다.


누룽지2

 

마찬가지로  꼭꼭 눌러주어라...
이젠 뜨거우니.. 손으로 하지말고 주걱등을 이용해서 바닥에 누룽지 면이 닿게끔
밀착하게끔만 눌러라...
그리고 시간은 역시 15분~20분이다.


누룽지3

 

뜨겁고 바삭한 누룽지가 한 김이 나가고 나면 이렇게 랩에다 싸서
냉동실에 두려마~ 
해서 밥이 없을 때... 그리고 속이 편편찮을 때, 누룽지는 아주 요긴해서 좋단다.

누룽지 끓이면서 두어번 저어주면 더 고소해진단다.
그리고 부르르 끓었다고 상에 바로 내지말고 뜸도 조금 들고 그래야 누룽지탕이 더 맛 있어진단다.

누룽지4 

 

바싹 말린 누룽지를 블렌더에 곱게 갈면 바로 미싯가루가 된다.

(1곡이라 좀 그렇지만) 그 가루로 미음을 끓이면 더 더욱 고소해서

환자나 어린아기의 이유식에도 당연 좋다. 기름에 튀겨내도 좋다.

설탕을 기호에 따라 뿌린다.


누룽지5

 

오른 쪽은 기름에 튀긴 누룽지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일간 누룽지탕을 한 번 만들까 한다.

중국요리 [해물 누룽지탕]에 들어가는 누룽지는 찹쌀을 쪄서 말린 것을 튀겼으므로

우리 누룽지와는 조금 다르단다.

다음에는 함께 해물 누룽지탕을 만들어 보자꾸나...

 

 

누룽지탕

사진에 기름이 어린 것처럼 보이는데, 자세히 보면 등나무 잎새 그림자다.

영낙없는 기름끼 같아서 나도 놀랐다는....좀 밝은 곳에서 촬영한다는 게...

 

 

다시 잃어버린 맛을..되찾자.  요즘엔 누룽지 핏자도 아주 맛있다고
사람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더라만...
누룽지 위에 갖은 야채를 토핑해서 얹고, 모짤레라 치즈를 살짝 얹어
오븐에 구워낸다.
식은 밥이 남으면... 괜히 신경쓰지 말고 누룽지나 만드려마...
3~40분이면 누룽지 한 판이 너끈히 만들어지는
바싹하고 고소한 누룽지맛!  아! 한 번 손대면 멈출 수가 없어~~~
다행이도 칼로리가 낮다니... 얼마나  예쁘냐?  너?   아니야~



너 말고,,누룽지~~

 

 

 

 

소리드림------vivaldi


펌flash/똘이장군이 막 퍼가도 개안타 해서요.
    자세히 보시면 마치 국악(퓨전)반주를 지휘하는 움직임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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