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바다를 한 시간 남짓 배로 달려와
아침 7시, 좀 넘긴 시간에
여장을 풀고는 식구들을 좀 쉬게 했습니다.
현화민박에는 시집 간 딸 둘이 있는데..
작은 딸은 아직 아가인 규석이(happy)를
데리고 형부가 오시지 않는 날은 운전으로 집안 일을 거듭니다.
맏딸, 강원이 엄마는 남편까지 주말이면 내려와서 운전이며....
여러 가지 일로 친정을 도웁니다.
그 집 형부나, 큰 외손자 강원이는 막상, 일을 도우는 게 아니라 저들이
더 바다를 좋아합니다.
만약 처가나 외가가 갯가가 아니었다면 큰일날 사람들 처럼요
해서 강원이는 수영을 한다고 하고, 강원이 아빠, 민박집 맏사위는 아예
개펄도사가 다 되어 있었습니다.
건축을 하시는 분이라 아예 처가를 새로 짓곤 주말이면
개펄 체험장을 여는 게 꿈이라는군요.
제가
자월도에 처음 왔을 때 만난 초등 여선생님...
처음 온 저더러 다 묻고 다녔었는데.
(자월도는 개펄 자연생태계 현장학습장으로는 아주 그만한 데가 없다더군요)
지금 같으면 제가 도움을 어느 정도는 줄 수 있다 생각하는데...ㅎ~~
아침식사를 끝낸 후
현화민박집 손님은 두 패거리로 나뉘어졌습니다.
개펄 팀과 갯바위 팀으로요
바깥채에 든 손님들 중 한 팀은 서해바다에는 귀신같이 통달하신 분이시랍니다.
그 식구들은 개펄에서 모래를 뒤져 바지락을 캐는 것은 아이들 장난이랍니다.
물 속에 숫제 들어가서는 발로 꼼지락거려 비단조개를 주워 올리는 작업을 한답니다.
얼른 수저를 놓고는 부리나케..민박집 차(스타렉스)에 올라탔습니다.
두 집 식구인데도 가득 입니다.
자월 3리를 지나..한참 가니 갯바위 투성이인 곳이 나옵니다.
이름은 잊었습니다.
장갑을 끼지 않고는 못 다닐 곳입니다.
엎어져서 손을 짚으면 손이 베입니다.
우린 급하게 오느라.. 마당에 있던 호미도 챙겨오지 않았습니다.
할 수 없이 조금 편편하고 괜찮은 갯바위 위에 걸터앉아 무료하게 있다가
바위 꼭대기에 올라보니.. 그 곳은 갈매기들의 집이었습니다.
배를 타고 오면서... 언니가 물었습니다.
갈매기들은 어디서 자느냐고? 갈매기들은 바위섬에서 자긴 하는데...
이상한 것은 어디서 알을 까고 새끼를 낳느냐는 것입니다.
아마도 바위 벼랑 같은 데가 따로 있나 봅니다.
낚시꾼들의 고기가 제법 쏠쏠하게 잡히자
내려가 본 곳에는 바위틈에 세상에나 작은 소라고동이 무수히 달려 있더군요.
그제야 눈에 보이는 것입니다.
뭐든 놀잇감은 자신이 스스로 찾아 다녀야하나 봅니다.
인생을 즐기는 것도 이와 같지 않을까요?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은 자기 스스로가 만들어 가는 것이니까요.
손이 들어가지 않아 (굴 껍질이 무수히 박혀있어서) 가위로 집어내야만 했습니다.
본격적으로 갯바위밭?으로 내려앉아 큰 바위돌 하나만 뒤집어 엎어도
도망가기 바쁜 무수한 게..게들...
그리고 단체로 붙아있는 작은 소라고동,
에그..지금에사 사진 못 찍은 걸 후회합니다.
전 언제나 멋진 사진은 본능이 먼저라 꼭 놓치고야 후회하는....
참...
놓친 이야기 하나 더!!
민박집 맏따님이 냉커피를 들고...
참외를 가지고 그 먼-길을 또 온 것입니다.
미녀 아줌마가
고기도 척-척- 잘 잡아냅니다.
강원이 아빠(맏사위)가 들통 물갈다가
팔팔하고 큰 넘은 아깝게도 다 놓쳤습니다.(ㅠ,.ㅠ)
놓친고기가 더 컸따!!
라는 속담이 가슴에 아로 새겨지는 날입니다.
소라고동과 게...
나중엔 남자들도 합세해서 바위돌 뒤집기에 열을 올렸습니다.
모래개펄에서 놀던 재미는 이 곳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집에 와서 점심상엔 물론 자연산 우럭..놀래미 회가 올랐습니다.
물론 강원이 아빠,(남의 형부)덕으로...
쩝, 맛있었어~~ 증말루,
이구..그 사진 또한 빠졌군요.
-이 요조-
큰 소라 3kg도 샀습니다.
일단 분당 가서 짐을 풀고는 일거리가 장난도 아니었습니다.
소라를 삶아 회를 만들고, 작은 게는 게장을 만들고 작은 소라는 삶았습니다.
아이들이 소라고동을 잘 빼 먹습니다.
오는 날.. 소라고동을 언니가 넣어주었습니다.
나는 싫다고 싫다고 했는데..
집에 오니 막내 넘이 재미삼아 먹으며 부지런히 알을 빼 모아 놓습니다.
아침에 호박을 썰고 국 삼아 찌개를 끓이는데..
새우젓이 없어서 마침 자월도 바지락 젓갈을 조금 넣고 지난 밤 까 둔 소라고동을 넣었습니다.
정말, 정말, 맛있었습니다.
함께 나눠먹고 싶을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