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듣던 양수리(두물머리)가 내려다보이는 운길산 수종사에 올랐다.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에 위치한 두물머리, 얼마나 고운 이름인가?
두물머리는 양수리(兩水里)의 순수한 우리말 이름이다.
북한강의 발원지인 금강산의 옥발봉에서 흐르는 물과(325km) 남한강의 발원지, 태백시 창죽동 대덕산 검룡소에서부터 흐르는(394km)두 물이 만나 아우라지는 곳!
그 곳을 내려다보며 자리 잡은 곳 水鐘寺 (수종사)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 본사인 봉선사의 말사이다.
창건 연대는 확실하지 않으나 1459년(세조 5) 세조와 관련된 창건설화가 전해오고 있다.
세조가 하룻밤을 머물면서 종소리를 듣고 괴이 여겼더니 굴 안에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종소리 같다하여서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늘 가보고 싶었는데 막상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만 감기기운에다 허릿병 마저 도진 것이다. 그래도 차가 일주문 가까이 오를 수 있다기에 미련을 대고 갔더니 웬걸 주말이라 좁고도 가파른 길에 차가 맞물려 오도 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사태가 생겼다.
이런 곳엔 차를 저 아래 산 입구에다 두고 사람은 걸어 올라야 제격이다.
차는 곧은 도로나 달리고...이런 가파르고 좁은 산길은 아예 산행으로 오르는 게 정석이다.
별 도리 없이 차를 산중턱 중간쯤에 겨우 주차하고 내려서 산을 올랐다. 잘 걸어 질라나 모르겠다. 이럴 줄 알았으면 스틱이나 가져오는 건데... 하며 세월아 네월아 슬슬 오르자니 수종사 일주문이 보인다.
공기가 맑아서일까 맹맹하던 코감기도 걷히고 허리마저 한결 부드러워지는 것 같았다.
그리 크지도 웅장하지도 않은 아담한 수종사에 드디어 올랐다.
한낮을 가로지르는 겨울 햇살로 그 따사로움이 더욱 농밀해지는 사찰 마당,
경내엔 아예 '묵언'이라 팻말을 내세웠건만....
얼었던 땅이 녹으며 산행꾼들의 등산화에 무참히 진흙으로 짓이겨지는 숱한 발자국~ 발자국이 어지럽다.
이 사찰에는 염불보다 젯밥에 더 관심이 쏠린 꾼들이여~
나 역시 사찰보다는 수종사에서 내려다보는 수려한 두물머리의 경관과 수종사의 오층석탑과 ‘삼정헌’ 찻실과 수령이 오백년이나 된 은행나무! 그리고 또 하나 빼 놓을 수 없는 독특한 사찰의 화장실~ 말로만 듣던 이 모든 것이 궁금했었다.
찻실 문을 밀었더니 보살님이 나오셔서 자리가 없다고 하시다가 두 분이면 들어오라신다.
자리가 없는데도 보살님이 방석을 내어주며 잠시만 앉아 기다리시란다.
아마도 어르신 대우를 하시는가보다. 겨울이니 한데서 기다리게 하기에는 차마....
감사한 일이다.
차실에는 다구와 차, 물까지도 준비가 되어 있었고 찻값을 내라 하지는 않지만 ‘차문화 발전기금’이라고 쓰인 보시함이 있었다.
얄망궂은 (나)어르신은 내처 점잖게 가만 앉아있질 못하고 호기심 많은 어린아이처럼 둘레둘레 살피며 차실 내부 사진을 요기조기 찍느라 부산하다.
삼정헌에서 내려다보이는 두물머리 시야는 뿌우옇다 못해 흐리다.
요즘 아침마다 안개에다가 벌써 황사 소식도 전하여지더만 아쉽게도 맑은 사진은 얻질 못했다.
또는 다기 앞에서 차를 따르며 나는 왜 그리도 부끄럽게도 경망스러웠는지
보살님 다가와 차근차근 다도를 가르치신다.
이론으로는 익히 알고 있는 것인데도 이리 어렵게 다도를 갖춰 음미해 보진 않은 자신이 부끄러웠다.
다기를 부딪치는 소리를 내지 말 것!
왼손으로 찻주전자 뚜껑을 조신하게 누르고 차를 천천히 따를 것!
마시고 난 다음에는 다음 사람을 위하여 찻잎으로 다기를 깨끗이 닦아 뜨거운 물에 헹궈 놓을 것!
마음껏 차를 마시고 사용한 찻잔 등 다구를 각자가 씻어 두고 가는 그런 넉넉함을 베푸는 마음이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니 성의껏 보시는커녕 마시고는 힁허케... 나서기에만 바쁜 사람들~
보살님께 차 잘 마셨노라~ 혹은 감사합니다! 란 인사말 한마디 건네면 좀 좋을까?
보살님만 먼저 일일이 인사를 챙겨 건네고 계셨다.
차실을 나서는데 바로 방문 앞 입구에 한사람만 겨우 서 있을 만한 아주 작은 툇마루에 엉덩이를 척 걸쳐놓고 등산화를 신는 사람들.. 허리 아프다는 배려로 먼저 나가서는 내 신발을 챙겨든 남편은 눈짓으로 멀찌감치 툇마루가장자리로 나를 나오게한다.
절간에 와서 석간수로 달인 좋은 차를 다려 마시고 배려라는 아름다움도 은근히 배어드는 차향처럼 풍겨난다면 좋을 텐데...
수종사 해탈문을 나서면 해우소가 있고 수령이 500살이라는 은행나무가 있다.
해우소도 눈여겨보고 은행나무도 보았건만 제일 중요한 수종사의 오층석탑을 깜박잊고 만나지 못했다. 화룡점정을 빠트린 꼴이다.
오히려 잘 됐는지도 모르겠다며 스스로 위로했다.
산천초목이 파릇파릇 새 움이 터오르는 어느 봄날,
봄비마저 부슬부슬 내리는 평일날 수종사를 올라 삼정헌 처마 끝에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라도 들으면서 한적한 다실에서 조용히 차를 음미하고 널찍한 통유리 창 너머로 한 눈 아래 바라다 보이는 두물머리의 합수되는 전경을 나 꼭 찍어보리라 ~
아마 비오는 무싯날은 구경객이나 산행꾼의 발길이 끊어지는 정적이 경내에 스미듯 찾아들 것이고,
나같이 얄망궂은 꾼 하나 만나진다면 마주앉아 함께 茶를 나누어 마셔도 좋을...
글:사진/이요조
가시는길 정보는 아래에 있습니다.
입구 매점을 지나고
부도
수종사가 보인다.
갈림길(운길산 정상과 수종사길)
오르는 비탈길에 시멘트바닥 모습이다. 시멘트를 바르고 손으로 쓱 쓱- 문질렀는데도 내 눈에는
연화무늬같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향내나는 작은 배려다)
수종사 오르는 계단
절간 생필품을 나르는 운반 케블카
겨울이라 삭막하지만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사진은 겨우 인적이 끊길 때만...골라서,
잠시 앉아서 기다리라 안내해준 곳에서....
햇살이 너무나 따사롭다 못해 화사하다.
다례....
커튼의 조각무늬가...
양수리 철교가 희미하게나마...
다기
찻잔에든 연봉오리...하나,
커튼 조각천을 돌려 세워보니...바로 문살이다.
삼정헌 문살
해탈문, 사람들은 그저 나서기에만 급급하다.
뒤를 돌아봤으면 '해탈문'에 비친 그림을 볼 수 있을텐데....
오백년 된 은행나무, 은행나무는 수령이 길어서 오랜 역사를 휜히 알고 있을 듯...
해탈문을 나서면 언덕아래에 있는 해우소
정말 해우소? 방문같은데....
이런! 슬리퍼까지...아무렴 진흙묻은 등산화로 들어간다면 이내 ? 한 두사람만 들어갔다 나와도 엉망일테고... 그래서는 해우소라 할 수 없지 않겠는가?
화장실 내부 창살,
해우소에서 올려다 본 ...
▒ 여행정보 ▒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경기도 남양주시 (http://www.nyj.go.kr)
- 남양주 종합촬영소 (http://nsc.kofic.or.kr)
○ 문의전화
- 남양주시청 문화관광과 031)590-4244
- 수종사 종무소 031)576-8411
○ 대중교통 정보
[ 철도 ]
- 지하철 1호선(덕소행)-덕소역 하차-양서면, 대성리행 버스(30분 소요)
[ 버스 ]
- 청량리역(양수리행 2228, 8번), 강변역(2000-1번)-진중삼거리 검문소 하차-마을버스(2시간 간격)-166-1번(30분간격)-수종사
○ 자가운전 정보
[서울-남양주]
- 올림픽대로-미사리-팔당대교-6번국도(양수리방향)-양수대교앞(45번국도, 대성리종합촬영소 방향)-검문소 앞-송촌리에서 우회전-금남교(신당재)-수종사
○ 숙박정보
- 뉴타운장여관 : 금곡동 국민은행 맞은편, 031)592-7140
- 가람여관 : 종합촬영소 입구, 031)576-9334
○ 식당정보
- 죽여주는 동치미국수 : 수종사 근처 연세중학교 앞, 동치미국수찐만두, , 031)576-4070
- 라리아 : 양근대교에서 양수리 쪽 남한강변을 따라 8분 정도 이동후 우측(강쪽)에 위치, 라리아코스해물 스파게티, 031)774-9717
- 봉주르 : 팔당댐방면 팔당댐 45번 국도 우측에 위치, 항아리수제비비빔밥기타 파전류, 031)576-7711
○ 축제 및 행사정보
- 다산문화제, 실학축전 : 매년 10월 중순경 3일간, 031)527-7105
(www.silhakfestival.com)
- 몽골민속예술공연 : 매년 3월부터 10월말까지, 031)590-2793
○ 이색체험 정보 : 몽골문화촌 (몽고 관련 야외전시물과 풍습, 의복, 전통악기, 장신구 등 전시, 몽고음식 체험 등) 031)590-2793
○ 주변 볼거리 : 다산유적지, 홍유릉, 봉선사, 서울스키리조트, 스타힐리조트
(※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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