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녀
오색의 물레 잣아 날마다 베를 짠다.
새로운 문양 색깔 색다른 관념으로
날줄에 영혼을 걸고 씨줄엔 열정 엮어
사사조 베틀가로 한밤에 별을 풀고
허상의 둥지에다 무정란을 품고있다.
날 새자 얼굴도 없는 떠나보낼 님인데
매일의 이별은 익숙하게 덤덤해져
밝은 날 다시 본 그저 그런 피륙을
연민에 둘둘 말아 베고 깊은 잠에 빠진다.
이 잠을 깨고 나면 또 떠날 채비하자.
배낭엔 백지 하나 그 위에 詩도 챙겨넣자.
침 묻혀 꾹꾹 눌러 쓸 풀기 빠진 허무도.
이요조
詩作노트/
어쩌면 칼럼글을 쓴다는 게 베를 짜는 직녀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날마다 나는 베를 짜는 직녀입니다.
날새면 또 다른 베를 짜고 지난 밤, 최선을 다해 짠 베는 밝은
날 보면 그저 그런 피륙입니다. 더 잘 짜보려 늘 애를 쓰지만
자주 끊어지는 북! 언제나 마음과는 늘....거리가 멉니다.
神技에 가까울 정도로 베를 너무 아름답게 잘 짜는 '이라크네'는
여신 '아테나'가 시기하여 죽어 거미가 됩니다. 아름다운 베를
짤 수 있다면 거꾸로 매달려 줄을 내는 거미가 되어봐도 좋으련만
......................../이 요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