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휴가*


그래,

떠나자.

아무도 없는 곳에

딱 사흘만..

딱 사흘간만 혼자 가서 실컷 울다 오자.

정체된 내, 자아를 위하여..

내, katharsis를 위하여,

물가에 벗어둔 신발이

슬그머니 둥둥~ 흘러가듯

그렇게 흘려 떠나보내고 싶다.






숨 가쁘게 마지막 계단을 내려선 눈앞에서

문을 닫고 막 출발하는 전동차에 잽싸게 올라 탄 내 허상을 위하여,

도덕에 쫓겨 익사하고만 늦게 배달된 내 사랑을 위하여,

희죽거리며 웃다 말 만신창이가 된 내 모든 이상을 위하여,


소나기 울음이 흘러 내(川)가 되고

다시 모여 강(江)이 될 때까지




딱 사흘간 딱 사흘간만

아무도 없는 곳에 혼자 가서



내 속에 서린 푸른 울음을

모조리 훑어내어

강물에다 꺽꺽~ 풀다

오고 싶다.




그래,



딱. 사. 흘. 간. 만,

 

 

글/이 요조

 

 詩도 아닌 것이,  글도 아닌 것이...낙서에 가까운 이 글은 어쭙잖은 글을 쓴다면서 웹상에 흘러 다니는 그럴듯한 분위기의 이미지 하나만 부여잡고도 픽션으로 그럴싸하게 포장하여 낡은 몸과 마음의 위안을 삼곤 했었던....

그랬던 그 이미지는 사라지고, 을씨년스런 글만 남아 까치밥처럼 대롱거렸는데,
이곳을 찾아 첫 발을 내딛었을 때! 문득, 나는 그 때 그 詩를 떠 올렸다.

어쩌믄!!  그때의 내 글과 이미지가 혼절토록 딱 들어맞는 곳 이었다.

 

..........여행을 하다가 만난  Trout Valley 에서 이요조

 

 

 

 

 

 

 

비가 후드득 내리고 있었다.

구름이 몰려서 하늘이 어두컴컴해졌다가 이내 환하다가 그랬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사이사이 물그림자를 찍을 정도로는 반짝 여유를 보여주는 하늘이 고마웠다.

잠시 해가 나자 신비스런 물안개까지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게 아닌가?

일일이 설명을 달기엔 차라리 말이 없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어 관두기로 했다.


흰 턱수염을 길게 기르신 이준영(73세) 할아버지가 사장님이시다.

비가 오는 날,  텅-빈  저수지 수면위로 물방울만  번져나는 오후  할아버지는 전기난로 앞에 앉아 계시다가  의아한 듯 맞이해 주셨다.

 

   

포천 사는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이곳은 다들 잘 모른다.

홈카는 5대라 주말 계획이신 분들은 일찌감치 예약을 하지 않으면 낚시꾼들에게 뺏기기 십상이다.

 

어디 일상이 이럴수 있으랴?

눈과 귀와 마음이 열리는 이 곳!

바로 위엣 사진은 클릭해 보시면 높이 나는 새들....점....점...점,

날씨는 궂지만 온갖 새들의 청아한 지저귐 소리에 귀가 트여왔다.

악....악...까마귀소리에서 삐유~~ 어치소리에다....째재잭거리는 이름모를 새들..하며

어찌 마음이 물에 헹구어낸 듯....맑아지지 않을까?

천천히 느린 걸음으로 호수를 한 바퀴만 돌아보면 어느새 마음이 말갛게 씻기어져 있음을 안다.

 

 

 

Trout Valley[트라웃벨리]:☎ 031-532-5227. 533-0373


추동저수지의 주요테마는 송어를 겨냥한 플라이 낚시다.
플라이 낚시를 즐기기 좋은 곳! 춤추듯 뻗는 낚싯줄 손맛은 짜릿하다는데...
트라우트 밸리(http://www.troutvalley.com/)는 가족들의 휴식처로 특별히 조성됐다.

이용요금

 

1) 입어료(20인이상 단체 주중 30% 주말 30% 할인)
       a) 12시간 이용시 40,000원 (주간 07시-19시, 야간 19시-07시)
       b) 24시간 이용시 60,000원
 
2) 홈카 사용료

1일 사용료 :   주말(금,토) 80,000원
                    주중(일,월,화,수,목) 50,000원

 

3) 바베큐 그릴 대여

     a) 1일 사용료 : 주말, 주중 10,000원
     b) 대여시 가스 및 번개탄 4개 포함 지급 됩니다.
 

 골짜기라 주변에는 식당이 없으므로 음식재료는 준비해야 합니다.

③홈카 내부와 그외 소품 이야기들은 다음 글로 갑니다. 

 

 

 

 

전에 웹상에 떠도는 이미지로 허름한 목조다리를 본듯하여 할아버지께 여쭤보니,
너무 낡고 위험해서 치워버렸다신다. 뜯어놓은 잔해만 남았다.

이 다리는...멋스럽긴한데...난 왜 물위에 찰방거리던 낡은 나무다리의 옛 그림이...뇌리에서 떠나지 않는걸까?

 

   

 

 

 

 

 

 

 

 

 

 

 

 

  

 

 

 

 

 

   

 

 

  

 

▲ 해체된 옛다리의 흔적

 

할아버지 안내로 신발을 벗고 홈카에 들어가서 요기조기 자세히 촬영도 하고..

마침 빗소리가 홈카 천정을 후드득...두드리는 난타를...

비님 오시는 날은 빗소리를 좋아하는 분들은 금상첨화지만, 홈카라서 잠을 자려는 분들에겐

일기예보에 맞춰야 할 듯, 대신 비오는 날은 한적해서 그지없이 고즈넉한 이점이 있다.

따듯해지면 낚시꾼보다 피크닉 삼아 들린 구경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게 많으므로...


다음 글 ③에서는  홈카 내부와 아기자기한 소품들 그 외 이야기들로 꾸며 볼까합니다.

 

홈카의 유리창 안에서 바라보이는 풍경화 

 

click~ ① 송어가 사는 계곡을 ...

  ②Trout Valley 물그림자,...

③Trout Valley/상세안내서

 

 

 

 

 슈베르트의 '숭어'

제4악장: 안단티노 (Andantino), D장조, 2/4박자.(주제와 변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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