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물캐는 할머니* 

 

 

 

 

 

기분 좋은

누군가를 만나는 설레임?

그런 느낌입니다.

깊은 산 속, 더구나 물오른 봄 색 짙은 산을 탐구한다는 일은~

병꽃나무 꽃터널을 고개숙여 지나고 .......

산 벚꽃 펄펄 눈처럼 휘날리는 산길에서

마치 비밀의 정원에 들어선 듯 한 느낌입니다!

 

 

새소리요?

말도 못해요. 귀가 따가울 정도네요!! 울음소리도 크고

종류도 얼마나 많은지~~

어느 새는 제가 다래순 채취하고 있는데

소나무 꼭대기에서 절 내려다보며

<이요조!><이요조!>제 이름을 부릅니다. 저도 <왜?><왜?>

화답하며 다래순을 땄습니다.

 

마치 나무라는 것 같기도 합니다.(양심은 쪼까 살아있어서~)

온 산이 앵초꽃이군요. 앵초가 지천으로 피어있는

꽃밭을 스치고나니

양지바른 곳에 할미꽃이 작은 동산을 이루었습니다.

,,,......누가 물어도 안 갈쳐줄래요!!

저만의 비밀의 정원으로 둘래요.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곳!!

 

 

 

이러자면 얼마나 험한 산길을 지나쳐 갔는지 짐작이 되시겠지요!

평소 땀도 흘리지 않는데 얼굴에서 물이 퐁퐁 솟아나고

비 온 뒤라 날씨는 쌀살 했는데도 얼굴은 벌게졌다했습니다.

 

 

부엽토 속에 묵은 밤송이가 운동화 사이로 어찌나 찌르는지....

목이 긴 장화 정도는 신어줘야  뱀이나 가시를 피할 것 같습니다. 

 

겨우내 척추전방전위증으로 고생했는데 요즘 살만해졌나봅니다.

아프다고 전전긍긍 겨우내 힘들여 찌운 살~

아깝게 다 내리게 생겼습니다.

 

 

 

*할미꽃 군락지*

처음 맞닥뜨린 할미꽃 한 포기만 보고 신기해하고 사진을 찍었는데....

자꾸만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여기도 할미꽃, 저기도 할미꽃, 아니 제 발 아래도  쩌어기까지도

 할미꽃  새 순이 마치 누군가가 씨를 뿌린 듯 엄청나게 올라옵니다.

100여 평이 넘도록 전부 할미꽃 밭입니다.

발을 함부로 디디기 어려울 정도로 새싹도 퐁퐁 솟아나고 있었지요.

   

 

하산중에도 다래넝쿨 연녹색 새 순이 햇살에 반짝이며

<가지마라! 더 놀자!>며 내려가는 발목을 부여 잡습니다.

거의 다 내려와서는 억새가 누구를 위한 보은인지

결초로 사람을 자빠트립니다.

아차! 자빠라질 뻔한 적이...여러 번!

알게 모르게 지은 죄 많나봅니다.

 

 

 

산을 내려와 손 씻던 맑은 개울에서 쑥도 요만큼 캐고

다래순은 이만큼....

집에 와서 손질해서 데치느라 힘이 더 들었지만

ㅎㅎ 자벌레 애벌레가 꼬물꼬물....

(한창 자라고 있는 애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겼습니다)

 

 

난생처음 두릅도 제 손으로 따봤어요!!

고비라는 것도 처음 발견했습니다.

비 온 뒤라 요술처럼 고개를 쏘옥 내미는 거 있지요?

겨우내 추웠는지 햇솜포대기에 쌓인 채 고개를 내미는 요 녀석들!

지금 데쳐서 말리는 중이예요!!

고비에 묻은 솜을 떼어 내니 폭신폭신....

정리 다 끝난 다라이에 떨어진 분홍빛 산 벚꽃 꽃잎 하나...

 

 

 

 

 

 

제대로 맛들렸습니다.

오늘아침은 숭덩숭덩 바느질해서

허리춤에 찰 산나물 줌치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다 산나물 장사하려고요.

양 손을 사용하자니 불편하더군요!! ㅎ

할머니들 손자 공책사고 용돈도 주신다는데....

저도 산나물캐서 손자 용돈 좀 주려고

나물마니로 입문했습니다.

 

 

 

<산나물사세요!!>

<나물이요!>

 

 

 

 

나를 혼자두고 다른 곳으로 가버리면서~하는 말~

혼자 무섭지 않겠냐고 묻습니다.

<에에이....무슨~ 그런 말씀을~혹시라도 우려하는 그런 일이 있으면

선산에 떼까치가 우는 가문의 영광이징~ ㅋ ㅋ ㅋ ㅋ>

 

 

 

부엽토 속에 묵은 밤송이가 운동화 사이로 어찌나 찌르는지....

목이 긴 장화 정도는 신어줘야  뱀이나 가시에 걸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분홍빛 산 벚꽃잎 하나...



오늘 아침은 숭덩숭덩 바느질해서 허리춤에 찰 산나물 줌치를 급조해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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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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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나물과 봄여행

내가 봐도 예쁘다.

두릅을 보자기에 고이 쌌다.

5월 9일 KTX로 창원에 사는 막내집을 찾기로 했다. (언니네 부부와 우리 부부 4명)

내 막내가 아니라....울 엄마의 막내!! ㅎㅎㅎ 막내동생이다.

쌍둥이를 두었는데, 며칠전 LG화학에 입사 합격통지서를 받았단다.

과거 급제마냥 신나고 즐거운 일이다.

 

고모가 요렇게 정성들인 두릅을 갖고 ..창원, 동생네를 찾아갔다.  작은 정성이다 (헐)

 

랩을 씌웠어야 되는데 보자기로 사서 냉장고에 넣었더니 하룻밤새 탈수가 되어 숨이 좀 죽었다.

요즘 산바람이 톡톡히 들었다.

 

나물에 묻어온 산복숭아꽃도 올리고 힛~~

 

그 날 산에서 따온 다래순도 삶고...그랬더니 그만 해가 지려한다.

 

집안에 있는 채반같은 소쿠리는 모두 다 비상소집, 동원령이 내렸다.

 

앞마당은 나무 그늘에 가렸고 집 옆구리 햇살 조금 들어오는 지하실 입구 골목에 나물을 두었다.

그래도 다래순은 아주 잘 말라주었다.

 

다래순 한 봉지 묵나물로 만들어 두고는 이리도 흐믓할 수가~~

 

 

고비.....참나물...

다래순

다래순을 무겁도록 땄다.

왜그리 깊은 산에 혼자 있는 게 좋은지....

나는 사위가 고즈넉한 적막을 깨치는 새들의 노래소리~~

딱따구리가 멀리서 나무를 쪼는 소리~

가까이서 산돼지 소리도 들었다. 하지만 하나도 무섭지 않다.

나도 자연이니까!!

 

 

산복숭아꽃 향내

 

다래순을 따는데, 귓가에서 벌이 잉잉거린다.

제 먹을 도화꽃을 건드리는 줄로만 알고...

<아냐 아냐 네 좋아하는 나무를 못살게 구는 이 늠을 손 봐주는거야~>

구캐싸면서...

하도 벌이 잉잉거리길래 <을매나 이기 맛나면 저래쌋노?> 싶어서

나도 신복숭아꽃 하나를 입에 따서 넣는다.

 

<이런..이런 향이~~>내가 찾던 바로 그맛이다.

눈물이 울컥 솟으려한다.

 

육이오 전쟁후

부산은 피난민들로 부락을 이뤘다.

지금은 수산센터가 들어선 충무동 5가....그 곳은 매립지로 남부민 국민학교에 그 곳 아이들이

대거 편입되었다.

 

우리집은 적산가옥으로 제법 큰 집이었는데...문간방을 어떤 남자어른(내 눈에는...) 총각 아저씨에게

세를 놓았는데 판자촌동네 갱생원이라나 그 곳에서 제법 중직을 맡았던 사람이었다.

 

미국의 원조를 받아 옥수수죽을 끓여 그 동네에 나눠주곤 했는데

우리들은 그 아저씨가 갖다주는 미제 과자를 넉넉히 얻어먹었다.

그런데....그 향이 싫었다. 빛깔도 까만....젤리같은 것이 ,,,뭔 향이 그리도 짙은지~~

그래서 늘 주는 과자도 우리 형제들은 모두 심드렁했고, 동네 아이들에게 나눠주기 바빴다.

 

그랬는데....어른이 되고 그 과자가 생각나더니 먹고싶은 거다 (웬 벨일@@)

미국에 가서 뭐 먹고시픈 거 없냐는 사위에게 어릴적 그 과자 이야기를 하고  함께 여기 저기를 다 뒤지고 다녀봤지만  그런 향나는 젤리는 없었다.

 

그랬는데...

산복숭아꽃을 하나 입에 문 순간, 그 과자 향이 바로 이 향이었던 것이다.

내가 그초록 그리워했던 과자의 향이.....

 

그 당시에는 마뜩찮던 향기를 나는 왜  반백년이 넘도록 기억하고 있는 것일까?

나도 모를 일이다.

향내는 ,,,기억을 되살리고 추억을 반추하는데 비중이 큰가 보다.

 

 

 

똑딱이 디카로 찍었지만.....

마음만은~

이 걸 들고 여행길에 올랐다.

다래순 말리기

새벽에 출발 산나뮬 캐오고...데치고 나니 해가 지려한다.

그래도 집 옆구리, 지하실 입구에 햇살짜투리를 붙들고 나물을 말렸다.

덕분에 잘 말라주어서 다행이지만...

봄여행은 시작되었다. 창원 막내집으로 광안리 여동생집으로,

백수 백조인 언니, 누나, 형부 자형들이 대거 몰려 다녔다.

언제 또 이러겠냐?  우리 인생의 봄날도 가려는데...

여행이야기는 죽-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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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복숭아꽃 향내을 알았다는 이 충만한 즐거움!!

어린 날,  추억속에

그 애매모호한 과자향을 찾아

끄집어냈다는...환희!!

 

이 봄에

정녕

행복하다.

 

나 죽기전에 궁금했던 수수께끼를 하나 풀 수 있어서,

 

이 요조

 

 

 

 


창원 해양공원


광안리 여동생 집 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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