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스산해지고 부쩍 우울해졌다.

제대로 겨울 찬바람이 불면 김장걱정에...연말연시 즐겁게 북적이는 사람들 속에 동그마니

나만 외로울 것도 같고~

 

그런 내게 요즘 연이어 바깥에서 외식할 일이 연거푸 생긴다.

점심, 저녁, 술자리, 노래방, 맛집 순례~~

 

그 멋진 한강변 맛 집도 그저 지는 저녁놀 몇 장만 담아왔다.

이 나이에 먹을 것 앞에 두고 카메라 들이대기도 실은 멋쩍다.

블로거라지만 맛집 탐방은 꿈도 꾸지 않는데 그런데.....

 

술 한 잔 먹기 좋은 집을 가서는 그 재미에 폭 빠졌다.

술도 입에도 못 대는 내가...

고향은 부산이라고 꼼장어 맛은 절대 못 잊는데~~

언젠가 성북동에서 꼼장어를 한 번 먹고는 부산 아니면 절대 안 먹겠다 다짐했었다.

 

냉동 꼼장어가 질기고...맛은 씻어낸 듯 사라지고....향기도 없고,

그랬는데 이 꼼장어 집은 그런 다짐을 엎어버려 주었다.

 

슬그머니 늘 상비하고 다니는 작은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맛집 탐방이 아이라 오늘 추억을 담아가기 위해서다.

수더분한 ....술집의 분위기에 걸맞게 카메라를 꺼내들어도 누구 눈치 보일리도 없고~

 

남이섬, 나미나라나 가면 먹을 줄 알았던 도시락밥도 나와서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

 

 

 

홍합탕이 나오고

 

 

아!  어릴적에

쪽쪽 입술로 빨아댕겨 먹는 고동도 나오고....

 

 

그 옛날 소시지반찬에,

볶은 김치~~콩자반

오뎅볶음이 든 도시락밥을 잘 흔들어주면

 

 

요렇게  짠!!

추억의 밥이 된다.

 

 

 

연탄불은 아니지만 숯불위엔

꼼장어 구이가 지글지글 잘 익어가고...

 

 

묵은지에 싸서도 먹고

잘 익은 총각김치도 아사삭 씹어먹고~

 

 

술꾼들도 향수에 젖어 일배 부일배!!

건배!!

 

 

양념 바르지 않은 꼼장어구이 맛이

담백하다.

 

 

장어구이를 시켰더니

얼마나 신선했는지 잘라놓은 장어 꼬리가

불 위에서 춤을 춘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둥그렇게 둘러앉아

술 한 잔 하기에 따악 좋은 분위기

 

 

혹, 화장실이 냄새나면 어쩌나 우려하며 갔는데...

 

 

느낌표

깨끗하고도 재미있는 그림이 그려진 화장실을 만났다.

 

 

맛집 이야기에 화장실 이야긴 뭥미??

그림이 예뻐서 나중에 어따다가 응용해 볼라꼬....ㅋㅋㅋㅋ

 

 

이런~~

다 먹고나니

이런 서비스?? 거 참말로 개안네!!

신나2

 

나도 모르게 ....셔터! 남발!

 

 

깨끗하고 위생적인 포차분위기다.

 

 

이런!

내가 좋아하는 새우도 있었네 그것도 살아있는 새우?

남편이 좋아하는 가리비구이도 있었네~~

담 번에 또 와야겠다.

호호

 

 

불을 끼고 빙 둘러 앉으니...스산한 시월을 보내기에도 무리가 없고

연말연시 지인이나 칭구들끼리 한 잔 술에

마냥 코 빠트려도 좋겠다.

 

 

이주노와 함께 사진속의 싸장님!!

 

 수족관에는 언제나 싱싱한 해산물을 착한가격에

 손님을 정성껏 모신다는...김권식(53)님

 

강남왕꼼장어

의정부 민락동 701-2

031)853-9212

010-4156-7147

 

 

 

 

 

 

장어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흔히 회로 먹는 아나고는 '붕장어'이고

이빨이 쎄고 여름에만 잡히는 장어는 '하모'라 불리는 갯장어이고  포장마차에서 즐겨먹는 꼼장어는 '먹장어' 이다.

요즘에는 먹장어도 냉동된 채로 수입산이 들여 온다고 하니 그 맛은 예전과는 다르다.

얼마나 힘이 쎄고 지독한 늠들인지...껍질을 홀 딱 벗겨놓아도 벌겋게 되어 꿈틀거리던 꼼장어!!

 

꼼장어 일번지는 단연 부산 자갈치 시장이다.

저녁 샐러리맨들의 퇴근시간이면 구수한 냄새가  넓게 퍼져나가  오가는 행인들의 발목을 잡던  원흉이 바로 요늠들이다.

 

둥근 연탄불 식탁에  앉아 곰장어를 시키면 주인은 뻘건 곰장어를 연탑불위에 일단 올린다.

불 위에서 꿈틀대는 꼼장어~~~~

꼼장어가 잠잠해지고 일차 구이가 끝나면 또 다시 벌건 고추장 고춧가루가 섞인 양념소스에 몸을 첨벙 담갔다가 꺼내어

손님들 연탄테이블 석쇠에 올려 놓는다.

 

그 냄새는 얼마나 황홀한지 모른다.

출출한 속을 뒤집어 놓고도 남음이 있다. 얼마나 냄새가 근사했던지....막상 먹어보면 별 맛 아닌 듯 느껴질 정도였다.

 

나는 아이를 가질 때마다 이 곰장어가 얼마나 먹고싶었는지 모른다.

살아있는 싱싱한 곰장어 보기는 이제 어려워졌다.

껍질을 벗기고 몇마리씩 엮어져 꾸리에 꿰어졌어도 살아있던 꼼장어....

연탄불위에 올리면 뜨거워 몸부림 치던 꼼장어, 양념발라 구워지던 .......그 냄새~~

 

한 번은 성북동에서 곰장어를 먹었는데....맛이 전혀 틀렸다.

냉동꼼장어란다.

그러게....요즘 산 꼼장어 만나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

 

 

 

냉동된 꼼장어를 사왔다.

추억을 회상시켜보려고....낸동된 꼼장어는 해동시킨 후 끓는 물에 잠깐 삶아내어야만 비린내가 가신다.

물론 싱싱한 꼼장어는 비린내는 커녕, 단 맛만 나는데...냉동은 자칫 잘못조리하면 비린내때문에 요리를 망치게 된다.

그리고 특유의 징그러움 때문에 집에서 만질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이젠..내 나이가 몇 개라고, 이까이꺼....겁날 게 �따!!

 

 펄펄 끓는 물에 맛술을 붓고 꼼장어를  삶아내었다. (너무 잠깐도 아니고 너무 오래도 아닌...3~4분정도)

 밥풀같은 알들이 죄 쏟아지듯 터져나왔다.

 꼼장어를 구워 쌈사먹으려 준비한 야채,

 고추장 고춧가루 입맛맞게 섞어서

파 마늘 풋고추 깻잎....방아등 넣어서 양념장을 만들어

양파도 썰어넣고

뜨거운 물에 튀겨진 꼼장어도 적당한 크기로 썰어두고

 양념을 한다.

 

한 20여분 양념장에 재워 두었다가

 

 

간이 배었다 싶으면 굽는다.

숯불에 구우면 좋겠지만....

 

오븐에 구웠다.

냄새가 나면 어쩌나 싶어 오븐을 바깥마루에 내어놓고

요리를 했는데...

어라~ 냄새가 별로 나질 않는다.

그럼 맛은?

제대로 맛은 나는거야?

 

 

다 구워졌다.

 

 

깻잎에 꼼장어 한 조각,

마늘 한 쪽, 풋고추 한 쪽~ 얹어서 한 입에 쏘옥~

씹히는 꼼장어 살이 탱글탱글하다.

 

그 옛날 자갈치에서 먹던 그 맛은 아니지만....

비린내도 완벽하게 잡았으니...

탱글탱글 식감이 .....간만에 그리움의 맛,

그 회포를 푸노니....

.

.

.

에븝 

마싯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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