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하지는 않지만 조물조물 손장난을 좋아하는 나는 드디어 리본 만들기에 도전!!
옛날 한동안 뜨개질에 푹 빠져 있을 때는 모든 잡념이 사라졌던 기억이...
구정 뜨개질로 딸 옷도 짜 입히고 소파 탁자 씌우기에 열을 올렸다.
뭐든 한 번하면 너무 몰입하기에 남편은 뜨개질 하는 걸 몹시 못마땅해 했다.
하긴 아이들 셋을 키우려면 그 것만으로도 바쁠 테니...
요즘 들어 무척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지난 밤 꿈에도 남편이 아이들과 어디를 다녀오는데...댓살로 보이는 막내를 데리고 나갔다가 빈손으로 들어온다.
아이는? 하고 다급하게 물어보다가 울며 길거리로 찾아 헤맨다.
첫 딸아이를 시집보내는 날도 참으려야 참을 수 없는 눈물에 참 난감했었는데...
갑자기 나머지 아들을 한꺼번에 (보름상간으로)둘을 다 떠나 보내자니 헛헛한 맘을 종잡을 수가 없다.
30여년 넘도록 늘 끼고 살던 사랑스런? 아들 둘...
아마 남편도 그럴 것이다. 요즘 집에 있는 남편은 아이들 와이셔츠를 전담해서 다려주고 있다.
세탁소보다 낫다. 아마도 남편도 그런 맘이 들기는 매 마찬가지지 싶다.
평소엔 절대 라면을 주지 않는 난데 오늘 아침 댓바람부터 큰아들에게 라면을 끓여주었다.
저 좋아하는 거, 저 먹고 싶어 하는 거 얼마나 더 내 손으로 먹일 수 있다고 ㅠㅠ
<밥주까? 라면 주까? >물어보니 당연 라면이란다. 요즘 내가 이러고 산다.
그렇게 밤에는 잠도 안 오고 그러는데, 치과치료까지 하다가 덧씌우는 치료의 스트레스~
건강검진 때 내시경 스트레스~
참고로 MRI 조영제, 수술 마취 후 부작용(멈출 수 없는 심한 구토등세)이 심한 나는 수면내시경은아예 포기하고 그냥 했더니 좀 괴로웠다. 검사 중 스트레스까지 겹쳤을까?
하루는 아침에 잠을 자고 났더니 중심을 잘 잡지 못하겠다.
불면증으로 잠이 덜 깼거니 하고 좀 있다가 가슴이 갑갑하여 문을 다 열어젖혔다.
<엄마 추운데 왜 그래요?> <응 좀 갑갑해서~>
방에 들어가 눕기도 그랬다. 그러다가 눈도 뜰 수 없을 지경으로 어지럼증과 구토가 찾아왔고
남편 부축으로 집에서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이런 증상이 20년 전부터 4번째 동네 병원에서도 그냥 링거 꽂고 무슨 주산지 몇 대 더 첨가해서 맞고 나면 어지럼증도 구토도 그럭저럭 잦아들었던....
요즘 그 증상이 귀동냥으로 들었던 달팽이관(이석증) 잘못이란 건 어디서 알아 가지고는 이비인후과를 찾아 갔더니 큰 병원으로 가보라며 의뢰서를 써준다.
이비인후과에서는 신경과로 신경과에서 이비인후과로 패스하는 이상한 일이 생겼다.
먼저 귀, 기능검사부터 했으나 아무 이상이 없단다.
신경과로 다시가면 MRI를 찍어야 한단다.
신경과예약은 전화 예약하겠다며 집에 와서 지금 뭉그적거리고 있다.
뇌경색 전조증은 없었으니 아마도 스트레스성 심인성,,뭐 이따위 얘기만 들을 게 뻔 하기에~~
남편은 가자고 가자고 하다가 맘대로 하라며 삐졌다...
나는 스트레스를 풀 겸 리본배우기를 시작했다.
외손녀 리지(지원) 헤어밴드도 머리핀도 만들어주고 마이키(정원)나비넥타이도 만들어주고...
상상하면서 작업에 들어갔다.
그런데 요즘도 견딜 만큼 어지럽긴 매 마찬가지다 며칠 더 있어보고 신경과예약을 해야겠다.
MRI조영제...옛날 십 수 년 전하고 좀 달라졌겠지? 그 땐 정말 죽을 뻔 했는데...
참, 얼마전 치과 진료를 다니면서 마취주사를 맞고 치료를 받고 할 때
예전에는 우리 세 아이들이 촛불 켠 케이크에 둘러앉아 노래를 부르던 모습을 상상하는 게
아픔을 견디기에 제일 좋았었는데...
이번에는 손자 손녀의 노는 모습을 상상하니 두려운 시간이 잘 흘러주었다.
이제 내 눈에 꽃은 손자 손녀로 옮겨갔으니 두 아들도 떠나 보내야 할 때가 되긴 했나보다.
그래야 더 많은 손자 손녀들이 태어나는 거 맞겠지? 그러니 즐거워 해야겠지?
나 진짜 늙어가는 거 맞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