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하던 장소에 뱀이 한 마리 산다고 겁을 벌벌낸다.
<치, 뱀이 뭐 그리 무서바서...>
그 길을 지나면서 < 나..지나간다. 니 해꼬지 안할 꺼니까 걱정말고...> 그러라고 이야기 했지만 그 게 하루 이틀에 되는 습관이 아니다.
뱀이 무조건 싫단다. 심지어는 강아지도 무조건 싫어라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장마비에 물이 얼마나 불었나 보자며 우리들의 은밀한 캠핑장소로 가 보기로 했다. (7월2일 토요일)
징검다리도 물에 잠기고...냇물은 범람했다. 앞서 잘 가더니 뱀이 있다면서 기겁을 한다. 저 돌팍위에 가만히 있더란다.
<음....선탠하러 나왔군!!>
뱀도 햇볕에 몸을 말리고 열을 얻어야 산다. 그리고 사람을 괜히 뒤쫓아 오거나 물지를 않는다. 아무리 독이 없어도 제 몸을 만지거나 밟으면 물게된다.
의심쩍은 숲길을 지날 때 뱀이 놀라지 않게 인기척을 낸다거나 지팡이로 미리 숲을 스치는 소리를 내면 스스로 물러난다.
돌아서 나오려는데, 뱀이 또 나왔다. 얼른 카메라로 포착했으나 흔들리고 희미하다.
<아! 무자수다!!>
내 입에서 불현듯 터져나온 이 말은? 어렸을 때 들어 본 ...물뱀의 방언이 뇌리에서 팝콘처럼 터져나온 말이었다.
집에 와서 검색해 보니 맞다. 신기하다. 그리고 보니...그 말이 어째서 기억이 났는지...옛 추억속으로 빠져들었다.
옛 추억속으로
어렸을 때 여름방학이면 마치 내집 찾아들 듯...외갓집으로 떠나던 나...
<먹을 것도 귀한 여름에 와오노? 무는 벌레도 많고..겨울에 오면 먹을 게 좀 있는데...>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의 말씀이셨다.
그래도 여름이 좋았다. 지금도 여름을 좋아하지만..여름태생이라 그런가? 겨울은 기관지가 약해서 너무나 싫다.
어느날인가 비 그친 뒤...나는 뭔가 칭얼대면서 외할머니께 보채고 있었다.
지금 내가 생각해도 얼마나 고집쎄고...코도쎄고...기갈도 쎈지...그 때 할머니 등뒤 감나무에 뱀이....
<할매!!!!!! 뱀!!!!...> 그랬는데...뱀이 한 마리가 아니다. 한 여덟마리쯤 나무에 대롱대롱매달렸다. 징그러웠다. 이 무슨 일이....(지금 생각하면 비 온 뒤 뱀일광욕이었다)
할머니는 <요조니가 애먹이니까 혼내줄라꼬 나왔능갑다> 하셨다. 참말인가 싶어서 보챔을 뚝 끊고 빨래를 들고 가는 개울로 따라나서는데....길에 뱀이 여기도 한 마리 저기도 한 마리...
득시글 득시글대는 뱀천국이었다. (그 날 왜 그랬을까? 그 이후로 할머니께 절대 보채지 않았다 ㅎ)
어느날인가...
이모가 개울위에 있는 고구마밭을 매러 가는데 따라가서 나는 개울에서 가재를 잡고 놀고 있었다.
바위를 들어야 가재가 보였으므로 작대기가 하나 있으면 딱 좋겠다고 두리번 거리는데...마침 물위로 동동 때맞춰 막대기가 떠내려 오는 게 아닌가!
얼른 집었더니 <허거걱!!> 어린 내 팔목을 감고 올라온다. <끼아악~~~~~> 얼마나 소리를 질렀는지....아마도 산골을 찌렁찌렁 울리고도 남을만큼 죽는 것처럼 고함을 질렀는지
이모는 언덕을 미끄럼타 듯 굴러내려왔다.
아마도 팔짝대는 나의 요동질에 뱀은 스스로 물러 떨어졌지 싶다.
얼마나 놀라고....억울하고 분하고(아마도 내 성질에 그랬을 것) 외갓집에 당도하도록 시끄럽게 아가리질(입 크게 벌려 우는)했을 것이다.
언제나 자상하고 내 편인 외할아버지
<ㅎㅎ 우리 요조가 나중에 부자 될라나보다 무자수인테 다 물리고....세 번만 물려봐라 영낙없는 만석꾼(만석지기)이 된다카이...>
이 말에 어린 나는 울음을 뚝 그쳤다.
아!! 무자수가 ...뱀이 그렇게 무섭고 나쁜 건 아니었구나!!
그 뒤로 외할아버지 말씀 덕분인지 그다지 뱀을 두려워하거나 싫어하지는 않는다.
외할아버지의 그 말씀이 없으셨다면 지금 쯤 나는 그 누구보다도 뱀을 무섭고 싫어라 하며 어찌 포스팅을 하겠는가? ㅎ
그리고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은 무자수도 애완동물로 낯을 익히게 되면 머리를 쓰다듬어도 가만 있게 된다고 한다.
.....
이렇게 깊은 산골짜기 계곡
장마에 물은 불어나고 있었다.
물은 건느자...
앞서 가던 ....일행(女)
<야!!!!!> 하는 소리는? 뱀을 저리가라고 내쫓는 일갈의 함성?
실은 고함치는 지가 더 놀라서...그런다.
<에에이...바보, 걍 놀래켜서 미안하다 하면 될 것을....>
내가 퉁박을 주자...놀라 떨면서 <저리로 갔어.>...하는데 보니 마지막 꼬리가 쏘옥 들어간다.
사람을 보자 피해서 자취를 감춘다.
아니지....나의 포스를 보자 꽁무니가 빠지도록 시방 달아나는거다.
.
.
그랬던 뱀이 한 30분 뒤
다시 되돌아 나오다가 또 따악 마주쳤다.
지금 또 황급히 피하시는 중...
뱀 왈 <에고 내가 몬산다카이....장마에 모처럼 날씨가 좋아 몸 좀 말리려했더니 거 디게 구찮구만...>
아직 덜 들어간 꼬리가 보인다.
물가 계곡 이런 구멍이 거처가 되나보다.
물뱀은 집인가보다 동면장소는 일정하지 않단다.
물가와 떨어져야 동면시 체온유지가 가능할테지....습기가 많은 곳은 땅이 얼어서
지열을 얻기 힘든 장소라 동면하기엔 부적합하다.
홍천 수타사에서 만난 무자수
수사(水巳) 藥用으로는 사용치않으며,
無毒性이며 유일하게 卵胎生으로 새끼를 낳는다.
옛날에는 논에서 많이 잡혔으나,
약10년전 부터
고독성 농약(제초제)으로 인해 생활 환경을 水路 쪽으로 이동해서 살고 있다.
#무독성 #난태생 #비보호종
무독성입니다. 그러나 천적이나 인간이 잡았을 시, 천적을 물려 하는 욕구는 대단히 강합니다. 65cm내외의 크기입니다.
우리나라의 독사 종과 같이 난태생으로 8~13마리 내외의 완전한 새끼를 출산합니다.
무독성의 뱀이 난태생의 완전한 새끼를 출산하는 것은 수사 뿐입니다. 주로 해발 200고지 이하의 야산에서 동면하며 들과 논의 습도가 높은 저지대에 서식합니다.
주로 양서류의 먹이를 사냥합니다. 습기를 가장 좋아하는 뱀으로 논이나 개울가에 서식하므로 농약의 피해를 가장 많이 보는 종입니다.
동면장소가 일정하지 않습니다. 잠수를 가장 잘하는 뱀입니다.
물뱀 (새끼 밴)
方言 : 무자수,무자치위 사진은 물뱀이 새끼를 밴 상태이다.
<검색글>
유독 꼬진 내 전화가 안터지는 곳!! (☜click~)
▲ 지난 번 켐핑이야기에서 그 장소
2007년 태국 여행길에
코브라를 만져보는 내 손!
나는 동물이나 곤충, 이런 것을 무척 좋아한다. 심지어는 웬만한 커무니케이션까지 이뤄진다고 믿는다.
방콕여행을 패키지로 가면 으례 뱀장사집으로 인도되는 건 애교다.
뱀을 가둔 우리에 다가갔을 때, 나는 난생 처음으로 어떤 한 늠과 얼굴을 마주하게 되었다.
30cm 간격이었을까? 그늠은 얼굴이 자그맣게 타원형으로 이 세상에서 제일 순하고 착하고 귀여운 얼굴을 가졌었다.
두 눈을 똘망하게 뜨고 나를 바라보는 얼굴, 찢어진 입도 아니고 마치 천진한 아가의 입처럼 오므린 모습이 악의나 징그러움이라곤
도저히 찾아볼래야 찾을 수가 없었다.
<어머! 얘, 너 참 예쁘구나....아유 귀여워라~~>하며 어쩌고 저쩌고 한참 말을 걸였는데....마치 알아 듣는 것처럼 우리는 잠시
첫 눈에 빠진 사랑을 속삭였다.
그랬더니 뱁장수 아저씨가 와서 나무랐다. 기분이 나쁘면 독을 얼굴에 쏘기도 한단다. 눈에 들어가면 실명된단다.
그렇게 겁을 주더니 우리를 열고는 막대기로 휘휘 젓는게 아닌가?
순간 우리 안에 있는 뱀들은 일제히 코브라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내가 잠시 빠졌던 그 늠 역시나 목울대 부분을 부채살처럼 활짝 벌리고 있는데.....좀 전의 그 얼굴은 온데간데 없다.
뱀을 다루는 이가 누구 만져볼 사람? 했으나 아무도 선뜻 나서질 않는다.
그 때, 뱀장수가 남편을 지목하길래 그 때 덩달아 나가서 용감히 만져보니 감촉은 촉촉하고 부드럽다. (팁, 2000원씩 내란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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