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소스
오늘은 된장소스에 대해서 이야기 하마!
젊은 새댁들은 얼마나 많은 양식을 해먹을 것인지 주방을 채울 소스부터 구입하더구나!
엄마는 그 이름을 다 모르지만 여태껏 너희들 잘 먹이고 잘 살아오고 있다.
신혼 초에는 매일 근사한 서양요리로 멋진 식탁을 꾸며보겠노라 당찬 꿈을 가지고 시작하겠지만 생활이 어디 꿈처럼
쉬-되겠더냐?
일상에 지치고 몸이라도 아프면 서로가 찾는 음식은 자라면서 먹어왔던 엄마의 맛이란다.
감기 몸살이 났을 때 스프보다는 시원하고도 매움한 콩나물국이 땡기는 이치란다.
우리의 기본양념도 잘만 만들면 멋진 소스가 된다. <대장금> 드라마를 볼작시면 궁에서 단맛을 홍시로 대신하듯이~
우리에겐 오랜 기간 발효하여 숙성시킨 좋은 양념들이 대부분이다.
크게는 간장 된장 고추장, 으로 나뉘는데....
그 세 가지의 기본양념들을 잘 이용한 소스야말로 우리 입맛에 적절한 천혜의 소스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고추장으로 만든 생선회를 찍어먹는 초고추장, (넉넉히 만들어 두어도 변하지 않는다)
된장과 고추장을 적절히 섞은 쌈장(집장또는 막장이라고 따로 담기도 한다)
간장에다 식초와 물을 희석하면 짜지도 않고 새콤한 기름진 것을 찍어먹기 좋은 일반 간장소스 그리고 또,
젓갈을 담아서 맑은 액젓만 따로 받아 내린 젓간장은 바다 해산물 해초무침에 액젓장을 이용하면 이보다 더 어울릴 수가 없다.
그 외에도 막걸리나 과일 껍질로 만드는 식초,
매실엑기스가 경과된 식초, 유자청 ....이런 것도 바로 훌륭한 소스의 재료인 셈이다.
이런 천연의 재료들을 잘 섞어서 만들어 내면 바로 그 게 바로 전통적인 한식의 풍미를 더해 줄 소스란다.
어느 해에 가오리가 많이 생겼다.
(ㅎㅎ 실은 지난 글을 뒤져보니....가오리와 조기 각각 한 박스씩...
길거리에서 아빠가 낚이신 거지~ 몇 번 당하시더니 요즘은 덜 하신다. 이젠 그런 낚시수법이 멕히질 않는가보다)
조기는 어떻게 잘 한 모양인데...웬쑤같은 가오리가 문제였다. 홍어도 아니고,
그 가오리 한 상자를 다 껍질을 벗기자니 힘들고...
먹자니 요리법도 다 모르겠고, 저장하자니 어떻게 할 줄을 몰라 카페에다 글을 올렸다.
가오리 요리법이나 저장법을 아시는 분? 하고,
그랬더니 어느 분이 고맙게도 해남사시는 시어머님께 전화를 드려보았더니,
그냥 껍질 벗기지 말고 된장 발라 놔두란다. 지금 생각해 보니 바로 그 게 발효시키는 것이었다
엥? 어디에? 상온에 냉장고에?
그 것까지는 다시 물어볼 수가 없어서 된장을 대충 발라서 밀폐용기에 넣어서 냉장고에 던져두었단다.
그리고는 한참 뒤에 가오리를 쪘는지...양념을 했는지...아무튼 아주 맛나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예전에 결혼 전 엄마 아빠는 함께 가야산 겨울 등반을 했었다.
갑자기 얼마나 많은 눈이 내리는지....발은 푹푹 눈 속에 잠기고 폭포는 빙벽이고 30년 전 등산화들은 거의 다 물을 먹었다.
어찌된 상황이었는지 기억에는 없는데...어느 산골 초갓집에 찾아 들었다. 한 열댓 명의 점심밥을 해 줄 수 없냐고 물었더니
홀로 사신다는 할머니 설레설레 고개를 저으셨다.
반찬이라고는 김치 하나뿐인데 우예 밥을 해 드리겠냐고?
그래도 좋다니까 밥을 짓기 시작하셨는데 가마솥 주위로 너도 나도 젖은 등산화를 벗어 말리느라 온통 난리도 아니었다.
반찬이 없다던 할머니 토담 처마 밑에 걸린 배추 시래기를 툭- 떼어 오시더니 삶아서 그냥 된장에 조물락 조물락 무쳐내셨는데...세상에 아무리 시장이 반찬이라지만 <흐미~ 그렇게 들큰한 나물은 처음 먹어 본 기라>
그 맛에 대한 기억만 여태 진하게 남아 있으니...별일이제? 그만큼 맛은 오감에 있어서 평생 각인될 만큼 소중한 것이더구나!
도루목이 은어가 되었다가 도루목이 될지언정 정말 맛있었다.
지난 봄, 여행길에도 들른 한식집에서는
돈나물 가장자리로 주사위만한 정육면체로 튀긴 두부를 돌려놓고 된장물?을 찌그렸는데....처음엔 <이게 뭐야?> 싶다가....먹어보고는 반해버렸다.
자세히 보니 돈수육도 나왔는데...그 흔한 쌈장도 없고 또 그 된장물이다. 나는 된장소스의 진가를 그 때 배웠구나....
짭짭!! 쩝쩝!!
맛을 봐 온다고 보긴 했는데...가르쳐줄리 만무하고, 내 입맛이 커닝할 수밖에,
그냥 우리 양념이니 한 번 만들어 보기로 하자! 하고는 집에 와서 한 번 만들어 보았다.
엄마 된장소스는 그 때처럼 지룩하지 않고 좀 된 편이다.
그러나 어쨌든 맛났다.
그럼 된장 소스의 진수를 엄마가 보여주마(ㅁ`ㅎ`ㅎ`ㅎ`)
따라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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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늦은 나이에 된장소스를 개발하곤 부쩍 신이 난 엄마,
만약에 아래 된장소스만들기가 너무 번거로우면 마요네즈4큰술에 된장 1큰술, 꿀 한 큰술 정도로도 훌륭하다.
(봄에 찍은 이미지...가을, 이제야 포스팅~)
한 해 걸러 간장을 담으니 된장은 거저 얻어진다.
자칫 갈무리 못하면 쒸가 쓴다. 잘 봉해 두어야 한다.
↖홑나물을 보고 된장소스를....만들기로 작정했다.
솔부추↗
부추는 된장과 아주 잘 어울리는 식품이다.
된장에는 없는 비타민 A와 C가 부추에는 풍부하므로 된장과 부추는 궁합이 잘 맞는 음식이 되는 것이다.
부추에 많이 들어 있는 칼륨이 된장의 나트륨 피해를 경감한다.
오래된 유자청을 사용했다.
달콤하고 새콤한 유자청이 음식을 만드는데....일조를 할 소스가 될 줄 몰랐구나~
잘 담근 유자차가 열 아들 안부럽?? 열 양념 안 부럽다!??
유자차를 단지에 담궈놓고 잊어먹었지 뭐냐? 몇 년이 지나도 아직도 고대로다.
초고추장을 만들 때, 시어버린 매실차나 유자차를 잘 사용하면
첨엔 그 맛이 살아있는 듯 하다가도 하룻밥지나면 신기하게도 어우러진단다.
버리지 말고 꼭 한 번 시도해보렴!
요쿠르트에 된장, 유자청, 마늘, 고추장등을 섞었는데...
비율을 메모하진 않았구나!
만들다보면 더 좋은 아이디어가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각자 입 맛과 손 맛이 다 다르니...플레인 요쿠르트를 사용해도 좋을 듯 싶구나!
유자청이 모자라..꿀도 들어갔구나! 마늘도,
사과도, 파도....
블렌더에 갈았다.
사이다를 조금 더 넣어서 질게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된장소스를 얹었더니 좀 되다. 조금 지룩했으면 더 좋을 것을....
되어보이면 짜지는 않아도 선입견이 된장이라 짜보이기 마련이다.
솔부추와 홑나물을 놓고
깨를 뿌리고 내었다.
잣가루도 뿌리면 좋았을 것을....
사과도 동참했네!
나물을 약간 데쳐서 무쳐도 보았다.
된장소스 무침이 얼마나 담백한 구수함인지...
↙맛있어서 (필이 꽂힌 관계로)계속 해 먹었나보다.↘
된장소스 남은 게 있구나!
아래 전어는 된장소스가 싱거우니 날된장을 조금 더 넣어서 발라 구웠더니...
그 때 그 가오리처럼 맛나더라!
생선은 소금간대신 된장을 발라두었다가도 먹어보렴~
전어 된장구이
고소한 전어에 더 고소한 된장맛이 금상첨화!
간고등어다.
요만큼 남았는데....된장 소스만 발라 구워야겠다.
요즘 간고등어는 마냥짜지 않고 된장소스도 짜지 않으니...그런대로
감자만 넣으면 짠맛을 흠수할테고...
↖ 된장은 빛깔이 밋밋하니 조림처럼 칼칼한 맛과 색을 내려면 청홍고추,당근을 다져서
일단 감자와 생선을 약하게 일차로 구웠다.↗
된장소스를 바르고
뚜껑을 덮고 약불로 뭉근하게 졸였다.
야채의 수분으로 타지는 않고....비린맛은 잡아주고,
완성! 맛있는 자반 된장소스 조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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