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맛보다 친절이 더 맛나!
 
 
강원도로 나들이를 다니며 횡성한우를 꼭 먹어보고 오는데...
우연인지 모두 친절하다.
그냥 의례적인 친절이 아닌...마음에서 진정 우러나는.....
 
하기사 나는 카메라를  드러내놓고 찍지를 못한다.
무슨 죄라도 짓는 것 마냥 스리슬쩍 찍는다고 하지만...그 게 어디 안 그러랴?  카메라를 든 손님인데... 그 손님 나갈 때까지

신경이 온통 쏠리긴 할테니~ (죄송합니다)
 
내겐 강원도 사람들에게 좋은 선입견이 있다. 초보 운전 때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설악산을 다녀오며 낮 동안 내내 밀리던 운전 길에 남편은 잠깐 눈을 붙이고  한계령인지 진부령인지만 넘어오는데....(8시간 걸렸다면 믿어줄까? 20여 년 전에,)  그 때 초등 울 아이의 여름방학 일기를 보면....<설악산에 갔다. 올 때는 걸어서 집으로 왔다>로 되어 있었다. 아이들은 고개를 넘어오기를 차에서 내려 걷다가 타다가를 반복했다.
온 가족을 실었다는 부담감에 안전운전을 하며  먼저 가라고 깜빡이를 켜주면 휭 앞서가면서 고맙다는 깜빡이를 켜주는 운전자는 다 강원넘버였다. 신경쓰며 운전하는 중에도  흐믓했던 기억이 있다.
 
미국산 쇠고기도 초이스는 좋다고 난리 더만 그래도 신토불이 한우만 하랴~
요즘은 수송아지를 거세시켜 좀 길러내면 맛이 좋아진다고 한다. 그러니 한우에도 등급은 일반인들은 잘 모를만큼  많다고 한다.
한우는 마블링이 섬세하여 자잘하게 골고루 박혔지만 대개 수입육 마블링은 굵고 선이 굵다.
한우처럼 아주 꽃이 핀 것 같이 섬세하진 못하다.
 
아무튼 한우고기값은 장난이 아니다.
일인당... 식사량은 대략 4~5만원이 나오니...서비스야 좋아야지 않겠는가?
강원도 횡성이나 그 이웃 평창 원주에 가면 널리고 널린 게 한우집이니~
개중에 믿을만한 장소에서 (그마만큼 외지인이 많이 오는 어떤 곳)가끔 수입육을 섞어서 팔다가 단속에 걸리기도 했단다.
변두리 관광지 말고 시내로 잠입해보자.
여행길에서
그 지역의 유명세를 모른다면 주로 시청부근이나 세무서를 낀 큰 관공서 부근의 전문집을 택하면 맛에 관한한 실패율이 적다.
 
횡성군 새말에서 고기를 먹을 때는 용모 단정한 젊은 여성분이 다가와 꼼꼼하게 (고기가 넓적하게 크게 나왔음) 가장자리 아주 작은 지방까지 떼어내는 과잉친절을 보였지만....어디까지나 종업원이었고,
 
원주 갔을 때는 8월15일 광복절이었다.
시청 쪽으로 방향을 잡았지만...웬걸~ 적당해 보이는 식당은 다 문을 닫아걸었다.
오늘이 광복절이라서? 마지막 휴가일이라서? 거리는 한산했고
무더운 여름 문이 열린 한우 집을 겨우 찾아간 곳!
 
들어서면서 얼핏 식당을 보아하니 ....오랜 시간 손님이 많이 드나든 역사가 보여 저으기 안심이 되었다.
서빙 하는 분의 짧은 머리숱이 얼마나 까맣고 윤이 나고  단정하든지 (부럽기도 해서) 한 마디 칭찬으로 건넸다.
 
작은 체구의 아주머니는 얼마나 친절하고 고기를 뒤집어 주는 솜씨가 입안의 혀처럼 놀라울 따름이다.
너무 잘 먹었다. 다음에 오면 또 찾으리라 명함까지 받아두었다.
그 아주머니 말씀이 이 식당은 지역손님이 대부분인지라 맛을 아신단다. 조금만 달라도 가게 문 닫을 일 있냐며 웃는다.
 
오늘 마침 생각이 나서 전화를 했다.
어쩌면 그 식당의 사장님일지도 아니면 친척 같은 지배인일지도 아니면 수석 종업원일지 그 게 내내 궁금했는데 풀렸다.
 
<8월15일 다녀간 사람인데요.~ 그 때 그 깔끔하게 머리 단장하신 분이.....>
<예, 저예요. 주인이고요. 기억하고말고요. 다음에도 오시면 꼭 들러주세요>
 
아! 역시 주인이었다. 친절한 서비스가 아닌 가족들에게 대접하는 자상한 배려다. 
 
엣날  아버지가 그러셨다.
늘 가시는 이용소(이발소)에 가셔서 그냥 오셨다.
어머니<왜 그냥 오셨어요?>
아버지<주인이 없어서~>
어머니<아니 주인보다 새로 온 기술자가 머리 깎는 기술은 더 낫다던데요>
아버지<그러긴 하지만....머리를 하나 감겨도 그 손에 느낌이 달러, 난 주인 아니면 안 가!> 하시던 말씀!
 
 
아침에 이 글을 쓸 작정으로 통화를 하면서
<에이...그럴 줄 알았음.....아주머니 사진이라도 찍어 올걸~> 하며 웃었다.
그 날,
고기는 정말이지
혀에서 살살 녹아들었다.
 
 
이요조/글:사진
 
원주시 단계동 정부청사건너/화랑한우촌 033)745-5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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