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전하는 서푼짜리 경제철학
쇠푼도 없는
논네인 엄마가
무슨 경제철학을 논하냐 하겠지만 본시 없는 늠이 돈에 관한한 더 잘 아는 법이다.
이 글 읽고 쓴 소리 하려면 아예 읽질 말든가....
구닥다리 엄마가 무슨 경제를 안다고? 구세대 진부한 소리라고?
잔소리 듣기 싫으면 관두려므나!
그러나 얘야!
인생을 더 산 어른들 말씀에는 잘났든 못났든 삶의 지혜가 곁들여 있겠거니...생각하고
말씀중에는 항상 두 손을 모으고 눈빛을 낮추어 듣는 습관을 들여라!
맞벌이 & 외벌이
요즘 맞벌이, 외벌이란 말이 유행한다.
맞벌이라고 저축이 많이 되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외벌이가 저축이 안 된다는 건 아니다.
응? 그 게 뭔 소리냐고?
구세대 진부한 엄마의 잔소리라며?
말어?
햐?
그럼 이왕 전을 벌렸응게 내처 해보기로 하자꾸나!!
맞벌이
맞벌이를 하는 부부들은 (돈 때문에)다툼이 노상 잦더라.
해서 마음이 상하기도 하고...
각자의 이기심인 탓이지! 서로가 자기 것은 다 쓰면서
상대방 돈은 착실히 쌓여갈 것이라고 착각하는 데서 그 틈새는 생기기 시작한다.
남자들은 직장에서 모임이나 2차 뒤풀이에
집사람이 돈을 잘 버니....당연히 내게 되는 일이 왕왕 많아지고
물론 양가 특별한 일에도 너희들은 맞벌이니...하는 기대감에도 부응하는 무리감도 무시할 수 없다.
여자들은 직장생활에 전업주부와는 다른 외모 치장에 씀씀이가 커진다.
주부로서 늘 집을 비운다는 아이들을 향한 죄책감에
과잉의 용돈이나 인스턴트 먹거리로 보상심리는 이어진다.
홀로 있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학원 순례를 하게되고
초등때는 상위권이겠지만 사춘기에 이르러 안정감을 잃게 되면
성적은 뚝-뚝 떨어지는 일이 간혹 생길 수도 있다.
뼈 빠지게 맞벌이 하고도 서글픈 결과에
피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결국
겉모양은 그럴 듯한데 생각보다 쌓이는 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어느 기회에 쌍방이 서로 믿고 살다가는 그 허실을 알고는
무너지는 기대감에 허무해 하기도 하다가
치유할 수 없는 마음에 상처까지 주고받는다.
외벌이
누군가 한 사람은 일터에 나가고
한 사람은 둥지를 지키고 보존하는 생활인데
전업주부도 직업이 맞다.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먹거리를 선별하고
외식을 줄이고 질 좋은 신토불이 음식으로 우선 가족들의 입맛을 가정에 길들인다.
안정되게 집안에 주부가 항상 있게되면 가족들의 정서마저 전염된다.
건강이 좋아지고 사춘기의 방황과도 멀어지며 자연 학업성적도 (꾸준하게)올라 갈 수가 있다.
매달 아주 적은 돈이지만 조금씩 조금씩 모여 종자돈이 되고 그 가치는 무한 비례하기도 한다.
누가 그럴지도 모른다.
<누가 그 걸 모르냐고요? 오죽하면 맞벌이를 할까?>
사랑의 열매인 아기를 낳고 핏덩이를 누군가에 맡겨야한다.
육아를 위한 보상비가 허리 휘게 나가고
우선 아내의 월급이 전부 나갈지라도
먼- 훗날 아내의 몸값을 부쩍 오를 것을 감안하고 감내한다면야 뭐라고 할 말은 없다.
그러나
비싼 육아비까지 감내하면서 노력하는 아내
나 그렇게 긴- 아내의 맞벌이 잘 보질 못했다.
개중에 정말 시쳇말로 쇠밥그릇을 가진 공무원이나 되면 몰라도
그나마 황금직장을 가진 아내의 앞길에는 간혹 피해갈 수 없는 복병이 숨어 있기도 하다.
엉뚱하게도 육아나 전업주부에 무용지물인 남자들이 백수가 되버리는 현실만 종종 보게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처음에는
아주 그럴듯한 말로 (아내에게)퇴직을 승낙받는다.
나 다시 공부할래~, 나 다시 시험 칠래,
나, 하고 싶었던 일, 자격증을 따야겠어!
아주 바람직한 말에 현혹되어 남편의 앞 길을 열어주겠다는 현명한 아내 같은 행동을 했다가는
아내는 한 평생 한숨을 쉬며 직장을 다닐지도 모를 일이다.
엄마의 서푼짜리 경제철학
ㅎ`
이야기가 오데로 흘렀냐?
마치 맞벌이 하지말라는 말로 듣는 오해는 없었으면 한다.
얼마전에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오래 전에 강남 아파트를 샀는데 가격이 착하게 올랐단다.
남편이 팔아버리자고 하도 성화여서 팔았더니 가격이 다락처럼 올라버렸단다.
아내는 부아가 치밀었단다. 그렇다고 이혼소송을 낸 아내,
뭐가 더 중요할까?
자!
60을 바라보는 초로의 엄마 서푼어치 경제철학은
옛날이야기 하나로 끝을 내야겠다.
맞벌이 하는 사람들이 쌓인 돈이 없다고 서로에게 투덜거리지
언제나 내 글을 읽고 왜 여자만? 하겠지만
그럼 이제 성을 떠난 주부라고 이름으로 불러 이야기 하자.
옛날에
우물가에서 아낙이 물동이에다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 담으면서 푸념을 하고 있더란다.
물이 줄줄 새는 두레박질에 신경질이 난 아낙은
<우예 두레박까지도 서방 꼴을 닮아서 이 모양이누....늘 돈이 줄줄 새니 집에 갖다주는 돈이라고는
얄량한 쇠푼이나 건네 주면서...하이고 내 팔자야~>
그 말을 들은 지나가던 스님,
(우리의 옛 이야기에 스님은 산신령 다음으로 지혜로운 자로 종종 등장한다)
<아주머니 내가 그 두레박을 새지 않게 고쳐봐 드리리다>
하며 두레박은 고쳐놓고 마침 약간씩 새는 물동이의 구멍을 대신 크게 뚫어 놓았다.
아낙은 온전한 두레박으로 물을 길으며 좋아라했다.
이제 몇 바가지만 퍼올리면 한 동이가 될 것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물동이가 펑펑 새면서
바가지가 샐 때 보다 더 힘이 드는 게 아닌가.
채워도 채워도 새는 게 더 많으니....물이 받아질리가 만무하다.
<아니, 스님 물동이가 새니 바가지는 온전해도 아까보다 더 힘들어요>
<예, 바로 세상 이치가 다 그런거랍니다>
그렇단다.
옛날 이야기가 전해주려는 내용은
벌어들이는 사람은 온전하게 그대로 다 가져와도 집에서 받는 이(주부)의 씀씀이가 헤퍼서
마구 줄줄 샌다면 물은 모이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아니 절대로 모을 수가 없단다.
물을 푸는 두레박은 좀 시원찮아서 적은 량을 퍼 올려도
동이만 온전하다면야 물을 푸는 수고가 다소 수반하겠지만
언젠가는
원하는 물을 한 동이 받아 이고 집으로 돌아 갈 수가 있을 것이다.
근검절약의 정신을 길러주는 것이
아이의 미래에 유산을 물려주는 일이다.
엄마가 네들을 길러보니 옛말 하나도 틀리지가 않더구나!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성격 하나 하나가 어릴 적 고대로더구나~
모든 인성교육은 어렸을 때부터 이루어진단다.
아이들 손에 무조건 지폐를 들려주는 대신
돈에 진정한 가치를 쥐어줘야 한다고 본다.
엄마 생각에는...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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