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
◈회상 속으로 치유하기
겨울답잖게 비가 추적 추적 내린다.
엊그제 밤에는 뇌성마저 울린다. 잠도 오지않고 가만 누웠으려니..... 유년시절 회상속으로
스르르 미끄러지듯 빠져 들어갔다.
어줍잖은 글이라도 쓰면서.....나는 나를 치유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니 적어도 그 이유만이라도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을,,,참, 다행이라 생각한다.
여태껏 나는 글 쓰기를 주저했고 두려워서 기피해 왔었다 왜냐면,
나에겐 징크스가 있기 때문이다. 글만 좀 계속해 쓰면 나에게 불행한 일이 생긴다는 것이다.
내 자신 속에는 나도 풀 수 없는 수수께끼가 너무나도 많이 웅크리고,
아니, 또아릴 트고 앉았다는 표현이 아마 더 적절할 것같은....성장기,
.....하나 하나 되짚어가면...나의 어느 부분이 어디서 잘 못 되었는지.......
나는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아주 조금씩 발견해 내고 스스로 흠칫 놀라곤 한다.
치유까지는 모르겠다. 50이 넘도록 살아오면서... 내 몸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나도 알 수 없는 나속으로의 여행을 떠날까한다.
아마...아이들을 기르는 부모들은 ,,딱히 똑 같진 않을지라도 참조하면 매우 좋을 것 같다.
미루 칼럼에는 눈으로만(늘 열려있는 상태니까) 보고 갈 내 형제들,
내 조카들이 있을 터이고....큰 아이가 아파서 투병생활을 할 때, 친구의 근황이 차마 궁금해서
거의 생중계하는 내칼럼을 아예 열어두고 보았을 아이의 친구 두서넛~
아마 어제로써 마지막 아이가 보따리를 싸서 떠난 걸로 안다.
내가 아는..... 송기와 그니...그 외 다수..날 잘 아는 이들이 멀찌기 서서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좀은 부끄럽다. 나를 잘 아는 사람들 앞에서.....적나라하기가 더 더욱이나.....,
글이란.. 詩와 달라서.. 아무런 옷을 걸칠 수 없다
백일하에...글 쓴이의 생각과..관념 그 모든 것이 다 드러나게 된다.
마치 발가벗기운 것처럼, 숨을 곳도 가릴 것도 없어야 진정한 글이 된다.
과거 속으로...내 유년기, 성장기 속으로 들어가 보면 특이 할 만한 일들이,
그 후윳증이 아직도 지속되는 것을, 그 이유를 짚어 나가 봐야겠다.
누구나.....자기는 자기가 알 수 없는 부분이 있음을, 그런 자기를 안다.
나 역시.. 그런 문제들이 거의 다가 성장기에 기인된다는 것을... 이제사 반백을 넘기고야 안다.
어려서 부터 나는 꿈을 아주 신통하게도...아니....소름이 돋을 정도로 잘 맞힌다.
거의 대부분 잊혀졌지만... 아주 중요한 것은...지금껏 어제 일처럼 뇌리에 선연하다.
위에 그림은 내가 태어나고 22살까지 나를 키워 주었던 집이다.
하도 그 집이 지겨워 이사 한 번 가는 게 소원인 우리 형제들은 요즘도 모여서 이야기 하면..
다들 어릴적 꿈을 자주 꾸고 바로 이 집이 꿈속에 단골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오늘 내가 이야기 하려는 것은, 어느 글에선가 이야기 했었던...
내가 불질도 칼질도 잘 못한다는 것,
오늘은 그 불질에 대해서 이야기 해 봐야겠다.
내가 아마 열 두어살 때 쯤, 바로 그림에 보이는 이 다다미 방에 우린 다 모여 앉아 있었다.
아마 여름 방학 장마 때였었나 보다.
우리 다섯 남매와 엄마, 이렇게 바깥 유리문만 닫고는 억수로 내리는 비를 바라보고 있는 중이였다.
그 때 내가 앉은 걸음으로 엄마 코앞에 다가가서는
" 엄마 있잖아. 어제밤 내꿈에... 저기 저 전봇대에 불 났어"
어쩌면 다섯남매가 그 전봇대를 바라보는 순간과 내말이 떨어지는 순간, 동시에
우린 모두, 우리들 바로 눈 앞에 확 끼치는 불빛과 굉음에...... 다다미 방을 건너...
또 안방을 건너...뒷 골방까지 다들 데굴 데굴 공처럼 굴러 들어가서는 서로 부둥켜 안고
고개만 다들 가운데로 쳐 박은 채로 덜덜 떨고만 있었다
그런데.....영문도 모르며...벌벌 떨고 있는 우리 다섯 남매와 놀라셨을 우리 엄마,
엄만 어느 결에 어디서 가져오셨을까?
나에게 유엔 성냥통을 내미시며...불을 그어 버리라신다.
왜? 왜? 엄만 왜? 그랬을까?
쬐그만 기집애는 무섭고 떨려서 손이 달달거렸는데.....
엄마가 그러시니...마치 좀 전에 불로내린 재앙이....
나의 방정맞은.요사스런 말한마디로 그렇게 된것처럼, 어린 내 생각에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아마 우리 집 마당에 무슨 큰 재앙이 내린 것으로 짐작한 나는,
벌벌 떨리는 손으로 죽기보다 싫은 성냥 한 개피를 그어서 내 던지고.. 그 한 개피 성냥으로
내 요망한 꿈이 상쇄 돼 주기를 빌었다.
정신을 차린 후 우리 모두들은 바깥으로 우르르 나가 본 즉..... 전신주...변압기와 전봇대 나무는
불 붙어서 한참을 타다가 검은 연기만 내고 꺼져가는 중이였다.
벼락맞아 떨어지고 깨어진 애자 사금파리는 미치광이에게 좋다고.....
그 것마저 다들 가져 가 버린 뒤였지만 구경꾼이 얼마나 모였는지...그 광경이 실로 구경이였다.
나는 숨도 쉬지 못했다. 이 일이 다 나?에게서 기인된 일 같았으므로......
나는 아직도 성냥 키는 일이 너무 두렵다.....
그래선지..라이터도 못켠다.
난 왜 내가 불질을 못하였는지... 요즘 옛일을 떠 올려놓고 나니 아~~ 그랬었구나,
아~~ 이제사 그 원인을 안다.
엄마가 왜 내게, 벼락에 놀란 어린 내게, 그 모든 것이 내 책임인냥
겁에 질린 고사리 손에 부정의 성냥을 그어대게 하셨는지...
이제사 어렵사리 그 원인을 알아내도... 내가 과연 불을 잘 켤 수 있을지 장담조차 못하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물어 봐야 하는가?
아니면?
지금쯤, 내가 끽연이라도 하고 있을까?
아무튼 요즘 생활은 성냥을 그어댈 일이 없어졌다.
나에겐 얼마나 잘 된 일인지 모른다.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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