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글씨

 

  

지난번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난  나의 감동이자,

기억 저편에 싸늘히 잊혀져가는 애인이었다.

애인!

몇 년이 될지...아니면 평생을 같이 갈지 모르겠지만

나의 새로운 동반자를 기억해 냈다.

여행은 그래서 좋은 것이다.

무언가를 마음이란 그릇에 담아 올 수 있어서....

 

 

낯 선 여행지의 생경한 풍경

그런 것 보다 그들의 작은 친절이, 말없는 배려등 등이

더 기억에 오래 오래 남을 수 있는 여행!

나는 호텔 베드위에서 만난

종이학도 반가웠고

길가에 서있는 간판 글씨에도 매료되었다.

 

 

호텔룸에서

눈쌓인 하얀 경치를 무심코 보다가

멋진 글씨를 보았다.

먹음직 스럽다.

魚活鮮

글자 그대로 물고기가 살아서

아름다운 글씨를 만들고 있었다.

스시(초밥) 그림까지...

 

 

 어쩜!!

회초밥이 그대로 연상되는 그림이...

먹물 묻힌 붓자국~

한 획으로 입맛을 돋구다니!!

 

 

뜨겁지않은 애인은 이미 애인이 아닌 것을...

내, 다시 사랑을 하리라~~

화풍병이 톡톡히 들긴 들었나 봅니다.

아침에 눈을 떠도 먼저 생각이 나고 자나깨나 ...확실히 열병에 빠졌습니다. 

요즘 곰팡이 핀 붓을 다시 재정비

사군자부터 기초를 다지느라 열심을 냅니다.

 

퇴근무렵에 식탁에 밥을 차려두고 사라진

마눌을 이해하는 남편이 고맙습니다.

 

맛있는 요리가 전부가 아닌

맛있는 인생을 살고시퍼

맛있는 그림과 글씨를 요리할 요량입니다.

 

이 글은

새로운 애인과 함께

여러분 앞에 서약하는....언약식입니다.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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