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2월17일)이 음력 1월15일 정월대보름이다 오늘은 작은 보름이라네~

보름은 기나긴 겨울을 보내면서 지난 액운을 달집에 다 태우고...오곡밥에 아홉가지 나물로 건강을 챙겨서  새로운 봄을 맞고 농사일을 계획, 준비하는 그런 의미가 있단다.

풍물패의 지신밟기~ 풍악놀이를 마지막으로 실컷 놀고 나면 머슴들이 기둥을 부여잡고 울었다 한다. <왜 울었대? 할부지?>

<이제부터 또 농사일 시작이로구나~>하면서...ㅎ~ 어렸을 적 외할아버지께서 해주시던 재미난 이야기다.

 

나, 어렸을 적 어머니는 대보름날 밥을 먼저 해야 복을 받는다며 캄캄한 새벽에 일어나서 대보름밥을 마련하셨다.

그런데 요즘은 어찌된 셈인지 작은 보름 저녁서 부터 보름 밥을 만들어 먹는다. 하기사 일찍 출근하는 가족들이 있으니~~

나도 오늘 낮에 부지런히 만들어서 우리 집 대보름 아니 소보름 날의 저녁 식탁모습이다.

 

때아닌 폭설로 교통이 마비되고 안 그래도 높은 시장바구니 물가는 날개를 달고 연일 고공행진이다.

시장을 안 가는 게 돈 버는 길이다.

그렇게 작정하고 시장가기를 포기했다.

 

마침 설날에 미리 사다둔 조기가 있으니 굽고...잡곡은 있는대로 찾아서 넣고, 나물은 까지꺼 만들어 내면되지...뭐

아무리 궁리해도 9가지는 커녕, 6가지다.

6이란 숫자가 찝찝하기도 하거니와 본시 한식이란 모든 숫자가 홀수로 나가는 법이라....마른 가지나물은 포기했다.

찰밥에 나물이라~요즘 몸도 찌뿌둥둥해서 미역국이 먹고 싶으니....미역국이나 끓여야겠다.

 

부럼은? (부럼을 깨물어야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 한다) 설날에 들어 온 견과류가 있어 요즘 잘 먹고 있으니 따로 구입할 필요도 없다.

정월대보름 비린 생선 먹기는 여름에 모기에 물리지 않는다 한다(믿거나 말거나~~)

우리집 오곡밥 준비

찹쌀, 검은 콩, 붉은 팥, 기장(조)쌀, 현미, 흑미,

쌀, 밤, 대추

ㅎㅎ 밥이 구곡밥이넹! 

밥이 맛있게 되었다.

5가지 나물

취나물,무청씨래기,고춧잎나물,콩나물,무나물...

그렇게 5가지나물이다. (홀수로 한다)

마른가지나물을 보태면 6가지가 되어서 생략했다.

호박을 하나 사와서 7가지로 만들까 하다가 고개를 절레절레....시장 절대 안가기로

검은색나는 묵나물은 만들어 둔 맛(양념)간장을 약간만 넣어서~

흰나물(콩나물 무나물)은 아주 적은 소금만으로 깔끔한 빛깔을 낸다.

기타 통일된 부가 양념은 들기름, 마늘, 다진파...깨

묵나물은 뚜껑을 덮고 물을 조금 둘린 후 뜸을 들이면 맛있다.

슴슴하게 만드는 게 관건!

남편 귀밝이술이 안보이지만....ㅎ~

아! 쌈도 안보이는군요! 김이라도 놓을걸~

어차피 치아 상할까봐...껍질 딱딱한 건 사양,

이제 밥도 나물도 많이 해두었으니 내일은 그저 먹고 놀면 되겠습니다. .....잘 놀고나면

 마음의 밭에 좋은 씨앗을 골라 파종하고 농사지을 준비나 계획해야겠습니다.

가을엔 추수할 것이 아주 많을 것이란 희망을 가지고...

 

즐거운 정월대보름 맞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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