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바람이 지나가거든
내 소식 묻지 말아 주십시요.

호수위에 비치는 물결이
빛을 안고 살아가는 것처럼...
호수곁의 흔들리는 갈대가
바람을 안고 살아가는것 처럼...
바람인 내가
그리움 안고 살아가는 것이
운명인 것을 그대가 나의 그리움을
대신 아파할 이유는 없습니다.

어느 날엔가 지독히도 호수의 빛이
아리게 가슴에 꽂히고
갈대의 바람이 시리게 가슴을 지나 가거든
바람의 가슴에 드리워진 그리움 하나
그대의 가슴에 담긴 그리움 닮아
깊어지고 있다고 생각이나 하여 주십시요.

다만
바람이 지나 가거든
내 소식 묻지 마시고
그저 고개만 끄덕여 주십시요.
바람에게 내 소식 물으면
괜히 얼굴에 눈물만 얼룩질 것입니다.

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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