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세계에서 균형잡기*







詩와 수다,



풀과 나무 얘기,



사랑과 바람 얘기,



덕담과 위무와 자경문,



그리고 반가운 님들이 있는 이곳 열린마당...



이곳에 들어온지 석달이 다 돼간다.



사실 이런 사이버세계에 들어온 것이 처음이다.



그리고 채팅이라는 건 지금도 하지 못한다.



사람이 신통치 않아서 그런지



마주 대하고 말을 주고받는 걸 잘 못한다.



우리 세대는 "침묵은 금이다" 세대다.



아주 친한 사람이 아니라면 만나서 할 말이 없다.



할 말이 있어야지...... 그러니 만나면 술집행이다.



술기운에 그나마 객쩍은 소리 한두마디 한다.



술기운말고 사이버기운도 만만치 않다.



두달 남짓 사이버기운에 취했다.



님들의 글을 읽고 답글을 올리고,



내글을 짓고 님들의 답글을 읽고,



정성들여 쓰기도 하고 술취해서 쓰기도 하고,



남들의 다툼을 재미있게 구경하기도 하고



내 다투는 모습을 보이면서 부끄러워하기도 하고......



벌써 다섯 손가락으로는 모자란다.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그 모습을 떠 올릴 수 있을



정도로 잘 알고있는 것같은 님들이 말이다.



그런데 얼마전에 누가 그런다.



정색을 하고 아주 걱정스런 투로 말한다.



"글쎄 그게 재미는 있는 모양이더라만,



시간이 너무 아깝지 않나...



할 일이 없는 사람들이나 하는거지...



그래, 그거 해서 남는게 뭐야?



허망한 거야 허망한 거......"



그럴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어느 님이 말했듯이



부작용이 있다고 텔레비전을 없애버리거나



위험하다고 자동차를 없앨수도 없는 것 아닌가.



세상으로 통하는 문을 또하나 마련하는 일이다.



허망하다고만 말할 일은 아니지.



나는 지금 얼굴을 익히는 중이다.



더 나이들고 더 심심해졌을 때,



서로 얘기하고 정을 나눌 님들을 말이다.



여기 사이버 세계에서도 이젠 어느정도



균형을 잡을 수 있을 것같다.



사이버취기가 가신다면 오랫동안 걸을 수 있을 게다.



나는 그냥 지나가는 나그네가 아니다,



난 그렇게 자부한다.









글/작은큰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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