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웠다.
말없는 그리움으로,

누워있다.
말없는 목마름으로,

누워있었다.
말없는 피끓음으로,

누워 있었습니다.
.
.
.

누워있는 님의 베게머리에 송화가루는 수북하고,
잊혀져버린 님의 그리움에 나는 목이 메입니다.

타인인양,
무심히 스쳐버린 기-인 세월,
당신의 기다림에 화답치 못한 나는
당신의 목마름에 이슬로 피어납니다.

이제는 하나되어 만난 우리,
당신이 흘리시는 절절한 피빛 울음에
내 속살은 기어이 찢어졌습니다.

찢어진 속살사이 흘러내리던 양귀비 꽃물.
양귀비 꽃물로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당신과 나는 이제 남남이 아닙니다.
꽃물로 수놓은 아름다운 세상에서
님 만날 때까지,
당신의 옆자리에 누울 때까지,
님 그리워하며
그렇게 살겠습니다.

빛고을 광주,
5.18 묘역을 다녀와서
스러져 간 젊고, 늙은 많은 넋을 기립니다.


최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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