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은 분명 섬이되...섬이 아닌 곳,
다리를 건너고 또 건너..섬들 사이를 자유자재로 갔다 왔다 하기를...
작년에 이어 서해안에 푹 빠져선 이젠..시적인 정감이나, 흥분은 사라진지 오래다.
왜냐면 바로 내가 분명 서해안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다. 시흥시에도 또 한 살림을 차렸으니...
일주일에 시흥에서 적어도 이틀 밤을 자니 난 분명 서해안 사람이다.
정왕동에서 조금만 차를 타고 나가면 시화방조제이고, 조금만 곁눈질만 하면 소래포구이니 서해안 사람됨이 자명한 사실이다.
앞의 글, 영흥도 사진을 올리고 대아리랑님 꼬리글에 사진 소개만 말고 시적인 감성도 부탁드린 댔는데..
이젠 그런 감탄 또 감탄은 물 건너 간 듯 싶다. 서해 바람에 푸욱 젖어 사노라니~~
작년, 얼마나 자월도에 반했던지...그 소개에 '저스티나'님은 꼭 자월도를 가보겠다고 호주서 아이들이랑 겨울방학을 이용해 와서는 겨울이라 배편이(겨울은 1일 1회) 마땅찮아 제주도로 여행머리를 돌리고,
이 번 영흥도는 실은 궁금하기도 하였지만..목적은 민들레를 캐기 위해서였다.
민들레 하면 한 십 년 전에 시조공부를 하러 다니면서 나는 같은 방향에 사시는
D여고 교감 선생님을 늘 모시고 함께..서울로 시조공부를 하러 다녔었는데,
선생님 별명이 '뽑기' 시란다.
하도 시간만 나시면 학교 뒷산으로 올라가셔서 민들레를 캐시는데..오죽하면..'뽑기'가 되셨을꼬~~
그 때, 시조공부를 한 달에 한 번 꼴로 나다녔는데 세미나에 가면 거의가 대부분 교직자였다.
하루는 서울 모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께서 복사해 오신 것을 나눠주셨다.
그 복사지에 든 좋은 전언이 바로 '포공구덕' 의 말씀이었다.
우리 회원들은 얼마나 열심인지..그 땐..PC인터넷 보급이 지금 같잖았을 때니..
서로 좋은 것만 있으면 열심히 복사해서 나눠 가졌었다.
그리고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포공구덕'에 대해서는...
울주군 농장에 갔을 때, 나는 쑥을 캐고 다른 이는 민들레를 캐었다.
친정 식구들이 모여 내가 어렵사리 캐 온 쑥을 나누고 저녁을 먹으면서 그 얘기를 하자 언니는 대뜸..
'바보~~ 민들레를 캐 와야지' 그랬다.
그 말을 듣고 보니..그런 청정지역도 잘 없는데..정말 그럴껄~~ 하는그런 후회막급에
언젠가는 깨끗한 서해 바다 언덕에서 민들레를 캐리라 ...마음 먹었다.
민들레의 약효는(약제명/포공영)예로부터 잘 알려져 왔다.
요즘 민들레는 토종이 보기 드물게 귀해지고 귀화한 서양민들레가 아주 온 천지를 뒤덮고 있다.
찻길 옆이나 오염된 곳에서 서양민들레를 그저 좋다고 캐가는 사람들을 보노라면 측은지심이 다 생겨난다. 민들레 밑뿌리를 다듬어 씻노라 내 손톱 밑은 엉망이 되고 열두 번을 더 씻어도 나오는 티끌...
손이 많이 가는 흙냉이 손질에도 일가견이 있었건만...정말 힘든 일이었다.
해서 하룻밤 물에 담가 두었다가 다음날은 포공영 차를 만들려 따로 조금 말렸다.
실제는 덖어야 하는데... 잘 못 덖으면 오히려 냄새나서 버릴까봐 시험삼아 살짝 데친 것과 그냥 말려 보는 것으로 나눠 보았는데..
열두 번을 더 비벼 씻고도 말리는 도중에 꽃대가 붙은 봉오리는 꽃을 피웠다.
정말..
민들레 앞에선 역경이란 없다.
어떤 환경에서도 꿋꿋이 꽃을 피운다.
만든 잎새 숫자만큼..꽃을 피우는 민들레~~
민들레로 만든 요리는 차후에 올리겠습니다. 아직은 민들레가 여려서 나물로도 훌륭했습니다.
차로 만드려고 말리는 도중에도 억척스레 피는 민들레...제가 캐 온 민들레는 분명 토종이었습니다.
민들레 뿌리는 악착같이 캐오지 않았습니다. 민들레가 꼭 많이 있으리란 생각도 없이 나간터라 간단히 사간 점심 도시락 나무 젖가락으로 민들레를 캤으니까요.
자연보호차원이 아니라..마땅한 도구나, 힘도 없어서요~~ㅎㅎ
민들레는 뿌리를 가닥으로 떼서 나눠 놔도 다 피어난답니다.
섬...다리를 세개나 건넌 섬, 섬, 섬을 지난.
시화방조제 길이만도 거의 12km
거기다가 선재대교, 영흥대교를 건너갔으니...아마도 끈질긴 수입외래종인 서양 민들레가 아직은 발붙이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섬마을 산등성이에 올라갔으니 토종이 아닐리 만무하지요.
언덕에 올라서면 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작은 섬마을,
그 언덕엔 온통 노랑민들레가 지천이었습니다. 제가 왜 그 곳을 사진에 담아오지 못했는지...
그 민들레가 너무나 반가운 나머지...
인가에 묶인 개들이 언덕에 오르는 낯 선 사람들을 보고 하도 컹-컹 짖어대는 바람에...
그 곳 사진은 찍어오지 못하고 집에 와서야
아차! 그 사실을 알고는 못그리는 물감그림(上)으로 대체합니다.
이요조
포공구덕(蒲公九德)
옛날 서당에서 민들레를 심어 포공구덕을 교훈으로 삼도록 했다는데서 유래되었다. 포공이란 말은 민들레의 뿌리 또는 민들레를 칭하는 말로서 민들레의 습성을 비유하여 생겨난 말인데 민들레에게 아홉 가지의 배울 점이 있다는데서 구덕(九德)이라 한다. 그 아홉 가지의 덕(德)은
- 마소와 수레에 짓밟혀도 죽지 않고 살아나는 끈질긴 생명력이 있으니 인(忍)의 덕이요
- 뿌리를 자르거나 캐내어 며칠을 말려도 싹이 돋아나니 강(剛)의 덕
- 돋아난 잎사귀 수 많큼 꽃이 차례를 지켜 한 송이 씩 피어나니 예(禮)를 아는 덕
- 사람들이 여린 잎이나 뿌리를 먹으니 온몸을 다 바치는 쓰임새가 있으니 용(用)의 덕
- 꽃에는 꿀이 많아 벌 나비가 모여드니 정(情)의 덕
- 잎이나 줄기를 자르면 하얀 젖이 나오니 사랑을 베푸는 자(慈)의 덕
- 약재로서 머리를 검게 하여 늙은이를 젊게 하니 효(孝)의 덕
- 모든 종기에 민들레의 즙이 으뜸이니 인(仁)의 덕
- 씨앗이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가 스스로 번식하고 융성하니 용(勇)의 덕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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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이 서양민들레, 오른쪽이 토종민들레입니다
꽃 뒷부분을 자세히 보시면 아실거라 여겨집니다.
★ 민들레에 대한 글/2 입니다. click ~~ ★
달빛부서지는 강둑에 홀로 앉아 있네
소리없이 흐르는 저 강물을 바라보며 아 ㅡ
가슴을 에이며 밀려오는 그리움 그리움
우리는 들길에 홀로핀 이름모를 꽃을 보면서
외로운 맘을 나누며 손에 손을 잡고 걸었지
산등성위에 해질녁은 너무나 아름다웠었지
그님의 두눈 속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지
어느새 내마음 민들레 홀씨되어
강바람 타고 훨훨 네곁으로 간다
산등성위에 해질녁은 너무나 아름다웠었지
그님의 두눈 속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지
어느새 내마음 민들레 홀씨되어
강바람 타고 훨훨 네곁으로 간다
어느새 내마음 민들레 홀씨되어
강바람 타고 훨훨 네곁으로 간다
ㅡ 민들레 홀씨되어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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