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천지모습/사진제공:두류봉님
③ 백두산 천지(天池)를 향하여
우리는 모두 버스에서 내려 세 갈래 갈림길에서 조별로 지프차를 탔다. 왼쪽에 "天池"라고 쓰인 문을 지나서 천문봉 기상대로 가는 찻길은 가파르고 구불구불했지만 모두 포장되어 있었다. 조금 무서웠지만 기술과 곡예가 섞인 운전으로 한 20분쯤 올라가서 차는 주차장에 멈추고 우리는 내렸다. 거기서 다시 약 100m정도를 걸어올라 가면 천문봉에 닿아 천지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여자는 하루에 12번을 변신하지만, 백두산의 천지는 하루에 72번 이상을 변한다는 말이 있어 금방 갠 날씨에서도 억수같은 소나기를 뿌리고 맑게 갠 예쁜 시야를 드러내다가도 금새 마음이 토라져 구름으로 천지의 상공을 덮어 얼굴을 보여주기를 거부하는 현실이라고 한다. 그래서 많은 관광객이 천지에 올라도 전생에 공덕을 쌓고 착한 마음을 갖지 않으면(?) 천지의 얼굴을 보고 내려오기는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여태까지 맑고 환하던 하늘에서 비가 부슬부슬 뿌리고 금새 큰 구름이 지나가 걱정스런 마음으로 지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어느새 힘찬 바람이 불고 비가 뚝뚝 떨어졌다. 걱정이다. 천지를 볼 수 있으려나?
우리는 드디어 천문봉에 올라섰다. 금새 하늘이 깨끗이 개었다. 서로 동료를 부르고 사진찍기에 열심이다. 아∼아 민족의 영산 - 백두산 천지를 나는 바라보고 있노라. 통일이여 오라! 순상화산의 함몰로 칼데라(Caldera)가 되어 높은 봉우리의 기암괴석들로 둘러싸인 이 천지, 여기에는 강수(降水)와 용설수(溶雪水) 및 솟아오르는 온천수가 괴어 이루어진 신의 조화요 작품이다.
천지는 남북 길이가 약4.9km, 동서가 3.4km, 호수의 둘레가 13.4km이며 해발2250m 높이에 평균수심은 204m이고 최고 수심은 384m나 되는 규모이다. 이 천지에 담긴 물의 용량은 약40억t으로 중국과 우리나라의 국경을 이루며 유일한 출수구인 달문을 통하여 흘러 나온 물이 송화강의 발원지가 되고, 또 백두산속에서 괴여 흘러들인 물이 압록강과 두만강을 만들어 낸다. 이 천지는 그 자체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구경꺼리의 장관이지만 천지 위에 움직이는 구름의 변화도 볼만한 대단원의 작품이다.
<亨>
백두산천지모습
사진/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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