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년간을 병원신세를 지는 작은 놈이었습니다.

고놈이 신체검사를 받았습니다.
7급 재검판정을 받았지요.
그날은 온종일 악다구니로 보냈습니다.
울지않으려고,
더 행동은 거칠었더랬습니다.

가족회의를 여러번 했고.
본인의 의사가 입영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떳떳하고 건강한 아들임을 입증해 보이기 위해서라도
전 현역입영의 길을 택했습니다.

복무 중인 큰놈이 걱정전화를 했습니다.
"어머니, 어쩌시려구요.
안보내는게 더 나은거 아닐까요?"

두달을 온몸으로 뛰었지요.
남들은 군대에 보내지 않으려고 뛴다던데...
바보 밥텡이 엄마는 군대에 아들을 보내려고 백방으로 뛰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4월 8일 3급으로 현역입영대상자가 되었습니다.

열아홉 아들놈은
3급 판정의 서류를 들고 벙싯벙싯 웃음입니다.
내 찢어지는 가슴속은 아랑곳 않구요.
우리집의 애물...
떠나간 이가 그렇게 불렀지요.
애물이라니요.
아닙니다.
고놈이 있어 제가 요만큼이라도 겸손해 질 수 있었던걸요.
고놈이 있어
지금의 시간을 견디어내는 것을요...


그날 저녁
화장실에 물 틀어놓고 엉엉울었습니다.
16년의 세월을 뛰어서...
첨 병원에 갔던일이 떠올랐기 때문에요.
암담함...
처절함...
두려움...
공포...

그리고 기도...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래도,
에미란 이름으로
나는 고놈앞에서는
울지 못합니다.
에미란 영원히 자식들에겐 하늘인것을요...

며칠전,
아니 6월 30일,
서해안에서 북한과의 교전이 있었더랬지요.
그곳과 가까운 곳에 큰놈이 복무 중입니다.
경기도 파주...
안타까운 마음에 전화를 넣었으나 비상이었는지 전화가 불통이었습니다.
한밤을 꼴딱 새우고,
종종걸음으로 무릎꿇었었지요.

다행히 큰놈에게는 별일이 없었지마는,
피어보지도 못하고 떨어진 다섯목숨과 그 가족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미어졌습니다.
이러한 와중에 제가 꼭 작은 놈에게 병역의 의무를 강요한 것 같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작은놈이 오늘 아침 나를 울렸습니다.
별 것 아닌 일이 었는데 내 설움에 고놈에게 포악을 부렸습니다.

학교를 보내놓고,
아무도 없는 빈집에서 울었습니다.
기대어 울 어깨도,
따뜻하게 품어 줄 가슴도 없이,
꺼이꺼이 내처 울었더랬습니다.
항상 씩씩한 옥이도,
오랜 외로움 앞에서는 어찌할 수 없이 여자인 모양입니다.

난 바보 미련 곰탱이입니다.


절영에서
옥이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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