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오는 날에는 난 오두막에 갇히고 싶다! ..../ 낭만


눈오는 날에는 갇히고 싶다.

마산에는 온종일 비가 내렸다.
그러나 인근 함안군에는 눈이 많이 온다고 했다
해서 첫눈을 맞으러 갔었다.

한적한 국도를 따라서 눈은 소리없이 팔팔 날리고 있더니
언덕을 지나 고개를 넘으러 하니 소복 소복 내리기 시작하고
온 산은 하얀 눈속에 묻히고
눈안개에 편안히, 포근히 앉아 있었고...
빈 들판은 하얀 편지지가 되어
겨울 낭만의 서정으로 이끌어 갔다.


산밑의 옹기종기 납작하게 엎디어 있는 시골집,
한적한 동물농장,
더욱이 더 한적한 곳에 자리잡은
군데 군데의 모텔들도,
기름진 갈비집들도,
오늘은 아름다워 보였다.


모두다 거기에서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고
포근한 겨울꿈을 꾸고있는것 같았다.


까만 겨울나무의 가지가지엔
하얀눈꽃이 목화송이처럼 풍성하게 꽃피우고
더러는 벌써 부터 낙화되어
뚝뚝!!
떨어져 내리는...

아! 첫눈 오는 산길.


차를 버리고 눈속으로 걸었다.
바람도 숨죽여 살며시 쉬어가는 눈오는 오후...
적막한 오솔길엔 나의 발자국만 찍히고,
행복했다

그러면서도 외로웠다.
이렇게 눈오는 날에는 깊은 산골 오두막집에 갇히고 싶다.
아무도 오지않고 ,
아무것도 먹지않고,
다만 화톳불 피워 놓고,
뜨겁고 뜨거운 커피 한 잔 마주하면서
눈빛으로 영혼을 노래할 그 누군가가 그리웁다.


눈은 소리없이 온 산하를 덮고
소복히 쌓여만 가는 그 순백의 편지지에
나는 띄우지 못하는 사랑의 연가를 쓴다.


허나 소리없이 하염없이
많이도
많이도 내리는
눈발 속에 그 마음...
그 사연....
그 노래는
지워져 간다 .
묻히어 간다.


아! 내 영혼은 눈오는 날
한 이틀 오두막집에 갇히고 싶다.


작가...../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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