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이유경




      가 을 병 동



      가을이 끝나는 곳에

      이름 없는 병동이 있고

      날개가 부러진 철새 몇 마리

      가는 햇살을 받으며 서있다.



      구름꽃 꺾어 물고

      창공을 박차고 날던

      눈부신 빛의 날개도 아주 접고서

      노래편지 바람에 띄우던

      샘물 같던 음성도 다 떠나보내고



      이제는

      담쟁이 넝쿨에 가슴을 맡긴 채

      꿈은 차라리 서글퍼

      주소도 없는 곳에

      그저 누워있는 갯벌

      가을 끝에 가보면

      작은 섬 하나

      하늘에 떠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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