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회원 기념~

모두들 모른 척 하지 말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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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 척 하라고요?







'모른 척 하세요'

"……"

'한번만 응?'

"……"



눈독을 들이댔습니다. 그 덕에,

그는 들키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모른 척 할 수 없나요?' 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잘 썩은 솔잎을 걷어내고는 땄습니다. 땅 속 깊이 자리한 '송이버섯'을

안 들은 척, 미안한 마음을 지니고 말입니다.



'모른 척…….'



봄에 고사리를 꺾으면

'아는 척 해달라' 하며 고갤 들어 눈인사를 하지만

가을에 송이를 따면

'모른 척 해달라' 하며 고갤 숙이는 통에 여간 손이 저립니다.



아는 척 해 주어야 할 때의 눈치,

모른 척 해 주어야 할 때의 눈치,

그 틈에 '둘 사이의 관계'가 놓이게 되는가 봅니다.



~~ 도둑고양이가 된 늙은 그 놈이 한동안 발길을 끊어

~~ '어디서 새끼를 낳았나 보다' 했습니다.

~~ 얼마 후, 그놈의 새끼들이 있는 곳을 눈치 챘습니다.

~~ 고양이도 내 눈치를 알아채고는

~~ 새끼우리를 다시 숨기고 말았습니다.

~~ 내가 아는 척해서 불안했나 봅니다.

~~ 그 뒤론 모른 척 해 주었습니다.



'아는 것이 힘이다'하여 알았는데

'모르는 것이 약이다'하며 '모른 척'으로 '앎'을 덮으면

'아는 것이 병'이 되어 맘이 쓰일 때가 있습니다.

'잘 났어 정말~'이 마음에 꽂히기에 말입니다.



정말 몰라, 당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것도 몰라~" 하면서 내 삶의 쓰임새를 팽개치는 때 말입니다.

정말 몰라, 아플 때도 있었습니다.

"아는 것이 뭐여~" 하면서 내 맘의 온통을 뒤집을 때 말입니다.



'모름과 모른 척'

그 차이를 알면 세상을 아는 사람이 되는가 봅니다.


송이버섯~, 그 옆에 모른 척 한눈 팔면서 발길 돌리도록 서 있는 소나무

용돈~, 뒷걸음치면서 슬그머니 들어오는 손길을 모른 척하는 주머니

시계~, 만날 시간은 넘었는데, 지나가는 분침을 잡지 않고 모른 척하는 오후 7시

열쇠~, 아무리 찾아도 손짓 하나 까닥하지 않고 모른 척 있는 소파 밑동



나서주기를 바라는데

모른 척하면서 골탕으로 꽁무니를 빼는 사람 앞에선

사정이 없이 '두고 봐~' 하고 다짐을 하는 때도 있습니다.







'그 일'을 알면서도

'그 사람'을 알기에

"몰라", "안 봤어", "생각이 나지 않아" 하면~

그 사람에 가서 꼭 한번, 모른 척하고 마음을 비비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오늘,

'모른 척' 하면서 마음 들이미는 사람,

어디 있나요?

그 사람에 다가가서

나도 모른 척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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