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다. 괜시리 눈물이 난다. 헛헛함에 이 방, 저 방으로 부산히 왔다 갔다 해보다가 종내는 철퍼덕 주저앉아 눈물이 핑-돌고 말았다. 슬픔에 핑글거리던 젖은 눈이 허공에서 '마리'눈이랑 마주쳤다. 뭔가 심상찮은 분위기를 감지 했는지 제 집에서 고개를 갸웃거리며..날 바라 보다가 조용히 내 곁으로 다가온다. 다른 때 같으면 안아달라 성화를 부릴텐데... 내 곁에 다가 와서 그저 가만히 있다. 저도 날 위로해주려나 보다. '아! 뭘로 불안한 듯한 이 속내를 달래보지?' '따뜻한 커피? 좀전에도 마셨잖아... 그래서 지금 속이 쓰리잖어' 냉장고 문을 벌컥 열었다. '그래 따끈한 우유 한 잔이 좋을거야' 우유를 꺼내 컵에 가득 따라서 렌지에 돌렸다. 웅~ 돌아가는 소리마저 맥없이 서글프다. '그래 달콤한 것이, 달착지근한 것이 어쩌면 위로가 될지도 몰라~' 아이들이 간혹 타먹는 인스탄트 핫쵸코를 반만 쏟아부었다. 일순간 뜨거운 우유가 부그르르....끓듯 뒤집어지는 반응을 보이며 넘쳐나서 행주질을 했다. .... 짜증만 난다. 뭘로 내 마음을 가라앉히지.... 뭘로, 아침에 자고나니... 운 것도 아닌데...얼굴도 몸도 마음도 심히 부어있었다. 그냥, 슬픈 감정에도 얼굴이 붓나보다. 한 이틀 슬픈 감정, 쟁이더니 오늘은 드디어 뜨거운 우유에... 쵸코가 들어가듯 드디어 끓어 넘쳐나기 시작하는 간헐천같은 슬픔, 나도 모른다.... 그냥..그냥 그저 그럴 뿐, ................... 그러다가 우연히 TV를 틀고 OCN 방송, '토탈리콜'을 하릴없이 보게 되었다. 벌써 여러번 째 보는 외화, 보고 또 보고 기억이 아슴슴하기도 새롭기도....하면서 긴장으로 바짝 조여진다. 슬픔따윈 나도 몰래 멀리 멀리 사라졌다. 그래 맞어! 풀어진 나사처럼 헐거워진 게야.....삶에 긴장이 풀린게야. 어떤 낯 모를 긴장감이 나를 바짝 조여 온다면..온다면, 괜시리 헤프게 눈물이 날까? 긴장~~ 팽배한 긴장감! 느슨하지 않게 바짝 당겨진...연방 터질듯한 가얏고 줄처럼, 아픔의 옥타브로 고음을 자아내는.. 늘..그렇다면 높은 음을 낼 수 있을텐데.... 한껏 늘어진 나, 축 처져서 지친 나도 보기 싫은 갱년기 추한 내 모습, 내일은 며칠 감기기운이 있다는 그에게나 다녀 와야겠다. 훨~~ 훨~~ .... . . . . |
'가납사니 > 사람들·舊,미루나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소 아소~~ (마오! 마오!) (0) | 2004.01.13 |
---|---|
day-dreaming (0) | 2004.01.12 |
스쳐 지나가는 모든 것 (0) | 2004.01.07 |
등나무의 새총놀이 (0) | 2003.12.31 |
미루님들 감사합니다!! "메리크리스마스!" (0) | 2003.1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