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서 그럴까?
원래 좀 그랬을까? 결혼해서 아이를 셋 낳고 키우면서 나는 친정 동생들 이름을 곧잘 부쳐서 불렀다. 딸은 하나 있는 여동생 이름으로……. 큰 아들은 큰 남동생 이름으로…….. 막내 아들은 막내 남동생 이름으로……
자라면서 근 25년을 입에 익은 소리라서 그러려니 했다. 우리 아이들이 이젠 거의 다 자라가고…… 그 증세가 멎는 듯 싶더니, 참, 그 중간에 그 증상은 다른 데로 이어졌다. 강아지, 새 식구를 맞아 드려도 이전 강아지 이름을 마구 불러대곤 했었다.
이제 내 나이 쉰 고개를 넘으며 어느날부터 인지 몰라도 아이들 이름을 단번에 정확하게 못 부르는 것 이였다. 김, 종인, 종근, 종열,….. 종인이를 부르려면 종열아, 종근아~ , 종인아~ 였고, 종근이를 종열이라, 종열이를 종근이라 부른게 다반사였다. 아이들은 우리엄마는 으레히 그러려니 하고 나름대로 가려 듣지만
아침에 꼭 말썽이다. 몇 시에 꼭 깨워 달라는 놈이나, 내가 알기엔 몇 시까지 늦어도 나가야 할 놈, ………….. 나는 으례히 고함을 지른다. 그 것도 틀린 이름으로……………….
호명 당한 놈은 불필요 한데도 제 이름이라 귀가 놀라 열리고 당사자는 그냥 '음냐 음냐' 꿈나라 행이다.
어머니가 상냥해서 부드럽게 흔들어 깨우면 좋을걸….. 이건 완전히 내무반 내무반장 사열이다. 아이들 원성이 하늘을 찌른다.
"어머니 제발 하고 우리들 이름 좀 제대로 불러 주세요" "그래~ 이 엄마 머리에 셋 다 항렬까지 붙여 놓았으니…….." "야, 그래도 얼마나 다행이냐, 내가 만약 열둘을 낳았다면…… 그나마 번호로 점호할 뻔 했다" 아쉬운 대로 궁색한 변명을 해 보지만 나만 그런가? 혹? 치매초기????
아~! 아이들에게 필요한 전화가 있어 핸드폰을 누르면 착신의 필요에 의해서 익숙해진, 내 것이 울고있다.
뺄~레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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