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구정 쇠고 나면 바로 장을 담그면 된다.올해는 구정 연휴 다음날이 바로 장담그기 적합한 날이라 바빠서 그만놓치고는 열 이틀 뒤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십이지간지의 말 날을 잡으면 된다.교회 다니는 사람도 그런 것 따지냐고 들겠지만..우리 풍습대로 따를 뿐이다.모든 것을 정성껏 잘 해내려는 어머니의 마음이라면 ... 애틋한 마음에서라면 이해가 갈지 모르겠지만... 거르는 해가 있지만 가능한 해마다 장을 담그려 노력한다.첫 아이가 심하게 앓고 난 후론,(기억해 내기 싫을 정도)발효식품이 좋다는 말에 더욱 공감이 가서이다.내 딸아이는 된장을 먹지 않았다. 김치도..별로...달가워하지 않는,그랬던 아이가 미국연수를 1년 마치고 돌아오고 식성은 더 더욱 변해 있었다.고국 음식에 대한 향수를 어찌 못 잊으랴마는 그래도 절절하진 않았다 한다.아이는 그 후 몇 년 뒤,병명도 희귀한 아무튼 '중성종양'으로 우리 집안엔 난데없는 초토의 바람이 불어 닥쳤다.'내 잘못이다. 먹거리, 식 습관을 잘 못 가르친 내 탓이다' 뒤늦은 후회를 해보았지만... 이제 내 아이는 사선을 넘어섰다.그 덕에 에미인 나도 십 년은 더 늙어버린 얼굴표정을 덤으로 갖게 되었다.그 후로 더욱 더 장독대 살림에 애착을 갖는지도 모르겠다.얼마 전 청국장을 담으려 노력했으나.. 그 맛은 아니었다.솜씨가 뛰어난 친구 어머님께 청국장을 얻어 왔지만..내 성에 차질 않았다.홈쇼핑에서는 '요구르트 만들기와 청국장 만들기'의 발효기를 팔더니만 내 맘에 들지 않는다.청국장은 짚을 깔아 짚에서 나온 바실루스(초고균)가 있어야 제대로 된 것이라지 않는가?일본 '나또(natto)'처럼... 흰 진이 주르르 묻어 나오는 끈적끈적한 점질물을 많이 갖고 있는 잘 된 청국장을 만들어 보리라 계획은 하고 있지만.....................메주를 두 해전에 만들었더니.. 베란다에 그냥 둬서인지 그냥 마르기만 할 뿐 곰팡이가 시원찮았다. 그럭저럭 접장으로(지난 해 묵은 간장과 섞어서 담은 장) 맛은 괜찮아 졌다.된장 역시나..올해는 밀양 화악산 해발 650고지에 사는 친구네 에서 메주를 여섯 덩이 보내왔다.어머님이 햇볕 잘 드는 곳에 잘 마르라고 뉘여 두셨다.메주는 흰곰팡이가 많이 핀 것이라야 잘 뜨고 좋은 것이라 한다. 소두 한말은 조금 더 되는 양이다.가만있자 간장은 예로부터 말 날에 담그는 것인데.. 그리고 음력 이 월장이 맛나다는데...요즘 캘린더엔 표시도 없고 예전의 한 장씩 떼어내던 일력도 없으니..도무지 알 수가 없다.그래서 번뜩 스치는 생각, 아~~ 불교 달력이라면 있겠구나...해서 이모님께 전화를 하고대충 말 날을 염두에 두었다.2월 21일이 말 날이라니..그리고 음력으로도 2월 2일이니 별 일이 없으면 그 날로 잡았다.누가 들으면 웃으리라 아무 날이면 어떤가 하고,그러나 음력이월과 말 날이 간장 담기에 좋다는 것을, 음력 이월은 염도가 가장 낮고도 맛있는 장을 만들 수 있다는데..참..그리고 소금이 중요하다. 간수가 빠진 묵은 소금일수록 좋고 미리 하루 전에 녹여두면 일하기에 훨신 수월하다.그리고 말 날이 좋다는 체계가 깃 든 요리연구가의 '장 담그기' 홈페이지를 분명 두 해 전 접했는데..아무리 검색해도 찾을 길이 없어 글로 옮기지 못함은 너무 애석한 일이다.2004, 2월 11일 이요조.몇 해(2001년3월7일)전에 써 둔 글을 별첨으로 부치며, ★ 된장,그 삶의 향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