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우러나기 시작하는, 장 담근지 딱 14일~ /3월6일 촬영

 

 

이왕지사 음력이월에 접어들어 말(午)날을 택해 장을 담그려는 날...

봄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비를 챙겨 입고 모자를 쓰고 작업을 하고

그 날의 흔적을 사진으로 올렸는데 수정하다가 자료를 날려버렸다.

간장을 담근 그 날... 메주만 든 소금물은 뿌우얬다.


딱..이주(14일) 후 인 오늘 장독 뚜껑을 열었다.

아~ 이제야 생각나는 바람 같은 기억 한 줄기~~

이모는 어느 날 장독대에 갈 때... 외할머니를 불렀다.

" 왜 이모가 안가? 이모가 해~ " 바쁜 외할머니를 굳이 부르는 이모에게 반문하자

외할머니께서 말씀해 주셨다.

"월경을 하는 부정한 몸으로 장 뚜껑을 열지 않는다." 라 시며,

아마도 늘 그러는 것이 아닐테고... 햇장을 담고 처음 개봉하는 날이 아니었을까 한다.

토템이라 그냥 치부해 버리기엔

그만큼 장독대는 신성시 되어야하므로 부정을 가까이 않는다는 뜻이었을 게다.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는 한 해의 모든 먹거리의 기본이 되는 곳! 장깡이 아닌가?

바로 내가 들어보고 자란 교훈이기에...

.....................

화랑 김유신 장군이 전쟁터에 나가면서 마침 장군의 집 앞을 지나쳐 갈 때,

"장군님.. 노모 님께 인사 여쭙고 가시지요?"
그러자.. 누군들.. 전쟁터에 나가는 자들이니 마지막 가족이라도 보고싶지 않으리요.
(훈련하느라 집 떠난 지 오랜)

부하를 시켜 얼른 집에 들어가서 간장을 한 종지 떠오게 했다.
그리고 입맛을 다시더니..

"아 우리 집 장맛이 변치 않았으니 필경 우리 어머닌 여전히 건강하신 게야"
하며 안심하고는 싸움터로 나갔다 한다.

장맛과 어머니의 건강, 그 가정의 무사안일을 점치는 장 맛~
그 함수관계,

 

간장을 담글 때는 왜 숯과 고추를 넣는가? 알아보기로 하자.


  ▲ 장독 금줄 : 간장을 담그고 독에 새끼를 외로 꼬아서 거기에 흰 창지와 숯, 고추를 꽂아 독 주둥이에 둘러 매둔다. 이는 우리 식생활 중 가장 중요한 조미료인 간장을 만들 때 부정한 것이나 궂은 사람을 접근하지 말라는 표시이다. 일년을 두고 사용하는 중요한 조미료에 깨끗지 못한 불순물이 섞어 들어간다면 건강에 해로울 뿐 아니라 맛도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 이로써 우리 옛 조상들의 위생에 대한 세심한 슬기를 짐작할 수 있다.

  ▲ 장독 버선 붙이기 : 장독에 금줄을 매다는 것과 같은 이유로 독에 종이로 오린 버선을 거꾸로 붙인다. 예전에는 남녀가 모두 버선을 신었기 때문에 궂은 곳에 다녀온 사람, 즉 상가(喪家)에 다녀왔거나 병자(病者)가 있는 집에 다녀온 사람은 장독간에 출입을 금한다는 뜻이다. 버선모양을 흰 종이로 오려서 바르게 붙이지 아니하고 거꾸로 붙이는 것이 신묘하다. 거꾸로 붙이는 것은 버선 신은 발로 안 갈 곳을 나무라는 뜻이 분명하다. 우리 겨레의 무뚝뚝하면서도 감칠맛이 있는 그 독특한 해학(諧謔)의 단면(斷面)을 보는 것 같다.


숯은 크기가 1천분의 1mm정도 되는 무수한 구멍을 가지고 있다.
신기한 것은 곰팡이같이 덩치가 큰 미생물은 숯에 기생을 못하고 우리에게 유익한 미생물은
숯의 구멍에 서식한다는 사실이다. 숯에 자리잡은 미생물은 발효를 돕는다.
유익한 미생물의 서식지를 숯이 제공하는 셈이다.
물론 잡 냄새와 불필요한 곰팡이는 제거한다.

해산한 집, 금줄은
아들일 경우 고추와 숯을 달고 딸의 경우에는 숯, 솔잎, 종이를 달았다.
이것은 아들인지 딸인지 궁금해하는 마을 사람들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지만

▲ 붉은 고추는 귀신이 싫어하는 색으로 붉은 색의 고추를 매달면 잡귀들이 문안으로 못 들어오기 때문이다.
숯은 더러운 모든 것을 정화하라는 의미에서 매달았다.
숯은 더러운 것은 모두 태워버리고 남은 것,
따라서 숯은 소각을 통한 정화의 의미인 동시에 항균작용의 의미이기도 하다.

금줄은 모두 왼쪽으로 꼬였다 한다.
평소대로 오른쪽 새끼를 꼬았다면 쉬울 텐데 왜 힘들게 왼쪽으로 새끼를 꼬았을까
왼쪽으로 새끼를 꼬았던 것은 앞으로만 가지말고 뒤와 옆을 살필 수 있는 여유를 가지라는
교훈을 담고 있다. 현대인들은 줄기차게 앞만 보고 달려간다. 그러다 보면 자기의 뿌리도,
형제도, 친구도, 조국도 잊고 살아간다.
한번쯤 가는 길을 돌아보며 추스르는 일은 우리에게 넉넉한 정신적 휴식을 제공하며 조상들의
숨은 가르침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지금처럼 가슴 답답하게 돌아가는 사회에 선인들의 묵시적 가르침인 금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장줌금마 이요조

 

 

 

I WANT TO HOLD YOUR HAND /가야금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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