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김치



앞글 '오징어 해물 파전'을 급히 쓰고는 정서도 안하고서...


무심히 등록 후, 바로 먼- 길 나섰지요.


토요일 새벽, 지금 들어와 보니..글쎄..탈자 오자에다 엉망이군요.


정말 죄송합니다. 그냥 며칠 비우느니.. 급하게 올리느라,


앞으로는 덜 된 글은 며칠이든 차라리 비우겠습니다.


 

김치,

햇김치는 애첩 맛이고

묵은 김치는 본처 맛이다.

 

 

근데..
참말로 요상시러븐 것이
한 번 햇김치에 입맛을 베?리면
묵은 김치는 한동안 뒤돌아보기 싫다더니

참말이다...거...참....
봄동, 얼갈이 겉절이 등등에 입을 버리더니,

 

지금 우리 집 묵은 김치들이 '탄핵안'에 울고 있다.
지난 김장 배추김치는 참으로 맛났었는데...
줄기가 밭에서 갓 뽑아 온 배추처럼 아직도 아삭거리는데...

동태 살을 저며놓고 담근 깍두기는 또 어쩌고..
아무래도 백김치는 맛이 좀 덜하다.
하기사 백김치처럼 맛이 빨리 가는 게 어디 있을라고

해서 물에다 헹궈서 김치쌈 밥을 만들었다.

일단 한 번 씻어서 잎사귀만 다듬어 내어 손 위에다 펴놓고 먼저 창란 젓갈을

놓고 쌈을 돌돌 여며 말았다.
그래야만 빨갛게.. 위쪽이 *등쪽* 비춰 보이므로,

그리고 위에는 참기름을 좀 발라주었다.
젓갈과 참기름의 고소함..그리고 곰삭은 배추김치의 맛이 어우러져 먹기에 좋다.

 

그런데..정말 큰일이다.

입(맛)이 먼저 바람이 난 건지,

눈(맛)이 먼저 바람이 난 것인지,

장보러 가면 눈에 띄는 건 푸른 채소뿐이니...

새뜻한 햇푸성귀 맛에 내가 단단히 사로잡힌 모양이다.

그 때까지 잠깐 입맛 외도나 해야지 뭐..별 수 있을라구..원,

 

2002년 김장김치 한 포기가 냉동실에 신주 모시듯 보관돼 있는 것처럼..
다시금.. 묵은 김치 그 깊은 참 맛이 그리워 필히 되 찾을 날이 오겠지,

 

 

 

장줌금마 이요조

 

김치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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