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방길 공터에는 지금 무서운 일이...★




뚝방 길 공터에

자동차 한 대가 있다.



주인이 어쩌다 깜빡잊고

얼른 찾아가지 못한

주인 잃은 차는

며칠을 징징 울고 섰더니


보도 블럭 사이로

땅귀신이 문어 발같은 뿌리로

감아 올려서는

자동차를 빨아 먹고 있다.



처음엔

제일 맛있는

자동차 눈알을 빼 먹더니

타이어 바람을 쥬스처럼 빨아 마시고

유리문을 쬬코렛처럼

이빨로 바스러트려 먹었고

본네트를 녹 쓸게 하더니

철분으로 녹여 먹는다.



며칠 후면 핸들도 빼서

폴로캔디로 녹여 먹을 것이고

좀 더있다간

시트의 스폰지도

카스테라처럼 야금야금

뜯어 먹을 것이다.



땅 위에다 한 열흘간만

그대로 놔두면

땅 속 귀신이

용하게도 냄새를 맡고 올라와서는

자동차를 즐겨 마신다.

커피 마시듯...



차는 새파랗게 질려서

도망가지도 울지도 못한다.



젊음, 그 육신만을 사랑했던

야속한 주인은 불러도

대답이 없다.





글/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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