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곳에 있는 그 산에 가고 싶다......'산이 그 곳에 있기에 나는 산을 오른다' **
*그 곳에 있는 그 산에 가고싶다.*
오늘은 유월 셋째 주 일요일 새벽 늘 일찍 일어나던 아침이었는데….. 오늘은 새벽에 잠이 한 번 깨지더니 다시 잠이 들었나 보다. 일어나니 5시 30분….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 입었다. 도봉산 북쪽 사패능선 쪽으로 향하기로 마음 먹었다. 등산이 아니라 나에겐 산책이다. 매표소 까지는 차를 끌고 갔다. 누가 보면 해프닝이다 옷 차림 까지도… 요즘 웬만한 산길은, 등산로라기엔 길이 너무 좋다. 차도 쌩쌩 오르는 길을 왜 무거운 신발을 질질 끌고 올라가는지 난 당췌 알 수가 없다. 산 깊숙이 험난한 코스나 돌짝 밭을 가는 게 아니라…. 정다운? 산길을 소요하기 때문에……산을 느끼고 싶기에 늘 집에서..입던 홈 웨어 차림으로 나섰다. 꽃무늬가 붉고 현란한 미디 홈 웨어 위에….. 자수로 된 니트 하얀 가디건을 걸치고 나선 모습 ~ 머리엔 붉은 핀…. 내가 생각해도 산에 오르기엔 너무 낯 뜨거운 성장이다. 그러나 어쩌랴? 난 내 감정에 충실하고자 청개구리가되어 ... 좀 그런가? 아무려면 어떠랴....... 산과 내가 만나고..... 내가 그를 흠씬 느끼고 올 수 있음에........ 화사한 게 좋지 않을까? 새벽같이 산을 오르는 산꾼들이 날 힐끔 거리며 바라보았다. 뭘 볼까? 난, 산길을 산책하러 나왔을 뿐인데… 난, 내 애인인 그를 만나러 나왔을 따름…. 아니 여자가 애인 만나러 나오는데도 바지 입고 나오는가? 그리고 편안한 맘으로 나와야지….. 늘 일상의 편안함으로…. 오랜만에 산 조금 오른다고..무거운 등산화에…… 바지에…..어휴…..그렇게 챙기노라면 차라리 앓느니……. 아 신발도….. 토슈즈 운동화도 거의 실내화에 가까워서 길 바닥 느낌이 온전히 다 전해져 온다. 작은 돌멩인지... 마사톤지……부엽톤지…… 거의 맨발에 가까운 발목도 다 드러낸 채 나는 자연을 느낀다.
나도 소시 적엔 아이젠 끼고 빙벽을 오르던 산 아가씨였다. 지금은 산 이름도 가물가물하여…… 남단을 벗어나 북단에 사는 고로……마치 먼 고국을 떠나온 듯하여… 겨울 가야산. 황매산 빙벽을 오르고….. 허울만, 이름만이 아닌 정말 산 아가씨되어 두 뺨이 얼었었다. 시푸르딩딩하게…..울 엄니는 난리도 아니셨지만……
지금은 건강이 많이 좋아지고 허리 수술 후…… 의사 말은 걷는 게 좋다고 권하였으나……. 그 게 아니었다. 걸을 때 마다 허리가 흔들렸고…… 무리가 왔다. 자연 허리를 아껴두자니……. 그 부단한 노력?으로 내 허리는 원통이 되고…….. 대신 아프던 허린 완전해졌다. 철저히 쉬고 놀았으므로……. 사패능선 오르는 길은 가파랐다. 난 뒷짐지고 뒷걸음으로 올라갔다. 떠 오르는 해를 받아 보려고…… …………… 내 한계인가 보다. 회룡사 후문 쪽에 다다라서 그만 도로 내려 오기로 했다. 회룡사….. 철조망을 끼고…… 숲속 오솔길을 걸었다. 부엽토 닿는 기분이 너무 좋다. 나무뿌리가 계단처럼 받쳐주는 감촉도 느낄 수 있다. 거의 맨발 같은 내 신 바닥이 얼마나 좋은지….. 물론 양말도 신지 않았다. 가다가 제법 큰 청솔모를 만났다. 내 키 1.5배쯤 되는 소나무 높이에서 나를 마주보고 가만히 있다… 청솔모와 얼굴을 마주하긴 첨 있는 일이다. 아마 먹이를 달라고 그러는 모양이다 매표소 입구 쪽에서 다람쥐도 그러더니…… 청솔모가 마치 캉가루 얼굴 같다 두 귀가 쫑긋… 얼굴이 좁은 역 삼각형으로… 두 눈이 까막중 열매처럼 새까만 게 반짝거린다… " 어쩌나…암 것도 줄 게 없어" 하며 난 두 손을 펼쳐 보였다. 청솔모는 아쉬운 듯 나를 계속 바라다 보았다. 첫 길이라 회룡사 철조망을 따라 내려오니…… 길이 막혔다. 계곡의 기암 절벽이다 되돌아 나와 정말 고즈넉한 숲길을 걷노라니……. 처음 올라가던….. 그 갈림길이 나왔다. 휴일 새벽이면 나는 산을 오를 것이다. 조금씩 강도를 더 해 가면서…..
아 비가 온다 오늘도 내 사랑하는 도봉산은 구름에 가리어졌다 나는 며칠 전 헬스머신을 아예 발코니에다 도봉산이 보이는 쪽으로 옮겨 놓았다. 운동보다… 도봉산 그를 바라다 보는 게 훨씬 덜 지루하기 때문이다.
어제를 생각하며... 6월 18일 씀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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