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많이 내리던 날,
산사로 찾아 들었습니다.
불심은 없지만...
설경을 보고싶은 욕심에...
누가 만든 눈사람일까?
무슨 이야기를 조근조근 나누고 있을까요?
작은 눈사람이 큰 눈사람에게 뭔가 이야기를 합니다.
큰 눈사람, 심오하게 잘 들어 주시는군요.
눈사람들의 이야기를 생각하느라...
나는 산사에서 내려와서도 밤을
꼴딱 새웠습니다.
작은 눈사람, 집요함을 보이며 다가섭니다.
큰 눈사람 회피하는 표정이 역력합니다.
위에 둘은 큰스님과 행자같고
아래 눈사람은 뭔가 그 해답을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뭔가 높으신 분 같습니다.
머리에 꽂은 관을 보아도 그 풍채가 남다르십니다.
그 표정도 가히 비범하십니다.
위의 두 눈사람의 선문답!
"그 건, 대체 무엇이오니이까?"
흰 눈 속에서
붉은 단풍잎은 시들었어도 여여히 붉습니다.
한 조각 난데없는 구름은 어이
지는 겨울 해를 가리고 서있는지...
먼-길 떠납니다. off 누르는 바로 지금,
이 멋진 선문답을 알아내시는 분에게는 필히 후사하겠씀돠,
제가 돌아올 때는 시원한 해답이 있었음...기대하고 길 떠납니다.
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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