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콩나물국밥' 이야기

 

엄마 어렸을 적에는 겨울방학이면 할머니께서 종종 만들어 주시던 점심 메뉴다.

겨울 방학이면 다섯이 모두 집안에서 오그르르 모여 있으니...

할머니는 멸치 몇마리 넣어 끝까지 함께 끓여 내시고(건져내지 않는 절대다싯물) 부엌 찬장에서 먹다 남은 김치와 찬밥을 모두 함께 넣으셨다. 먹던 김치를 다 넣고도 모자라면 땅 속에 묻은 김장독에서 큼직한 김치 두어 포기를 새로 꺼내 오셔서는 도마위에 놓고 숭숭 썰어 반찬으로도 담아 놓으시고 김치 가장자리, 그리고 꽁지까지도 송송 썰어서 넣으셨다.

물론 콩나물이 있으면 더할 나위 없고, 마지막에는 계란을 한 개 툭 깨어서는 훌훌 풀어 넣으셨다.

그 때는 형제들이 많으니 둥근상에 둘러 앉아 모두들 입이 달아서, 식어도 맛이 있었던 음식이다.

마침 내가 옛날 추억에 잠겨 한 번 끓여 내었더니 종근(장남)이가 이 게 무슨 음식이냐고 묻는다. 난 또...음식 타박하는 가 싶었더니...웬걸 너무 맛있다는 구나,

다행이다. 해서 요즘 묵은 김장 김치로 자주 만드는 음식이 되었다.

 

-이요조-

 
 

엄마들은 대략 손짐작으로 알아서들 척척해내지만 너희들은 그러냐? 물 잡기서 부터 두려울텐데....그냥 해 보는거야, 실패를 거듭 해야지만 완전한 내 것이 되어 두 번 다시는 잊혀지지 않는 게 음식 만들기거든, 

 

1/물을 적당량 붓고 다시국물을 낸다.

2/멸치를 건져내고 뜨거운 물에 콩나물을 넣는다. 북어가 있다면 조금 넣으면 좋다.

3/불린 쌀도 함께 넣고 뚜껑을 조금 열어두고 끓인다. /넘치니까

4/김치를 넣고 한소끔 더 끓인다. (밥이라면 이 때 함께 넣으면 된다)

5/간은 새우젓갈이나 집간장으로 맞춘다.

6/파 있으면 조금 넣고,  참기름 조금 두르고 뚜껑을 덮은 후 불을 끈다.(뜸들시간)

7/2~3분 후, 그릇에 담아낸다.

 
       
국물내기용/띠포리 

멸치보다 엄마는 띠포리를 좋아한다. 납작한 멸친데...맛도 영양가도 낫단다.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잘 모르더구나.~멸치대신 디포리로 국물을 내보렴.

볶는다거나 다른 재료로는 부적합하고

일반 멸치의 2배 이상 비싸지만 다시 국물을 내는 데는 안성마춤이다

 

◈고기를 좋아한다면 대신 양지머리를 삶아서 사용하면 좋다.

 
     
콩나물 삶기 Tip 

콩나물을 삶다가 뚜껑을 열면 다들 큰 일 나는 줄 알고 있다.

여기 엄마의 비법 하나!

콩나물을 뜨거운, 팔팔 끓는 물에 넣을 경우에는 뚜껑하고  상관없다.

물론 비린내도 절대로 나지 않는다. 알아두면 요긴하다.

 
  

김치국밥에 들어 갈 재료로, 나는 식은 밥보다는 불린 쌀이 더 구수한 것 같아 한결 좋더라,

쌀을 불렸다가 콩나물 북어랑 함께 넣는다. 식당의 콩나물 국밥은 양이 많으므로 따로 콩나물을 삶아 건져내어 찬물에 헹궜다가 사용한다. 그러나 양이 적으므로 그럴 필요는 없다.

그대로 해도 잠깐이니 아삭거리는 맛은 살아있다. 뚜껑은 반 쯤 열어두고 끓여야 한다.

(이미지? 잡곡이 미리 섞인 쌀이라...어쩔 수 없었삼)

 
         
 

손 빠른 요리를 위해서는 계란지단이나 김가루는 미리 준비해두면 좋다.

김가루는 시중에 파는 부스러트린 가루보다 일회용을 꺼내서 가위로 썰어서 사용하면 언제든 손쉽게 쓸 수 있다.

 

잘 끓어 넘치니까, 아예 뚜껑을 열고 끓여라 마지막에 파를 넣고 참기름을 조금 두른 뒤

뚜껑을 덮어 2~3분 쯤 후에 (뜸들시간) 그릇에 담아내면 완성이다.

 

글:사진/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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