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자나무

 

      요즘  '솔개의 거듭나기' 우화가 뜨고 있다.

    솔개는 70년을 산다는데  40년만 되면 그 부리는 길어져 가슴팍에 닿고 딱딱해져서 먹이를 잡아도 잘 먹을 수 없으며, 발톱은 길고 둔해져 먹이를 잘 낚아채지도 못하고 날개, 깃털은 굵고 무거워져 잘 날 수가 없다한다.

    이대로 비참하게 죽을 것인지 아니면 살과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고 가듭 태어날것인지...귀로에 선 솔개는 높은 바위산에 올라가 몇 달 동안을 인고의 세월을 겪는단다.

    부리를 바위에 수도 없이 부딪쳐 낡은 부리가 빠지면 새로운 부리가 생겨나고 그 새로운 날카로운 부리로 둔한 발톱을 다 뽑아내고 예리한 발톱이 다시 나면 그 발톱으로 낡고 무거운 깃털을 다 뽑아내면 가벼운 새 깃털로 거듭 날 수 있단다.


    참으로 감동적인 우화다.


    우화에서 나온 이야기와 달리 실제로 솔개는 70년을 살지 못한다. 조류의 수명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조사결과 솔개와 같은 맹금류(매와 수리류)의 경우 30년 이상 사는 경우는 많지 않단다.


    솔개는 예전 전국 쥐잡기 운동에 몰살되다시피 희생되고 지금은 주로 북한에만 서식하며 제주도에서 볼 수 있을 정도라 한다.


    .........


    내, 나이가 40하고도 중반이 넘어가니 나도 우화 속, 솔개처럼 육신이 쇠락해져갔다.

    여기도 저기도 아파서 어느 날은 맘먹고 모조리 여러 군데의 병원을 순회했다.

    나는 내가  menopause의 궤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까맣게 몰랐다.

    다른 병원에서는 별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었지만,


    안과에서는 유독,

    '걱정 마십시오, 노안입니다"


    그 말에 나는 얼마나 상심했는지 모른다.

    노안이라는 말에 놀란 게 아니라…….

    의사 선생님의 태연스레 뱉은 말 한 마디,

    '걱정 마십시오'란 그 말에, 나는 크게 상심했었다.


    솔개처럼 나도 바위산에 올라가 침침한 눈을 피가 나도록 짓찧고…….

    아픈 허리로 높은 산에서 데굴데굴  유혈이 낭자하도록 굴러보면

    선연한 붉은 꽃잎의 상흔처럼 아름다운 月經이 피어나고

    희고 빠져서 듬성한 머리카락들이

    푸룻 푸릇하다 못해 새카만 젊은 잎새로 새로 돋아날까?


    .............


    피나는 처절한 자기와의 싸움!

    그래, 운동을 해야 해!

    그 게 솔개처럼 거듭나는 삶인 거야!

    솔개의 수명처럼 70년이 되든, 30년이 되든,

    살아있는 그 날까지는


    가벼운 육체로,  날카로운 이성으로, 예리한 자아로

    거듭 태어나는 거야

    가볍게 비상하는

    한 마리 솔개처럼...



    훨~

    훨~

     

     

     

     

     

    .

    .

    .

    푸드득

    .

    .

    .

    .

    .

    끼룩

    .

    .

    켘,
     .

     

     

     

     

     

    남편이

    이 글을

    봤다면

    이랬을

    거다.

    분명!

     

     

    "말로마안 ~?"

     


산다화

'가납사니 > monologu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니...  (0) 2006.11.02
유예기간  (0) 2006.06.20
하늘,구름,바다  (0) 2006.03.13
아침 새소리  (0) 2006.01.27
독감백신  (0) 2005.11.1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