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구순이 넘으신 시어머님, 돌아가시면 
      며느리인 저, 솔직히 두 다리 쭉-뻗고
      편할 줄 알았습니다.

      부모님 여읜 사람들이 다들 그러데요.
      돌아가시면 잘못해드린 것, 몹시 후회된다고..

      저...
      그 말, 정말이지
      귓등으로 건성들었습니다.

       

      이제,

      어머님 가시고
      그 말이 왜 이리도 뼛 속 깊숙히 파고들어
      눈물로 회한이 되는지
      철없던 예전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밤낮없이 녹음테이프처럼
      똑 같은 어머님의 기도소리!
      하도 들어서 온 식구도 다 왼다고 핀잔만 드렸습니다.

       

      오늘 아침,

      낙엽 떨어진 마당에서
      어머님처럼 쪼그리고 앉아
      어머니 평생에 그토록 간절하셨던 기도!
      뒤늦게나마 깨달아 흩어진 말씀 찾아 모으듯
      눈물 글썽이며 돌 틈의 낙엽을  끌어 모읍니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미안했습니다.
      철부지 며느리 부디 용서하시고

      편안히 영면하세요.

      어머니...

       

       

       

      며느리/이요조올림

 어머님, 10월 27일 영면하셨습니다.

 

 

 어머님, 칠순사진

'가납사니 > monologu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늘 파도가 된 은파! 보게나~  (0) 2007.05.15
그리 귀찮던 낙엽도....그만 떨어질 때가,  (0) 2006.11.20
유예기간  (0) 2006.06.20
솔개처럼....  (0) 2006.03.24
하늘,구름,바다  (0) 2006.03.1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