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있는 풍경"




벌써 여름이 탈진해 가고 있다.


강가에서 멱을 감던 여름은


보라빛 얼굴로 이를 딱-딱 마주치며


떠날 채비를한다.


폭염에 농염하게 익은


아가씨들의 부푼 젖가슴과


그녀들의 은어같은 종아리와


만지면 바스라질 것같은


가녀린 상아빛 어깨들,


현기증이 난 배꼽들도


마구잡이로


외출시키던


그 여름은


저 다리 끝에 걸터 앉았다


유난히 시끄럽던 매미의 호곡도


얼추 끝이났다.


시방 풀벌레들은


다음 순번을 기다리며


장막 뒤에서 조율을 한다.


그렇게 하면 갈 것을


엄청난 가뭄의 갈증과


허우적대는 홍수를 언제나 앞세우던


지친 푸름이 먹빛으로 익사한 강,


그 다리를 건너...


그리...가고 말 것을...
`

아가씨들은 서둘러 정신을 차리고


농 깊숙히 나프타린에 넣어 둔


두터운 옷들을 찾아 입을 것이다.


영영,,,,


다신 보지않을 것처럼...


서둘러서...






글/그림/이요조







2001.08.07 05

 

 
 
댜시 수정 2014년 7월 15일 오전

그림이 사라졌으니 제목도 달라져야겠지? 

 
 

 

"다리가 있는 풍경"

 

벌써 여름이 탈진해 가고 있다.

 

강가에서 멱을 감던 여름은 보랏빛 얼굴로 이를 딱-딱 마주치며

떠날 채비를 한다.

 

폭염에 농염하게 익은 아가씨들의 부푼 젖가슴과

그녀들의 은어 같은 종아리와

만지면 바스러질 것 같은 가녀린 상아빛 어깨들,

현기증이 난 배꼽들을

마구잡이로 외출시키던 그 여름은 저 다리 끝에 걸터앉았다.

 

유난히 시끄럽던 매미의 호곡도 얼추 끝이 났다.

 

시방 풀벌레들은 다음 순번을 기다리며 장막 뒤에서 조율을 한다.

그렇게 하면 갈 것을 엄청난 가뭄의 갈증과

허우적대는 홍수를 언제나 앞세우던

지친 푸름이 먹빛으로 익사한 강,

그 다리를 건너...

그리... 가고 말 것을...

 

아가씨들은 서둘러 정신을 차리고

서랍장 깊숙이 넣어 둔 두터운 옷들을

성급히 찾아 갈아입을 것이다.

 

 

영영,,,,다신 보지 않을 것처럼...서둘러서...

 

 

글/그림/이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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