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못하면서 겨우살이 준비는 누구 못잖게 야무지다(푸헐~)
가을볕에 잘 말린 무청시래기는 추운 한겨울을 버텨날 양식이었다.
우리 조상들은 봄에는 들에서 나는 쑥에서 氣를 얻었고
얼음이 꽁꽁얼어 채소라고는 눈 씻어 볼래야 볼 수 없었던 겨울에는 가을에 말려 두었던 무청 시래기에서 氣를 얻었다.
여기서는 좋은말로 氣라고 칭하였지만 겨우내 주린 배를 든든하게 견뎌내게 하는 참으로 멋진 영양의 보고인 구황식품이었다.
농가에서는 긴 겨울을 나며 절량농가(絶糧農家)의 구황식품으로 이용되어 곡식과 혼용하기도 하고, 이것은 채소가 귀한 겨울에 죽, 국, 나물등으로 식량에 대용하였다.
그저 옛 입맛을 못잊어하는 중년들이나 즐겨먹지 신세대 아이들은 이 맛을 잘 모른다.
요즘에는 지방특산물로 무청시래기를 대량생산 농가소득을 올리는 마을도 많다고 하니 아마도 웰빙식품임을 다 감지했나보다.
그러나 한 번 더 자세히 살펴보자! 우리 선조들이 만들어낸 얼마나 과학적인 영양식품인지...
아래 사진과 글들은 여러번에 걸친 기록을 간추려 시래기 이야기를 한데 엮어 보았습니다.
2007, 1,10일 이요조 글:사진
시래기 / 도종환
저것은 맨 처음 어둔 땅을 뚫고 나온 잎들이다
아직 씨앗인 몸을 푸른 싹으로 바꾼 것도 저들이고
가장 바깥에 서서 흙먼지 폭우를 견디며
몸을 열 배 스무 배로 키운 것도 저들이다
더 깨끗하고 고운 잎을 만들고 지키기 위해
가장 오래 세찬 바람맞으며 하루하루 낡아간 것도
저들이고 마침내 사람들이 고갱이만을 택하고 난 뒤
제일 먼저 버림받은 것도 저들이다
그나마 오래오래 푸르른 날들을 지켜온 저들을
기억하는 손에 의해 거두어져 겨울을 나다가
사람들의 입맛도 바닥나고 취향도 곤궁해졌을 때
잠시 옛날을 기억하게 할 짧은 허기를 메꾸기 위해
서리에 맞고 눈 맞아가며 견디고 있는 마지막 저 헌신
무청은 김장철에 재래시장 나가면 시래기용으로 깨끗하게 따로 잘라논 것을 단으로 묶어 팝니다.
.
여행을 갔을 때 각자 반찬 한가지씩을 가져갔는데...그 중에 시래기나물이 제일 인기가 많았다.
크흐흐~~~~....고기반찬 무안시럽게도 그날, 젤로 마시서따.
해서...맛에 관한한 질 수가 읍따...도저히, 재도전해봤따.
그 때, 내 장아찌는 설움을 받는 듯 하다가 막판에 게눈 감추듯..사라졌다.
명품을 안게야! 다들~ 그냥 장아찌가 아니고 해를 넘기며 숙성시킨 오랜 기다림 끝에 나오는 맛인게야... 물론 씨래기 역시,
한국적인 깊은 맛은 뭐든 짠! 하고 금방 만들어 지는 게 읍는 벱이거든...슬로푸드(slowfood)!
요즘 전세계적인 운동은 우리가 이미 아득한 옛날부터 해오지 않았겠냐?
오랜 기다림의 깊고도 절절한 맛이 배어서 그런걸꺼야.
무청 시래기를 말린다.
푸욱 무르게 삶아내도 어쩐지 내 솜씨는 해마다 질겼다.
작년 봄, 어느 매운탕 집에서 입에 살살 녹는 무시래기를 만났다.
부끄럼 무릅쓰고 물어 보았다.
"전...이렇게 안 되던데요...어케하믄..??"
"예, 푹 무르도록 삶아서 말리세요."
"아!...그랬었구나, 난 그냥 데쳐내기만 했는데...."
펄펄 끓는 물에 소금 조금 넣고 8분~10분만에 녹색이 한풀 꺾이면 꺼낸다.
식으면서 좀 누렇게 되어도 걱정할 것 없다.
맛있는 붕어찜...
매운탕...
물고기보다 더 맛 있을테니....
기다려라, 내(시래기)가 간다!!!
기다린 만큼 그 맛은 거룩하다.
예전에는 설핏 데쳐서 말린 것은 압력솥에 돌리고도 질겼는데, 해서 두 번을 돌리다가 미지근한 물에
울궈내다가 껍질을 까다가 그랬는데....
냄비에 그저 잠깐 삶았는데도 너무 무른 듯 싶을 지경이다.
(건조방법/무청을 푹 삶아 건조시킨 시래기)
기침 감기로 몸살이 난듯하여 기름진 것보다 칼칼한고 시원한 것이 먹고 싶었다.
멸치 국물에 무청을 썰어서 된장에 조물거리다가 국을 끓였다.
냉동실에 넣어둔 청량고추도 넣고 국간장 떠 둔게 없어서 소금으로 마지막 간을 맞췄다.
목감기로 매캐한 목이 꽤나,
시
.
원
.
하
.
다.
.
얼. 큰. 하. 고
나머지 우거지는 국거리 무청을 조물거렸던 볼에다 닦아내듯 무쳐 두었다가 기름을 약간만 두르고
볶았다. 역시 파, 마늘, 고추를 넣고 진간장으로 간을 맞추었다. 뭉근하게 뜸을 좀 들이다가
마지막엔 들기름으로 마무리..../실은 들깨를 넣으면 더 좋을 텐데, 깜빡 잊고는 깨도 넣지 못했다.
국에도 역시 들깨가 좋으련만 오늘만은 텁텁하게 먹고싶지 않았다.
뜨거운 무시래기 국 한그릇,
부드러운 식이 섬유소 무시래기 나물 한 접시만 두고 밥, 한 공기 다 비웠다.
한여름에도 땀을 흘리지 않는 이마에 땀이 촉촉하게 맺혀왔다.
얍! 감기야 떨어져라~~~
어디선가 보니까...스님들이 무청시래기 밥으로 공양하시는 걸 보았다. 맛있을 거 같았다.
흉내 내 보았다. 무밥, 곤드레밥도 있다더니만... 이 나이 되도록 아직 먹어보진 못했다.
나는 아주 매운 고춧가루가 든 액젓간장을 넣어 비벼 먹었다. 맛은 깊고 구수했다.
...ㅎㅎ 조금 짰다.
조심해야쥐~~
청양고추(땡고추)넣은 강된장을 스윽 쓱- 비벼먹는 게 젤 나을 것 같다.
그 것을 비빈 것을 또 상추쌈으로 싸먹어도 좋겠다.
그런데...아무래도 빛깔이 너무 그지같애~
아휴,,저 파 좀 썰어논 꼬라지 하고는 ㅉㅉㅉ!!
(흉보는 소리 들려도 어쩔 수 없씸돠! 예리공포증이 있어 칼질은 정말 무서워 잘못함돠!!)
밥 앞에 이런 이야긴 뭐하지만...무청은 셀룰로이드 많은 야채...식이섬유라놔서
변비걱정은 안 해도 됨다, 정말임돠!!
고등어와 시래기를 함께 지져도 그 맛이 끝내줌돠!
사진에는 그저 욜케 비쳐도 그 맛은 깊고 ...좋씀돠...두 말하믄 잔소리 맞씀돠!
이 아래 사진은 대가족들이 경남 창원 어디메쯤서 대구전문식당에 들어갔다가 대구탕, 대구뽈찜, 그리고 시래기찜을 각각 시켰는데...그중에 시래기찜이 제 입맛에는 유독 맛있었슴돠.
대구탕, 대구뽈찜은 3만원이었는데... 씨래기찜만 3만 오천원하더니...오천원어치 비싼 만큼 더 맛났습니다. 그 사진 올립니다.
참붕어가 있으면 시래기깔고 붕어 얹고 고추장 양념에...푹 반나절이상 끓이면 둘이 먹다가 하나 죽어도
참말로 모릅네다.
겨울, 무청 시래기들 많이 잡숫고 氣들 팍팍 실어서 건강하시기를...
글:사진/이요조
(대구)시래기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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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와 무청의 영양분석]
1. 무청에는 비타민 A, C, B1, B2, 칼슘 등 풍부한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습니다.
2. 비타민 C가 10-30mg 가량 들어 있는데, 특히 무속보다 껍질에 2.5배 더 들어 있으므로 껍질을 깍아 버리지 말고 씻어서 먹는 것이 좋습니다.
3. 무의 단맛은 포도당과 설탕이 주성분이고, 매운맛은 유화 화합물이 원인인데, 생무를 먹고나서 트림을 하면 특유의 고약한 냄새가 납니다.(무의 매운맛 성분에 항암효과가 있다는 최근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4. 무에는 전분분해효소, 단백질 분해 효소, 지방 분해 효소 등 여러가지 소화효소를 함유하고 있어 소화흡수를 촉진합니다. 즉, 무는 음식이 소화되지 않고 맺힌 것을 시원하게 풀어주어 가슴을 탁 트이게 합니다.
5. 민간요법에서 무는 기침을 멎게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6. 무청의 식이성 섬유에 의해 장내의 노폐물을 제거하여 대장암을 예방하기도 합니다.
2833 | 탐방 | 몸에 좋은 무청시래기 [0] | 이요조 | 전국 | 2007-0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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