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길 위에서

 

하수구 배수망

 

 봉화 여행중

그 지역 별미인 점심을 은어구이와 소나무 숯과 솔잎에 구운 돼지고기를 잘 먹고는 모두들 포만감에 젖어

막 식당에서 나와 잡담을 즐기며 버스에는 아무도 얼른 오르려 하지 않을 때였다.

 

누군가 와서 팔을 잡아 끌고간다.

<왜?><언니..한문협 시인이라메....이분도 한문협이시래~~>

<아우 야...회원이 한 둘이래야지>하면서 끌려갔더니 오늘 함께 길 떠난 도반중에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두어분 계셨는데...

그 분들 앞으로 우격다짐 날 끌고 간다. 

마지못해 <안녕하세요. 저도...식군데요!!>하고 인사를 건넸더니 명함을 주신다. 헉! 한문협회의 이사님이시다.

<언니...선생님께서...여기 이 배수망에 올라오는 식물들 보고 느끼는 바 없냐고..,,,이 걸 찍어 글로 써 보라셔~~그래서

뭔가 남다르시다 싶으셔~~ 그래서 이야기 하다보니...ㅎㅎㅎㅎㅎ>

<응~~ 그랬어~~~~>

그러며 습관으로 얼른 배수망 아래에 있는 ..고개를 올리기만 하면 잘려버리는 여뀌와 이름모를 풀들을 찍었다.

무서운  참으로 여지 없는 데드라인이다.

<아..그러시구나...죄송합니다. 회원이다 뿐이지 선생님들을 몰라뵈서요. 제 멜로는  성기조님 전체멜은 늘 오던데...>

<하이쿠...바로 이 분이 성기조님이시잖혀~~>

한문협 명예 이사장님이시다.

요 앞에 회장직을 하신 걸로  내 기억이...아슴슴....

집안에 두어도 무심한 자식은 아버지 이름도 모르는 겻이다.  성기조 선생님 앞으로 가서 정식으로 인사를 여쭙는다.

 

난..두 분을 꽤나 연장자로 까마득한 선배님으로 보았는데

사진을 찍은 걸 다시보니 웬걸...함께 늙어가는 모습들이다. 내가 언제..이리도 늙었을꼬??

 

자라도 자라도 사람들 발에 짖밟히는 배수망의 저 들풀들처럼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내 모든 상념들은 더 이상 피어 오르지를 못한다.

내 감성은 배수망의 데드라인에 걸려...더 키를 보탤 수가 없다. 나 완전 낡았나보다.

오호 애재라!!

 

선생님들, 선배님들, 만나뵈서 반가웠습니다.

다음에 우연찮은 기회에 동행할 일이 있으면 제가 각별히 모시겠습니다.

존경합니데이~~

 

 

이요조

 

추신: 제가 이렇습니다.

여행기를 꼭 쓰실거라 하셨는데....문협 책에도 올리실라믄...봉화여행 사진 몇 장 추가로 더 보내드리겠습니다.

만나뵈서 반가웠습니다. 늘 건강하시기를....

 

 

 안재진선생님, 이요조, 성기조선생님

 

성기조 한국예총 수석 부회장님

안재진 한문협 이사님

 

등에 잠자리 한 마리가 앉았다.

봉화 원낭소리 촬영지에서 관계공무원들의 선물...워낭을 받으시는 중,

 

봉화군 관계자들의 감사선물'워낭'

 

 

윗사진을 보는 남편왈: 이요조 배 좀 불러들이시지~~ 

이요조: 나온 걸 우야라꼬...BJR모드~

 

 

 

 

봉화의 아름다운 문화유산 체험

 

 *의양리 권진사댁*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190호
소재지: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면 의양리

 

 

성암 權喆淵(1874~1951)선생이 살던 집으로 건너마을 운곡에서 이곳으로 정착하여 건립하였다고 한다.

만석봉(萬石峯)을 뒤로두고동향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9칸의 대문채를 들어서면 넓은 사랑마당이 있고 마당의 좌측에는
3칸의 서실(書室)이 있으며 대문채와 마주하여 ㅁ자형의 정침이 배치되어 있다.

정침의 양쪽 허리부분에는 토담을 좌우로 뻗어 내외 마당으로 공간구분을 하고 있으며 동향 건물임에도 툇마루를 설치하는 등
남측면을 적극 활용하기 위한 평면구성이 돋보이는 주택이다.

 

 

 

봉화군 일대 답사를 마친 첫째날은  의양리 권진사댁 고택 체험겸 일박을 하기 위해 머무르기로 했다.


권진사댁에는 문인명사와 애국지사들의 내왕이 잦았으며

찾아오는 빈객이나 걸인들을 후히 접대하였다 한다.

 

사랑채

 

솟을대문을 들어서자 마주보이는 사랑채와 너른 마당 

사랑채  헛돌 3단의 막쌓기지만 정연해보인다. 

 

  

권씨 집안의 종손부부님이 반가히 맞아주며

 이 굴뚝으로 연기가 오르면 아름답다는 설명이시다.

아쉽게도 우리가 도착하기 전 군불을 다 지펴 놓은 후다.

 

 

사랑채는 

팔작지붕, 방형기둥, 7칸이며 정면과 측면에 툇마루를 걸었다.

 

 

각자 여행 봇짐을 내려두고 저녁을 먹으러 나섰는데...

동네의 그 캄캄함이란...하늘의 반짝이는 별!!

모처럼 느껴보는 아득한 옛날의 시골밤길 정취를 느꼈다.

제실을 보고 <사당이닷> 했더니 옹기종기 붙는다.

ㅎ`ㅎ`ㅎ` 도시촌늠들~~

 

배부르게 저녁을 먹고 들어오니 쥔장께서

또  우리를 위해서 특별식으로

미리 마련해둔 콩찰시루떡을 내어오셨다.

밥 방금 먹고 떡먹고...어찌나 맛나던지.. 그런데...또!!! 또야??

 

 

방에는 TV도 없었고

이내 칠흑같은 어둠이 깔린 시골에서 무엇을 하고

이 긴긴-밤을 지새라고....

고구마와 감자를 굽겠다고 다시 군불을 지폈다.

불이 사그라들고, 은박지에 싼 고구마, 감자를  

 

 

 

흡사 초겨울밤 같은 날씨에 <추워~ 추워>~ 해싸며 

부르르 떨어가며 들락날락대더니 구워왔다. 

앗 뜨거 뜨거!!!

 

 

요렇게 쪼개고 들고있자.....

계속 웃음이 터져서 카메라가 흔들흔들..

 

 

카메라 후래시 세례~ 팟! 팍! 

 

둥굴게 모여앉아  정담을 나누고....

밤은 깊어가고... 

방바닥은 따끈거리고, 

피곤한 눈은 스르르르..... 

 

 .....

 

아침이 되었다.

이 곳은 새사랑이기도 하고 서실인 셈이다.

방문을 여니, 차고도 싱그러운 아침 공기와 함께

반겨주는 풍경!

 

 

뒷산이 萬石峯이라는데...

권진사는 만석까지는 아니고 8천석 가까이 하셨단다.

뒷 산 소나무가 고택과 잘 어우러지는 풍경이다. 

 

 

 아침에 일어나

안채 마루에서 조반상을 받다.

국이 두 가지나 있었는데,,,하나는 닭개장이고  또 하나는 된장국이었다. 

안동이 가까워선지 고구마줄기와 함께 졸인 간고등어가 짭짤하니 맛났다.

 

 

옛날에는

위에 사진처럼 함께 둘러앉아 먹는 게 아니고

손님들에게는 1인 1상의 차림을 내었다.

작은 상들이 즐비하게 시렁위에 얹혀있다. 

 

 

안채의 마당 모습

내당(內堂)의 ㅁ자형  정침(正寢)

 

안채의 대문을 밀고 안채뜰을 살피니

 

 안채로 통하는 중문
사랑채에서 안채로 향하는 중문은 낮은 흙담을 쌓아 내외구분을 했다.

왼쪽이 정낭(화장실)

안채 후원에서 바라보이는 정낭과

 

 모란이 있는 장독대와

 

얕은 토담너머로 3칸짜리 서실이 보인다.

 

 서실

 날 밝아 다시 살펴 본 사랑채

 

행랑채 중앙에 솟을 대문을 내었다

너른마당과 사랑채가 정면을 버티고 섰다. 

 

대문채 

 

일행중 몇몇과 나는 書室 사랑채에서 묵었는데

방이 얼마나 뜨끈하던지....아침이 되어도 모두 일어날 생각을 않는다.

나는 <뱀이다아~ 뱀이다~ 몸에 좋고 맛도 좋은 뱀이다~ 아~ @,@> 기상송을 부르고

따뜻한 구들목에 등짝이 붙어버렸는지...

마지못해 부시시 일어나 앉아서들...

개운하다는 한 마디씩 멘트를 날린다.

(다들 늙은이여 뭐셔?)

 

 

글/이요조

 

권진사댁 고택체험 / 봉화군 춘양면 의양 3리 / 054-672-6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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