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유기농콩으로 콩나물 길러먹다.
석달간 미국 생활이 결코 만만치만은 않았다.
한인타운을 이루는 LA나 뉴욕이라면 또 몰라도, 이제사 한국사람들에게 서서히 알려지는 교육도시! 유학차 떠나온 유학생들이 주류인 뉴욕주 로체스터에 와보니,
한국에서 야채값 폭등에 겨우 안정세 조짐을 보고 떠났는데....배추값 무값은 금값이고 파도 역시 금값이다.
뭘 먹고 살아야 하나? 대체적으로 채식위주로 먹는 내게 정작 큰 이변이 아닐 수 없다.
한국에서는 늘 곁에 있어서 별로 소중하지도 소중할 것도 없는 콩나물이 눈에 어른거린다. 참으로 별 일이다.
비싸서 그렇지 한국음식은 한국마트에서 대체적으로 다 구할 수가 있다. 별 아쉬움은 없다. 사러 나가기가 한참이래서 그 점이 매우 곤란하다. 겨울철 눈이 우리나라 여름 장마철 비처럼 내리니....그나마 외출도 꺼려진다.
설대목을 며칠 앞두고 콩나물하면 어머니 생각마저 난다. 설대목 아래 안방 웃목에는 삼발이위에 콩나물독이 놓여지고...
밤낮없이 주무시다가도 일어나셔서 물을 주시던 어머니!
우리어머니는 아마도 우리 남매들도 그렇게 콩나물 물주듯이 정성껏 주야로 돌보시며 키우셨음에 틀림이 없을게다.
행여 물이 적어 마를세라~ 행여 콩이 썩을세라~ 괜히 잔발이나 생겨 억세질라...노심초사 하시듯이 말이다.
숙주나물은 세계인이 다 즐겨먹지만 콩나물은 우리 한국인만 먹는 것 같다.
씹히는 질감이 아삭아삭한 콩나물....고추장이든 고춧가루든 가리지 않고 집간장이든 양조간장이든 소금이든 가리지 않고 조물조물 기타 양념 넣고 무쳐내면 참 한국의 맛이 따로 없다.
콩나물을 길러 놓으니 우선 반찬걱정이 사라져서 너무 좋다.
요리는 그다지 어려울 거 없다. 콩나물국, 나물, 찜...심지어 비빔밥에 콩나물밥까지...참으로 착한 요리법이다.
콩나물국은 굳이 멸치 다싯물 없어도 펄펄 끓여서 소금으로 간하고 고춧가루를 풀면 속이 뜨끈할 정도로 시원해지며 감기도 물러나 앉던.....
전날 과음하여 뒤틀리는 속도 셔언하게 풀어주던, 서민들의 친구!! 그 이름하여 콩나물!!
밥비벼 먹기에도 좋고, 여름 냉국 만들 먹기에도 그저 그만인..... 콩나물!!................콩나물이 이리도 예쁠수가.......!!!
이참에 콩나물 예찬론자나 될까부다.
한인마트에 갔더니 매직으로 유기농이라고 쓴 콩이 보인다.
콩나물 햇콩이란다. 믿어볼밖에....
묵은 콩보다는 햇콩이 싹이 잘 튼다.
요만큼의 콩을 펴놓고 살펴도 몹쓸 콩이 별로 보이질 않는다.
참으로 야무딱진 콩이다. (깨어지거나 이상한 콩은 덜어내고)
흔한 프라스틱 병에 구멍을 뚫고 물받이 그릇하나 준비했다.(참고로/개사료통)
샤워물줄기에 (물줄 때) 콩이 흩어지지 못하게 면보로 위를 덮어주고
하루에 대여섯번 생각날 때마다 물을 주었더니 집이 더워선지 2~3일만에 발아!
싹눈만 일단 텄다하면 그 뒤는 일사천리다 물만 잘 주면 시시각각으로 죽죽~~
큰일났다. 나눠먹을데도 없고.....우리 식구만 먹자니 콩나물에 짓눌리겠고
너무 잘 자란다.
검은 부직포 가방으로 씌워 놓았다.
싹눈터서 좀 자라더니 3~4일만에 목까지 차고 넘칠만큼 자라 올랐다.
엉겨있는 뿌리가 신기하다. 생명이 뭔지....
요만큼이면 한 끼니 실컷 먹는데....
매일매일이 콩나물 잔치다.
지청구를 해대니...뿌리가 슬슬 생기기 시작한다.
뽑아내어도 이내 또 자라오르고....또 자라나오고
화수분이 따로 없다.
덜어내어 씻고 다듬어서 뿌리는(중요한 아미노산의 하나인 아스파라긴산)이 많다니 그대로 두고 ㅎ
이렇게 팩으로 넣어서 냉장고로 직행
성장중지 독감방(냉장고)으로 보내기도 하면서....
이렇게 만들어 한인마트에 내다팔면 어떨까? 이참에 미국 눌러 앉아 콩나물장사나 해볼까부다.
콩나물로 집안 꾸미기, 원에 대변신도 시도해 보았다.
2번째 콩나물 기르기는.....음료수 병으로(콩 한 컵 분량) 시도...X2
이 역시나 너무 숨가쁘게 콩나물 요리만을 먹으며 달려야 했다.
콩나물에 대한 애절한 연민도 식어버리고....
물도 덜 주게되고 미처 먹어내지 못하니 서서히 발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양을 줄여서 다음 3번째 방식으로 다시 재도전 ↓
제일 쉬운 콩나물 기르는 방법
수차례 길러 보다가 마지막 얻어낸 결론은 일주일 길러 4식구 딱 한끼니 맛있게 먹기는 한 주에 콩나물 국이나 요리는 일주일에 한 번이면 딱 족했다. 테크아웃해 온 커피(스티로폼)잔에(레귤러라 길이가 좀 긴 편) 구멍을 8~9개쯤 뚫고 ...소주잔(고봉)으로 콩 한 컵을 넣는다. (씻을 필요도 없었다) 이내 물을 주므로....콩위에 알미늄 호일 사용하던 쪼글쪼글한 것을 덮어주고 커피잔 제 뚜껑을 덮어 그냥 그대로 주방 싱크대 수도꼭지 부근에 두는 게 가장 물주기에 합당하다.(잊지않아좋고..물주기에 편리하고) 뚜껑에 나있는 스트로우 입구로 물을 주면된다. (샤워로 안줘도 무방~) 그냥저냥 키우다가 어느날 뚜껑을 들고 올라오면 콩나물의 길이를 봐서 콩나물통을 엎든지 아니면 호일로 감싸주면 햇빛 차단이 된다.
작은 통이지만 빽빽하게 들어 찬 콩나물은 부어보면 4식구의 반찬이 너끈이 나온다. 콩나물을 엎어서 씻고 또 다시 콩나물을 앉히고....
집에서 손수 기른 콩나물은 그 맛이 한결 고소하다. 하루에 잊지않고 물만 대 여섯번 주는 것만 약속한다면........콩나물 기르기 드디어 득도하다.
(사진은 두 번째 방식으로 기르던 패트병....3번째는 너무 득도하여 사진조차도 없음 ㅎ~ 3번째 방식X3 하니까 콩이 완전 동나다)
어때요 콩나물 기르기 너무 쉽지요? 여러분들도 조금씩 꾸준하게 한 번 길러 보세요!!
여러님들, 귀향길 안전운행 하시구요! 새해 명절, 福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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