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깁는 바느질
    바느질 작업대
 
 


운동화
 
등교하려는 아이 넘을 불러 세웠다. 신발이 너무 지저분해서
운동화가 여러 켤레인데..하필이면 저리 더러운 신발을?
내가 동안 무심했었나.
아이 왈...
"엄마..아녜요. 빈티지 스타일이에요"
그리고 보니..그러네..다 낡은 듯한 천을 대어서 박은 신발...
때 탄 듯, 어디다가 버리면 더럽다고 주워 가지도 않겠네 원~

넥타이
 
요즘 남성들도 유행 그 자체이다.
넥타이...고르기 어려우면
유행하는 칼라를 무조건 골라 매어라...
1, yellow
2, pink
3, gray
 
그 이유는 노랑은 황금을 뜻하고 연상해서 재물 운이 들어와 좋단다.
분홍은 ....?? 누가 봐도 밝은 미소를 떠올리게 하니까? ...푸헐~`
회색은 어두운 회색이 아니라..펄이 섞이거나
아니면 숫제 맑은 회색이면 좋다.
 
요즘 백화점에 걸린 넥타이들을 보면 우습다.
아마도 6~70년대에 닷새만에 열리는 장터에 파는 500원짜리 촌스런 넥타이 같다.
물론 재질이 폴리(폴리에스테르)에서 실크로 변한 게 다르다는 것 뿐,
그만큼 생뚱맞게 유치해졌다.
남자들 Y셔츠의 카라 깃이 대폭 넓어졌다.
 

한복
 
여자들 한복이 몽땅 못 입게 되었다.
소매부리는 좁아졌고 깃과 동정은 넓어졌으며
저고리 길이는 길어졌다.
유행이 뭔지..유행 지난 한복을 입기가 좀 그렇다.
몇 십만원씩 주고 모처럼 해입은 한복이
이렇듯..무용지물이 되면?
요즘와서 한복 대여업도 수긍이 가는 사업이다.
드라마에서 고증이랍시고 재현한 한복맵시가 그대로 대중에게도 스며들었다.
아주 자연스럽게...
 
 
바느질

요는 모든게 복고풍으로 돌아가는 추이다.
빤딱 빤딱한 새 것보다 어딘가 오래되고 낡아 버리기 직전 같은
그런 모습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유행을 탄다.
집안 가구 모든 소품들도 오래되고 낡은
엔틱풍으로 바뀐지 오래~
 
잠 오지 않는 한 여름밤,
열대야를 푹신한 배게 탓으로 돌리며 한 두어 번 사용할까..?
잘 베지도 않는 딱딱한 베개가 있는데..
누비라..그냥 누비 베갯잇을 대었는데..이제는 좀 쌍태스럽다.
오리지널에 가깝게..더 고풍스럽게 그냥 하얀 베갯잇을 대었더니 맘에 흡족하다.
일하다 말고 미싱하느라 깔고 앉았던 방석 껍데기도 새로 만들었다.
요즘엔 핸드메이드로  스티치가 한창 유행이다.
해서 힘들게 꺼내논 미싱을 접고
한 땀, 한 땀 손바느질을 시작했다.

그리고 보니..밋밋해서 뭔가 좀 그렇던 
여름용 삼베 방석이 생각나서 꺼내어 스티치를 넣어 보았다.
거친 삼베와 삐뚤 빼뚤한 검은실 바느질이,
못그린 그림에 검은 크레용으로 가장자리를 선명하게
덧칠해준 것 같이
그런대로 어울려 괜찮은 것 같다.
일은...바느질 일은 그렇게 이어졌다.
요며칠...
쭈욱
계속해서.....,
 
 
monologue
 
어느날 우연히
누워서 가운데 명치에 손이 갔을 때 깜짝 놀랐다. 한 달 전쯤..
지금은 암시랑도 않다.  사람들은 통상 얘기할 때..마음이 편편찮으면
'가슴이 아프다' 그란다.
정말 손도 못 댈 정도로 아팠다. 멍이 들었나 싶어 거울로 드려다 볼 정도로..
그런데
무엇엔가 열중해보니 근간에는 마음이 편안하다.
아예 내 방에 작업대까지 드려놓고 난 어눌한 바느질쟁이가 되었다.
누덕누덕 구멍난 내 가슴을 깁는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한 땀 한 땀...
치유의 시간이다.
내겐,
 
 
이요조
 

 

 

 

 

 

요리가 아니지만....요리로 구분합니다.
바느질 계속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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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미싱을 꺼내 놓고 앉아....*

이글을 쓰며...

아직은 얼마나 많은 추고를 거쳐야 할른지
내 속내대로
마구 써 내려 가기로 합니다
실로 얼마만에 꺼내 보는 미싱인지.....

늘 컴 앞에만 앉았다가
미싱에 정말 실 꿰는 순서도 잊었습니다.

딸아이에게
가을 분위기 물씬나는
갸더치마를 하나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아랫단을 감치면서 생각했지요.
요즘 천평일률적으로 기계로만 마무리까지 다 되어지는 옷들.....

길 가다보면
단이 튿어진 모습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한 줄로 이어져서
한 쪽 끝이 잘못되어 풀어지기라도 하면
거침없이 줄줄 다 풀리고 마는.....
어찌 손 써 볼 수도 없을 만큼 난감하게.....

그래서 아랫단을 감치면서...
부분적으로 튿기더래도
단이 처져서 내려 오는 불상사가 없게끔
중간마다 마디를 주어가며 감침질을 했습니다.

아마 우리 인생도 그럴 것 같습니다.
너무 편히 살아온 삶이라면
어떤 고난앞에 쉽게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생의 고난같은 모티브가 있으므로 해서
절대 허물어지지 않을 강인함이 생길거라는.....
마디가 있는 대나무가 강하듯.....

아이의 치마단을 감치며
엉뚱스런 생각을 해 보는
오후였습니다.



詩/畵/李 窈窕









  


* 오랜만에 미싱을 꺼내 놓고 앉아....*



이글을 쓰며...

아직은 얼마나 많은 추고를 거쳐야 할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속내대로
마구 써 내려 가기로 합니다.

실로 얼마만에 꺼내 보는 미싱인지.....
늘 컴 앞에만 앉았다가
미싱에 정말 실 꿰는 순서도 잊었습니다.

딸아이에게
가을 분위기 물씬나는
갸더치마를 하나 만들어 입히고 싶었습니다.

아랫단을 감치면서 생각했지요.
요즘 천평일률적으로 기계로만 마무리까지 다 되어지는 옷들.....

길 가다보면
단이 튿어진 모습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한 줄로 이어져서
한 쪽 끝이 잘못되어 풀어지기라도 하면
거침없이 줄줄 다 풀리고 마는.....
어찌 손 써 볼 수도 없을 만큼 난감하게.....

그래서 아랫단을 감치면서...
부분적으로 튿기더래도
단이 처져서 내려 오는 불상사가 없게끔
중간마다 마디를 주어가며 감침질을 했습니다.

아마 우리 인생도 그럴 것 같습니다.
너무 편히 살아온 삶이라면
어떤 고난앞에 쉽게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생의 고난같은 모티브가 있으므로 해서
절대 허물어지지 않을 강인함이 생길거라는.....
마디가 있는 대나무처럼.....

아이의 치마단을
한 땀, 한 땀
정성들여 꽁꽁 감치며
괜스레 엉뚱스런
생각을 해보는 오후였습니다.





詩/畵/李 窈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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