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서늘한 바람이 분다.
지나간 이야기를 들고 나오니 썰렁하다.
간판도 없는 맛집을 쓰려고 임시보관함에 두고 늘 잠자고 있던 글이다.
이사부크루즈 디너예약시간을 기다리며 주문진시장구경을 하다가 그만 군것질꺼리의 유혹에 넘어가버린 이야기다.
강능으로 달려와서 저녁 잘 먹으려고 참다가 그만 유혹에 넘어가버린....
언니는 옥수수 유혹에 넘어깄고...그 옥수수 반쪽을 얻어먹던 내 코에...해풍에 실려 온 냄새는 .....맛있는 기름냄새였다.
그러길래 언니는 약하고 나는 뚱뚱하고....완전 식성차이다.
어디서 맛있는 기름냄새에 코를 킁킁대던 나,
바로 시장입구 포장마차에서 나는 냄새다. 나처럼 근사한 냄새에 꼬여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곳!!
눈여겨 보았다. 계속 이어서 줄을 선다. 그만큼 떠나면 또 그만큼의 손님이 와서 줄을 서고....
눈치빠른 남편은 내가 눈독 들이는 튀김에 아서라 말아라....따가운 눈총을 주지만
나...주눅들지 않고 세밀한 관찰에 들어갔다. 시장구경하는 척,,,돌면서 슬쩍보니 마침 아주머니가 기름을 따서 붓는데...온전한 새 기름이다.
새우튀김이 아주 인기있는 모양인데 새우는 바로 코앞에서 샀으니 냉장고도 필요없는 곳이다.
참다가 참다가 참지를 못하고 ....인텨뷰겸 매입에 들어갔다.
새우는 한참을 기다려야 한단다.
튀김을 팔고 돈을 받는 아저씨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 가게 이름이 뭐지요?
-용수네요.
-아! 아저씨, 성함이 가게 이름?
그 때 바쁜 와중에도 귀는 뚫렸는지 뜨거운 기름솥은 여전히 쳐다보며 아주머니가 재빨리 말을 거든다.
_아뉴,,지가 용수,,,,
-그럼 혹? 아드님 이름?
완강히 부인하는 아줌마가 용수란다. 아저씨는 아줌마의 동생이고....ㅎ`
오징어튀김이라도 샀다. 워낙에 싱싱한 오징어가 천지에 깔린 장바닥이고 기름은 새기름인데..뭔 맛이 없을까?
옥수수먹고.......오징어 튀김먹고...그 날 이사부크루즈 디너는 꽝이 됐다.
언제 주문진에 다시간다면 시정 주차장 뒷편 어물전 입구에 용수네 가게 새우튀김을 모조리 시와야겠다.
ㅎㅎㅎㅎㅎㅎㅎㅎ
정말 식탐이 발동하는 냄새에 이끌려 가기만하면 된다.
전화번호도 없고...간판도 없고.....
어쩔땐 길거리 음식이 정말 맛있을 수도 있다는 걸.....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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