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을 가기로 한 날이다. 부산 큰 이모에게서 전화가 왔다. 밀양에 내려오거들랑 대추를 세되 남짓 사서 부쳐 주고 가란다.
그러겠노라고 수월하게 대답해놓고는 걱정이 되어서 밀양댁에게 물어보니 친정(남편의 친구의 처가)에서 대추농사를 짓는단다. 날 밝으면 대추도 살겸 건너가겠다고 전화로 약속을 했다.
밀양에는 대추가 유명하단다. 나는 이 나이되도록 뭐했을까? 나는 여태껏 밀양의 특산물하면 속에 노랗게 꿀이 들어있는 밀양 얼음골 사과만 유명한 줄 알았다. 신시가지는 영화 밀양이 아려진 후로 예술의 거리가 되어서 얼핏 보니 <송강호의 거리>란 팻말도 다 있다. 시청을 지나서 한참 더 북쪽으로 올라가서 찾아간 곳! 농협 창고만 하게 지은 큰 건물로 들어서자 단내가 훅- 끼친다.
대추 농사라더니, 막상 가보니 대추 농장이 아니라 공장이다. 주일이라 몇 사람들만 대추작업을 하고 있었다. 올해는 태풍에 낙과가 없어서 수확을 두 배로 했단다. 해서 가격이 많이 하락했단다. 대신 가을비가 잦아서 건조 상태만 잘 보고 사면 틀림이 없다한다. 약대추는 구입할 때 아주 크지도 않은 게 주름이 예쁘게 자글자글하고 빛깔이 붉은 게 태양 건대추라 좋단다. 대추를 구입할 때는 건조가 제일 중요하다. 건조가 잘 된 것으로 고르는 게 요령이다. 15kg큰 박스로(실중량 13,5k) 9만원에 싸게 구입을 했다.
이제는 나이들이 들어가니 그저 건강 챙기기에 이력이 났다. 이모는 밀양대추가 좋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나 보다. 엄마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조금만 신경을 써도 그 증상이 금방 나타나서 짜증에다가 알러지 반응에다가 심하면 우울증에 빠지는 갱년기다. 갱년기에 가장 좋은 식품은 대추다. 대추는 제일먼저 신경계를 안정시킨다. 해서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고 잠도 잘 오게 해준다. 그저 대추를 푹 고아서 대추차를 물마시듯이 마시면 되는 것이다. 물 2리터에 대추를 2~300g 넣어 그냥 물로 마시면 되는 것이다. 부재료로 무얼 더 넣으려면 생강 한 쪽이나 감초 두어 쪽을 넣어 함께 끓여주면 좋겠다.
대추는 처음에는 건성 우러나나 재탕 삼탕으로 가면 아주 검게 진한 색이 된다. 대충 대추 물을 따라내고는 대추고를 만들어 놓으면 보약이다. 아이들 빵에 잼 대신 발라도 좋고 떡을 만들 때 사용해도 좋고 조청대신 떡을 찍어 먹어도 좋다. 대추고를 물에 타서 마시면 대추차보다 맛이 좋다.
여지껏 대추차를 삼탕까지 하고는 내다버렸는데, 대추고가 이렇게 향기가 깊고 맛있을 줄이야! 대추는 달고도 맛있고 향이 좋은지는 미처 알고 있었지만 대추고! 이제 대추만 보면 이차 가공해서 뭔가를 만들어 보려고 혈안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대추고는 물 3:1의 비율로 혼합해서 뜨거운 물에 2∼3스푼씩 타서 매일 아침저녁 식후에 마시면 좋다. 대추차는 당질과 비타민 A ·B1 ·B2상당량 들어 있어 예로부터 보건차로서 애용되어 왔으며, 신경쇠약 ·빈혈증 ·식욕부진 ·무기력, 그 밖에 피부를 윤택하게 하는 데 효과가 있다.
대추약과는 어디 책에 있는지 모르겠다. 엄마가 생각해서 만들었고 이름도 엄마 맘대로 지어서 붙여보았다. 당은 없지만 요즘 아빠가 사탕을 간혹 찾으셨고 아빠 드실 때 엄마도 한 두어 개 얻어먹는 게 습관이 되었다. 사탕대신 대추로 만들어서 아빠 손닿으시는 곳에 갖다 놓았다.
대추를 블렌더에 갈아서 꿀을 넣고 반죽했다가 잣을 박고 계피에 궁굴렸다. 꿀을 넣어서 굳지도 않고 달착지근한 게 말랑 말랑한 젤리 같다. 치아가 안 좋으셔서 대추는 날로 잡수면 치아 사이에 대추껍질이 낀다고 하셨는데 껍질 채 갈아서 만들었더니 그러지 않아 좋다시는구나! 간간이 만들어 드려야겠다.
커피를 자주 마시는 엄마는 대추차를 마시고 바게트 빵에 쨈 바르길 좋아하는 종근이는 대추고를 발라먹고 아빠는 사탕대신 대추약과를 드시고, 우리 집에도 대추풍년 바람이 예까지 불어 닥쳤구나!!
대추고를 만드는 내내 집안에 대추향이 가득 괸다!
겨우내 너희들에게 풍미 깊고도 영양가 많은 따끈한 차를 끓여줄 대추를 조금 마련하고도 엄마는 기분이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아으 다롱디리~
밀양시청앞
참고로 150g의 대추
대추약과 만들기
재료/대추150g, 잣 70알, 계피 2큰술, 꿀 반컵
1.대추는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후, 씨를 발라낸다.(110g)
2. 대추를 블렌더에 곱게 갈아낸다.
3. 꿀 반컵(5큰술)을 넣고 주걱으로 잘 치댄다.
4. 대추만하게 둥글게 빗는다.
5. 양가장자리에 잣을 박는다.
6. 계피가루에 궁글린다.
tip/흰통깨나 흑임자에 궁굴려도 좋겠다.
대추차 끓이기
재료/대추2~300g, 물 2리터, 생강이나 감초, 두어 쪽,
1.대추는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후,
2. 물 2리터에 대추를 넣고 끓인다.
3. 감초가 있으면 넣고 (구기자도 좋다) 감기 기운에는 생강도 넣는다.
4. 사기그릇이 좋다. 푹 끓인다.
5. 원탕보다 재탕 삼탕이 더 낫다.
6. (마실 때 기호에 따라 꿀이나 설탕으로 가미)
tip/대추고를 만들려면 가볍게 재탕한다.
대추고 만들기
재료/대추 2~300g , 흑설탕 1컵
1.대추는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후,
2. 대추를 삶아낸다.(미리 씨를 제거해도 좋음)
3. 삶아진 대추를 체에다가 거른다.
4. 걸러진 대추살을 냄비에 끓인다.
5. 흑설탕 1컵을 넣고
6. 잘 저어가며 (튀니까 조심)물엿처럼 고운다.
7. 식은 후 병에 담는다.
8. 뜨거운 물에 타서 마신다.
물 3:1의 비율로 혼합해서 뜨거운 물에 2∼3스푼씩 타서 매일 아침저녁 식후에 마시면 좋다.
tip/대추를 삶아서 그대로 사용해도 좋지만 대추차를 살짝 우려낸 것을 사용해도 향이 진하더라
끓을 때 풀떡거리니 데이지 않게 조심하고 뚜껑을 덮어두었다가 열고 젓다가를 반복해야한다.
대추는 당분이 풍부해서(43%) 칼로리 보충에 도움이 된다. 철분과 칼슘, 그리고 비타민 C가 다량 들어 있다.
주요 성분인 cAMP는 인체에서 정보 전달을 하는 신경과 마찬가지로 세포내에서 정보전달을 하는 물질이다.
cAMP가 활성화되면 세포대사가 증진된다.
대추는 신경을 안정시키는 작용이 있어 매사에 짜증이 나고, 수면이 불규칙하며, 장기능이 원할하지 못한 경우에 도움이 된다. 또한 최음제는 아니지만 전신 혈류를 증진하고 에너지 수준을 올려 성기능회복에 도움을 준다. 결혼식 후 대추를 던져주는 풍습은 이와 연관될 것이다. 한방에서는 건대추를 기력부족, 전신통증, 불면증, 근육경련에 대추를 처방하였다. 요즘 같은 환절기 때는 몸의 대사기능의 변화로 감기, 알러지, 피로 등의 증상이 잘 나타난다. 또 입술과 피부가 건조한 경우에도 도움을 준다.